[화보인터뷰] 그레이스 리 ② 대통령의 연인에서, 한인 첫 앵커가 되기까지
[화보인터뷰] 그레이스 리 ② 대통령의 연인에서, 한인 첫 앵커가 되기까지
  • 오지은 기자
  • 승인 2018.01.08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필리핀에서 가장 유명한 한국인’ ‘최초의 외국인 앵커’ 등 그를 따르는 수식어는 많다. 아키노 필리핀 전 대통령의 연인으로 한국에 처음 이름을 알렸으나, 지금은 ‘필리핀의 한국 전도사’로 더 유명하다. 바로 한국인 최초로 필리핀에서 앵커가 된 그레이스 리의 이야기다.

그레이스 리가 최근 제니스글로벌 화보 촬영차 제니스뉴스 스튜디오를 찾았다. 어떻게 한국인이 필리핀 사람보다 타갈로그어를 잘 할 수 있으며, 필리핀 현지에서 뉴스 앵커에 오를 수 있었을까? 많은 궁금증을 안고 그레이스 리를 만났다.

제니스뉴스와 만난 그레이스 리는 어떠한 질문에도 거침없는 화술을 뽐냈다.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와 타갈로그어를 오가며 자신있게 답하는 그레이스 리가 어떻게 외국인으로 필리핀에서 앵커에 오를 수 있었는지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뉴스뿐 아니라 다양한 활동을 하며 방송인으로서 입지를 다진 그레이스 리, 그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평소 스킨케어에 관심이 많은 그레이스 리는 화장품 브랜드 론칭도 계획중이다.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그레이스 리다. 그의 도전은 여전히 계속된다.

▶ 1편에 이어

Q. 어린 나이에 필리핀으로 이민을 갔어요. 적응이 힘들었을텐데.
오히려 어린 나이에 갔기 때문에 적응에는 문제가 없었어요. 그때의 필리핀엔 외국인 학생들이 많이 없어서, 친구들이 동물원에서 원숭이 구경하듯 구경했죠. 하하. 

하지만 나쁜 뜻의 구경이 아니었어요. 좋은 관심이었죠. 매일 사탕, 초콜릿을 선물로 줬어요. 그래서 '밤에도 학교 가면 좋겠다'라고 말할 정도로 학교가 좋았어요. 그땐 영어도 안 되고 타갈로그어도 안 됐던 때라 몸 개그로 부딪혔죠. 하하. 그래서 필리핀 친구를 사귀는 건 문제가 없었어요. 

Q. 어린 나이라 말은 쉽게 배웠을 것 같아요.
그렇죠. 어린 나이에는 부딪히면서 배우잖아요. 계속 다가가고 말을 반복하면서 배웠죠. 또 엄마가 필리핀에 도착한지 한 달 됐을 때 ABC부터 알려주셨어요. 하하. 그러다 보니 6개월 만에 영어를 할 수 있게 됐죠. 이게 다 어리니까 가능했던 것 같아요. 

Q. 아무래도 새로운 문화다 보니까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 시험을 봤어요. 제가 ABC를 처음 배운 뒤 8개월 만에 본 첫 영어 시험이었어요. 그때 문제가 ‘집의 구조에 대해 써라’ 였는데, 제가 ‘키친’이라고 적어야 할 것을 ‘치킨’이라고 썼어요. 하하. 아직도 그게 생각나요.

Q. 한국에는 아직 ‘그레이스 리’라는 이름이 다소 낯설을 수 있어요. 필리핀 전 대통령의 연인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고요.
제가 그분과 데이트를 몇 번 했다는 사실 때문에 한국에서 뉴스거리가 됐었어요. 하지만 저는 그런 이슈가 아닌 한국인으로 필리핀에서 첫 뉴스 앵커가 됐다는 걸로 이름을 알리고 싶어요.

여기까지 오는 데 노력을 많이 했고, 제 자신과 우리 가족이 그 점에 대해 굉장히 뿌듯하게 생각하고요. 한국에 있는 어린 친구들이 외국에 나가서도 ‘이런 한국인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그런 걸로 뉴스거리가 됐으면 좋겠어요.

Q. 쉬운 길이 아니었을텐데, 앵커가 됐을 당시 필리핀 사람들의 인식은 어땠나요?
필리핀 분들은 저를 필리핀 사람처럼 받아줬어요. 전 필리핀 친구들보다 타갈로그어를 잘 할 수 있어요. 하하. 저는 그냥 필리핀 친구만큼 하는 것이 아닌 앵커가 될 수 있을 정도로 열심히 노력했거든요. 

Q. 어렸을 때부터 앵커가 꿈이었나요?
네. 그런데 전 앵커가 되기 전엔 TV 호스트를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뉴스 앵커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기에 뉴스 프로그램의 리포터로 지원을 했었죠. 그런데 저를 보더니 "뉴스 리포터보다는 라이프스타일, 엔터테인먼트 호스트가 더 어울릴 것 같다"고 제의가 왔어요. 처음에는 그래서 살짝 다른 길로 샜어요. 하하. TV 호스트로 4년을 활동했죠. 그 시기엔 ‘내가 할 수 있을까?’ '내 꿈이 앵커가 맞을까' 라고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결국 전 어렸을 때 꿈을 이루고 싶더라고요. 그래서 뉴스 앵커로 돌아갔어요.

Q. '앵커가 되겠어'라는 꿈을 꾼다 해도, 바로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하하. 제가 진짜 복이 많아요. 뉴스 앵커를 하겠다고 했을 때 제가 방송국도 함께 옮겼어요. 그 방송국에서 마침 리포터 생활을 오래 한, 그리고 나이가 어린 앵커를 찾고 있었어요. 타이밍이 딱 맞았던 거죠. 그리고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요. 그리고 결국은 필리핀 분들이 저를 잘 받아 주셔서 앵커가 됐다고 생각해요.

Q. 지금까지 다양한 일을 했는데, 앞으로 또 다른 도전이 있을까요?
전 요즘 ‘열정을 갖고 일을 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봐요. '나만을 위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걷고 싶어 하는 한국 학생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한국은 아이들의 재능을 키우는 비지니스가 잘 되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도 제 주위의 어린 필리핀 친구들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싶어요. 새로운 꿈이에요. 하하.

Q. 앞으로의 한국 활동 계획이 궁금해요.
필리핀에서 하는 방송과 스케줄을 잘 조율해서 한국을 많이 나오고 싶어요. 그래서 2018년에는 계절마다 한국에 나올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할게요. 하하.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어요. 한국이 워낙 재미있는 걸 잘 만들기도 하고, 필리핀에서 제가 진지하게 일을 하다 보니까 한국에서는 라이트하게 즐기면서 하고 싶어요. 

‘무한도전’이랑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를 즐겨 봐요. 특히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해서 필리핀 친구들에게 한국을 소개하고 싶어요. 한국에는 예쁜 곳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아서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아요.

 

총괄 기획: 임유리 im@
기획 진행: 오지은 oje3@
포토: 김다운 (스튜디오 다운)
영상편집: 심원영 simba10@
스타일링: 김다정이
헤어: 조이(뮤사이)
메이크업: 수지(뮤사이)
장소: 제니스뉴스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