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신과함께' 김향기 "덕춘이와 싱크로율? 100점이죠"
[Z인터뷰] '신과함께' 김향기 "덕춘이와 싱크로율? 100점이죠"
  • 권구현 기자
  • 승인 2018.01.09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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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귀인이에요 귀인”이라 외치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극중 혼령들은 19년 만에 등장한 ‘귀인’ 김자홍에 쏠리지만, 관객의 눈은 오히려 귀인을 외친 한 소녀에게 쏠린다. 극중 이름은 ‘덕춘’, 망자를 데리고 7개의 재판으로 인도하는 저승 삼차사의 1인이다. 그리고 그를 연기한 이가 바로 김향기다.

원작 웹툰의 덕춘이와 너무나도 닮아 있어 처음 놀라고, 지난 2006년 영화 ‘마음이’로 데뷔했던 그 아이가 이제 19살 고3이 됐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놀란다. 나아가 작품 내내 안정적인 연기를 펼친다는 것에 또 놀란다. 그렇게 아역 배우로 우리의 기억 속에 존재했던 김향기는 천만 배우의 타이틀을 거머쥐고, 오롯한 배우의 향기를 전하고 있었다.

김향기와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열아홉이라는 나이는 물론 어린 나이겠으나,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동안으로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줬던 김향기. 허나 연기에 대한 깊은 고민을 털어놓다가도, 하정우가 지어줬다는 ‘김냄새’라는 별명에 마냥 깔깔 웃어버리는 유쾌하고도 즐거운 배우였다.

연말연시를 바쁘게 보냈겠다.
크리스마스에도, 연말에도 무대인사를 다녔어요. 사실 저 무대인사를 진짜 좋아하거든요. 아무래도 이번 영화는 좋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서 상영 전 무대인사보다 상영 후 무대인사가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덕춘이와의 만남은 어땠을까?
덕춘이가 됐다는 말을 듣고 감독님과 미팅을 했어요. 감독님께서 마음에 들어해주셨고, “도전해보자”고 말씀하셨는데, 뭔가 심쿵했어요. 집에 돌아오면서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했고요.

원작은 본 상태였는지?
연재 때는 초등학교 저학년이라 그때는 못 봤어요. 그래서 책으로 사서 봤어요. 웹툰의 느낌은 ‘주호민 작가님은 천재신가 보다’ 했어요. 정말 앉은 자리에서 8권을 전부 봤거든요. 그림체는 단순하지만 덕춘이 정말 사랑스럽고 매력적이었어요. 그 뒤에 시나리오를 봤는데 사실 걱정을 조금 했어요. 분명 원작과 달라진 점을 비교하면서 보게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만큼 제가 원작을 재미있게 봤거든요. 하지만 시나리오는 시나리오대로 재미있더라고요.

정말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덕춘이라면, 본인과의 싱크로율은 얼마일까?
100점 줘야죠. 제가 연기 했으니 100점 주고 싶어요. 하하.

CG가 많이 들어간 작품이다. 그 동안 했던 연기와는 다른 환경이었다.
즐거운 경험이었어요. 그린 매트에서 상상으로 연기하다 보니 오히려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었던것 같아요. 그나마 전 삼촌들에 비해 액션이 적어서 고생을 덜 한편이고요. 특히 태현 삼촌은 묶여 있거나 피하는 연기가 많아서 더 어렵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실제 영화로 보니 CG랑 딱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정말 놀랐어요.

현장에서 상상해야 하는 지점들은 김용화 감독이 일일이 육성으로 설명했다던데.
맞아요. 감독님이 정말 적극적이세요. CG로 상상해야 하는 부분들을 효과음까지 살려서 사운드로다 설명해주셨어요. 현장이 워낙 넓으니까 마이크를 들고, 특유의 유쾌함을 살려서 적극적으로 하세요. 또 원작의 캐릭터를 잘 살리길 바라셨기 때문에 목소리 톤이나 억양, 어조 같은 부분도 고칠 지점을 다 설명해주셨어요. 정말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신과함께’엔 여러 인물이 나온다. 김향기가 생각했던 덕춘이의 연기 포인트는?
보통 사람에겐 나올 수 없는 감정을 표현하는 거였어요. 덕춘이는 어쩌면 오버스러울 수 있는 대사와 표현을 해요. 그게 바로 덕춘이니까 가능한 연기죠. 최대한 그걸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덕춘이는 설명하는 대사가 많아요. 그것도 일상 생활에서 쓰지 않는 말투로요. 그것도 덕춘이의 포인트였어요. 그 지점을 어색하게 표현하면 덕춘이의 매력도 못 살리고, 관객들에게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았어요.

후반부의 감정 몰이가 강한 영화다.
고민이 많았던 부분이었어요. 앞뒤 맥락이 맞지 않으면 굉장히 어색할 장면이라고 생각했어요. 천륜 지옥의 마지막을 찍기 전에 김동욱 삼촌이 먼저 연기한 부분을 모니터링 했어요. 그걸 보고 현장에 있던 모든 배우가 눈물을 많이 흘렸어요. 저도 굉장히 많은 것들이 와 닿았어요. 연기를 표현할 때도 더 많은 생각이 들었고요. 덕춘이도 김자홍과 함께 일곱 지옥을 통과하면서 같이 성장했다는 생각 됐어요. 망자의 몰랐던 사연과 감정을 깨닫고, 인간에게 또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 거죠. 그런 부분을 터뜨리면서 자연스럽게 연기가 나왔던 것 같아요.

결국 영화 ‘신과함께’의 기본 메시지는 생전의 과오에 대한 단죄, 그리고 더 큰 메시지로는 ‘용서’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지옥에 대한 생각도 달라졌을 것 같다.
전 지금까지 지옥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평소엔 지옥이 아닌 천국을 상상하는 편이에요. 하얀 구름이 있고, 무지개가 떠 있고, 그 사이를 천사들이 날아다니고, 동물과 사람들이 하나 돼 살아가는 이미지요. 반대로 지옥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본 적이 없어요. 지옥=악마 정도의 생각만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신과함께’를 촬영하면서도 지옥에 대한 무서움을 느끼지는 못한 거 같아요. 말이 단죄이지, 지옥에서도 올바른 재판을 하고 알맞은 형벌을 준다는 게 굉장히 새로웠어요. 또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는 존재라는 생각도 했고요. 형벌은 무섭지만 그렇기 때문에 삶을 성실하게 살아갈 수 있는 거 같아요. 

그럼 용서라는 부분은 어떨까?
용서라는 것이 어려워 보이지만, 내 스스로 마음을 열면 가능하다고 봐요. 물론 나한테 큰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사람마다 다 느끼는 감정이 다르고, 상황을 받아들이는 게 다르잖아요. 그래서 서로가 마음을 조그만 열고 이해한다면, 용서라는 것도 어쩌면 쉬운 일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봤어요. 

영화 속에 덕춘이의 성장이 있었다면, 관객들은 아역부터 봐왔던 김향기의 바른 성장도 함께 느꼈다.
제 원래 성격은 소심하고 걱정이 많았어요. 지나간 과거의 실수에 대해 ‘왜 그랬지?’라는 생각도 많이 하고요.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도 심했어요. 예를 들면 성인 연기에 대한 불안감 같은 거요. 하지만 이 작품을 찍으면서 ‘현재를 충실히 살자’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솔직히 아직도 현실을 즐기는 건 어려운 거 같아요. 하지만 지금 하고 있는 연기는 제게 행운인 거고, 즐겁고, 소중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맡은 일에 충실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긍정적인 마음으로 긍정적인 생각을 하려고 해요.

고민의 흔적이 많이 느껴진다.
연기자를 넘어 모든 직업에서 당연한 진리이고 고민이라고 봐요. 흙길이 있어야 꽃길이 있잖아요. 꽃은 흙에서 피어나니까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전 그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해요. 힘든 경험을 해보지 못하면, 연기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다고 봐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엔 대가가 따르기 마련인 것 같아요. 어린 나이에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지면 분명 스트레스가 있어요. 타인과 비교도 당하게 되고요. 아마 아역을 거친 분들의 공통된 고민일 거라고 생각해요. 

여러 고민이 있을 때 가장 많이 조언을 해주는 사람은?
엄마랑 대화를 해요. 제가 혼자 삭히고 있으면 엄마가 바로 알아요. 하하. 엄마랑 굉장히 친한데, 그만큼 화도 많이 내고, 짜증도 내는 거 같아요. 그러면 화해도 안 하고 각자 방에 들어가서 ‘언젠가 풀리겠지’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이번 ‘신과함께’를 찍으면서 변한 부분인데, 이젠 같은 상황일 땐 사과를 해요. 얼굴 보고는 못하겠어서, 사과 문자를 보내요.

최근 가장 각광 받는 아역 배우 김수안 양이 ‘신과함께’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아역 출신으로 바라보는 눈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수안이가 현장에서 굉장히 밝은 편이에요. 그런데 저희 현장엔 워낙 선배들이 많았고, 제가 유일한 언니였었죠. 그래서 쉴 때 저랑 같이 많이 놀았어요. 그림도 같이 그리고, 제가 그려주기도 했고요. 제 그림을 너무 마음에 들어 해서 제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수안이는 평소 때는 정말 마냥 밝은 아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아이가 연기를 할 땐 정말 새로운 눈빛을 보여줘요. 감독님의 디렉션을 쭉 빨아드리는 것 같아요.

2018년은 김향기에게 어떤 해가 될까?
일단 2017년의 마무리가 잘 된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고요. 2018년이 제 10대의 마지막이에요. 10대에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경험들을 해보고 싶어요.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