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그냥 사랑하는 사이’ 원진아 “캐스팅에 엉엉 눈물, 부담에 응급실까지”
[Z인터뷰] ‘그냥 사랑하는 사이’ 원진아 “캐스팅에 엉엉 눈물, 부담에 응급실까지”
  • 이혜린 기자
  • 승인 2018.02.13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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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제 2의 수애, 리틀 수애라는 타이틀로 주목받은 원진아는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120 대 1이라는 엄청난 경쟁을 뚫고 당차게 드라마의 주연을 꿰차 차세대 스타를 예고했다.

원진아는 지난 2014년부터 영화 ‘오늘영화’를 시작으로, ‘퇴마: 무녀굴’, ‘섬. 사라진 사람들’ 등에 출연하며 배우의 길에 발을 내디뎠다. 이어 그는 차근차근 배우로서의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지난 2017년 영화 ‘강철비’ 려민경 역으로 얼굴을 알렸다.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는 건물 붕괴 사고가 남긴 상처를 간직한 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극중 원진아는 하문수(원진아 분)으로 분해 이강두(이준호 분)와 만나 서로의 상처를 보듬으며 성장하는 청춘의 모습을 그렸다.

제니스뉴스와 원진아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제니스뉴스 사옥에서 만났다. 제니스뉴스가 만난 원진아는 곧은 시선과 당당한 발걸음으로 신인의 패기를 느끼기 충분했다. 아직까지 배우 윤유선을 자연스럽게 엄마라고 부르며 작품의 여운이 많이 남는다고 전한 원진아다. 그와 나눈 이야기를 지금 공개한다. 

Q. '그냥 사랑하는 사이'가 종영했다. 첫 드라마를 마친 소감이 어떤가?
스태프들과 헤어지기 아쉬웠다. 올로케이션이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같이 사는 것처럼 매일 보던 사람들을 못 볼 거라는 생각이 씁쓸했다. 종방영 때 준호 오빠가 작품 속 강두와 다른 스타일로 나타나 ‘강두 어디 있나’하는 마음도 들었다.

Q. 120:1을 뚫고 맡게 된 주연이라고 들었다. 주연에 캐스팅될 거 라고 생각했었을까.
어디를 가더라도 경쟁률이 존재하지만 막상 써 놓고 보면 120:1이라는 숫자가 정말 부담스럽다고 느껴진다. 스펙이 좋아서 제쳤다기보다는 감독님이 생각한 문수의 이미지가 있으셨고 저한테서 비슷한 점을 많이 봐주신 거 같다. 

막상 감독님과 만났을 때 연기는 잘 안 보셨고 인터뷰 형식으로 대화하듯이 진행했다. 감독님은 제가 어떻게 살아왔고, 제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 궁금해하셨다.대화를 하고 나서 리딩을 해보자며 책을 주셨는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었다. 주인공 역할을 잘 보고 오라고 하셨지만 안되더라도 다른 역할을 주시지 않을까 싶었다(웃음). 

감독님이 생각하신 문수랑 제가 읽으면서 느낀 문수와의 차이점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리딩을 했다. 그런데 그다음에 또 만나자고 하셔서 그때는 정말 ‘와 이러다 되는 거 아니야?’라는 마음에 욕심도 났고 긴장이 되기도 했다. 

Q. 합격 소식을 접했을 때 어땠는가?
굉장히 멍했다. 대표님은 "됐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던 것 같지만 감독님이 저한테 이야기하기 전까지 말씀을 안 하셨다.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문수와 콘셉트도 비슷하게 하고 감독님께 인사드리려고 갔었다. 그때 다 같이 문수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하셔서 "같이 하나요?"라고 여쭤봤는데 감독님이 “너한테 안 물어봤네. 같이 할래?”라고 하셨다(웃음).

대답은 어벙하게 했지만 로비에 내려오자마자 엉엉 울었다. 기뻐서 울었는데 무섭기도 해서 걱정이 많았다. 작품과 감독님, 같이 하게 된 선배님들도 모두 너무 좋은 걸 알게 되니까 내가 망치진 않을까 싶었다. 부담과 공포에 ‘어떻게 하지?’라는 마음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기도 하고, 길을 가다가 졸음이 쏟아지기도 했다. 긴장을 했는지 몸에 이상 신호가 와서 응급실에 가기도 했다. 

그런데 선배님들 만나서 대본 리딩 연습하고, 감독님도 만나서 대화를 나누다 보니까 내가 잘못한다고 해서 흔들릴 작품이 아니었다. 그리고 제게 그런 욕심이 있는지 몰랐는데 일단 따라가 보자는 마음이 생겼다.    

Q. 드라마의 배경이 부산이었다. 부산에서의 촬영이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오히려 부산에서 올로케이션으로 진행해 집중하기 좋았다. 왔다 갔다 이동도 크게 없이 드라마만 생각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 스태프들과도 같이 지내니까 조금 더 가까워지는 시간이었다. 이동하면서 위험 상의 문제도 없어서 다행이었다. 

배경도 너무 예뻤다. 처음에는 작품의 배경이 부산이 아니고 가상의 도시였기 때문에 ‘왜 굳이 부산까지 와서 찍는 거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부산에 오니까 알게 됐다. 너무 예쁜 곳도 많고 기분이 좋아지는 곳도 많았다. 

Q. 건물 붕괴 속 살아남아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문수 역을 맡았다. 캐릭터를 소화하기 어려웠을 텐데 힘든 점은 없었는지?
시작하기 전에는 조금 힘들었다. 실제로 있는 일들이기 때문에 제가 잘못 표현하면 실례라고 생각해 걱정이 많았다. 그런데 오히려 촬영을 시작했을 때에는 다른 사람들의 아픔을 가져와서 따라야겠다는 생각보다 오로지 책 속의 문수에게 집중했다. 

‘내가 문수라면 어땠을까? 나한테 이런 상황이 오면 어땠을까?’ 생각했는데 책 속에서는 마치 너무 불친절하게 상처를 건드리거나 사고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나와있지 않았다. 사고 뒤 살아남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였다. 또한 촬영하는 기간이 길기도 했고 문수로서 느껴야 하는 상황도 많이 만들어 주셔서 자연스럽게 따라가다 보니까 감정을 느끼게 됐다.   

Q. 문수와 본인의 성격이 비슷한가?
문수랑 겉모습은 조금 다르다. 저는 겉으로는 문수보다 활동적이고 외향적이다. 그런데 내면적인 부분은 닮았다. 그리고 제가 첫째 딸인데 엄마와의 관계가 닮았다. 딸로서 엄마를 보호해야 할 거 같고, 서운한 부분을 표현하기 어려워 감추다 보니 혼자 싸우게 되는 것들이 생기는 것 같다.

그런 점들에 대해 공감을 하다 보니까 연기할 때도 집중이 잘 됐다. 저도 힘든 이야기를 겉으로 잘 안 하고 감춘다. 그래서 아닌 척하려다 보니까 행동이 커지고 외향적인 성격이 됐다. 

Q. 문수가 강두를 만나고 사랑하게 되며 자신의 성격과 감정을 드러냈다. 목소리 톤이나 의상도 변화해 갔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저에게 신경을 써주셨다. 문수의 캐릭터가 바뀌게 되면 상황도 함께 바뀌게 되니까 메이크업과 헤어를 해주시는 분장팀 분들이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하셨다. 애초에 문수는 엄마 때문에 꾸미지 않는다는 설정이 있다. 

그런데 이 아이도 사랑을 시작하면서 행복해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의상도 많이 튀지 않았지만 달라졌고, 목소리 톤도 처음에는 잔잔했지만 나중에는 밝아져 애교도 부렸다. 모든 여자가 그런 것 같다. 사랑하는 남자 앞에서는 애교도 부리고 기분도 업되는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작품에서 또 다른 시련이 왔을 때 처음보다 더 무겁게 표현했다.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도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행복해져도 돼’라고 생각했는데 그 사람이 나 때문에 힘들어하니까 처음의 문수보다도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Q. 이준호의 인터뷰를 보니 연기 호흡이 찰떡같다고 했다. 이준호와 촬영장 분위기와 연기 호흡이 어땠는가?
준호 오빠가 선배로서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오빠와 나이차가 많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장 분위기가 가벼워질 수 있었다. 하지만 드라마 자체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적절하게 어느 정도 분위기는 유지하되 서로 배려하면서 촬영했다. 

밝은 장면에서는 편하게 농담을 주고받기도 했고, 어두운 장면에서는 서로 배려해 감정에 집중할 시간을 가졌다. 준호 오빠가 말은 안 하셨지만 저에게 많이 맞춰 주신 것 같다. 

Q. 이준호가 연기 선배로서 조언이나 도움을 준 부분이 있었는지?
연기에 대한 것보다 건강관리에 대한 부분, 마인드 컨트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초반에는 준호 오빠가 어두웠다가 문수를 만나고 밝아졌다. 힘들겠다 싶었는데 저도 그렇게 될지 몰랐다. 점점 문수가 어두워지면서 힘들었다. 입버릇처럼 “이제 그만 울고 싶다”는 말이 툭툭 나왔다. 그런데 준호 오빠가 “많이 힘들 거다. 나도 그 마음을 안다”고 한마디 해주셨다. 

Q. 취중 키스신, 노을 키스신 등 애정 신이 화제였다. 부담스럽진 않았는가? 
부담이 안됐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오히려 부담감이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상적인 키스신이 아니라 처음 시작하는 느낌의 풋풋한 느낌이었기 때문에 긴장감과 설렘이 도움이 됐다. 일부러 긴장된 모습을 보이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촬영에 임했다.

Q. 극중 부모님으로 만났던 대선배 윤유선, 안내상, 그리고 나문희와의 연기 호흡은 어땠는가?
엄마(윤유선 분)랑은 아무래도 호흡이 많이 중요했다. 카메라 안에서는 싸우고 부딪치는 장면이 많다. 그런데 엄마가 카메라 밖에서는 너무나 다정하게 대해 주시고 자녀분들과의 이야기도 해주셨다. 미워하는 마음만 가지고 연기를 해버리면 진심이 안 느껴지는데, 카메라 밖에서 너무 잘해주시다 보니까 싸우는 신에서 짠하고 서운하고 마음이 아팠다.  

안내상 선배님은 과묵할 줄 알았는데 장난기가 많고 농담도 해주셨다. 그런데 연기에 들어가면 눈이 너무 촉촉해서 우는 신이 아닌데 젖어 있는 눈을 보고 저도 마음이 아파서 함께 눈이 젖기도 했다. 

나문희 선생님도 연세도 많으시고 피곤하실 거 같은데 부산까지 오셔도 지친 기색이 없으셨다. 집중도가 엄청나셔서 선생님에 현장에 오신 날에는 확실히 분위기가 달랐다. 선배님들과 함께해 많이 배웠다.

Q. 촬영 중 기억에 남는 비하인드스토리가 있는가?
강두와 호빵 먹고 데려다줄 때 손을 잡고 "행복 별거 아니네"라고 말하는 신이 있었는데 화면으로 봤을 때 정말 예쁘게 나왔다. 그런데 사실 그날 바람이 엄청 심하게 불어서 짧은 신이었는데 촬영이 길어져 다들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헬리콥터도 비상착륙을 한다고 해서 촬영을 멈추기도 했다. 다들 이게 무슨 상황이냐며 나중에는 화가 나기보다도 웃으며 난간에 기대 헬리콥터가 착륙하는 걸 구경했다. 

Q. 어떻게 배우라는 길에 발을 들이게 됐나?
원래부터 주목받는 것을 좋아했다. 발표하는 것도 재미있어 하고, 명절에 친척들 앞에서 재롱을 부리기도 했다. 그러다가 중고등학교 때 친구와 함께 호기심에 연기학원에 갔다. '사람들 앞에서 내가 대사를 읽고 뻔뻔하게 다른 사람인 척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앞에 딱 서서 대사를 하자마자 창피함 없이 재미있었다. 그게 계기였다. 

입시를 준비하기도 했는데 첫째 딸이고 밑에 동생들이 있다 보니까 하고 싶은 것을 우기면서까지 할 수 없었다. 그러다가 3, 4년 전에 부모님이 지금이라도 하고 싶은 걸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유하셨다. 서울로 올라와서 독립영화를 찍으면서 연기를 했다. 

Q. 배우로서 행복을 느꼈던 순간이 있는지?
지금이 너무 행복하다. 하고 싶었던 일을 간절히 생각만 하기도 했고 많은 오디션을 거치면서 씁쓸한 감정을 느끼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는 현장에서 연기를 하고 있고, 선배님들과 커뮤니케이션도 하게 돼 아직까지 너무 신기하다. 인터뷰하는 지금도 신기하다. 

Q. 원진아를 검색하면 배우 수애와 닮은 꼴이라는 말이 많다. 
닮았다고 하기엔 갭이 너무 크다. 들으면서 굉장히 민망하고 수애 선배님과 함께 언급을 해주셔서 죄송하기도 하다. 생김새 닮았다거나 연기를 선배님만큼 잘한다는 게 아니고 느낌을 봐주신 것 같다. 그래도 닮았다고 해주셔서 좋고, 관심을 가져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활동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원진아로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롤모델이 있는가?
작품을 보고 나면 롤모델이 계속 바뀐다. 이전에는 화면으로 연기를 봤을 때 잘하는 것처럼 나오면 잘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을 경험하면서 선배님들이 진심으로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까 같이 집중하게 됐다. 화면으로 보이는 모습도 있지만 동료 배우에게 좋은 기운을 주며 서로 함께 할 수 있는 배우를 꿈꾸게 됐다. 진심으로 꾸며내지 않고 진짜 느끼며 잘하는 배우가 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나이에 상관없이 같이하는 모든 배우들이 롤모델이다. 

Q. 도전해보고 장르나 프로그램이 있는가?
처음에 드라마가 끝났을 때는 많이 어두운 부분을 연기했던 것이 힘들어서 밝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런데 신인에게 이렇게 깊은 감정까지 드러낼 수 있는 기회가 없다는 생각에 감사하게 느껴졌다. 

이번에 저도 스스로 어느 정도까지 감정의 폭이 있을지 알아가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제가 어디까지 어둡고 무겁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생겨 무거운 작품도 마다하지 않고 하고 싶다. 액션이나 코미디 같은 전혀 다른 분야도 해보고 싶다. 아직은 해보고 싶은 게 많다. 하나만 못 고르겠다. 

얼마 전에 희본 언니(박희본 분)와 여행하면서 ‘먹방’ 프로그램을 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했다. 희본 언니와 함께라면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도전해보고 싶다.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진심으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요즘엔 시청자분들도 진짜인지 가짜인지 아시는 것 같다. 보는 사람은 물론이고 제가 하면서도 진심을 느낄 수 있는 연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진=심원영 기자 simba10@, 유본컴퍼니

이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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