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자우림 ② “제일 예쁜 손가락은 10집, 가장 아픈 손가락은 1집”
[Z인터뷰] 자우림 ② “제일 예쁜 손가락은 10집, 가장 아픈 손가락은 1집”
  • 변진희 기자
  • 승인 2018.06.22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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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 자우림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10집이니까 10점 만점에 10점을 줄래요”

지난 1997년 데뷔한 밴드 자우림(JAURIM)은 올해 데뷔 21년 차 밴드다. 자우림만이 선보일 수 있는 음악을 꾸준히 선보이며 밴드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준 이들은 정규 10집 ‘자우림’으로 대중과 만난다. 그 어떤 수식어도 없이 팀 이름 그대로를 사용한 앨범 명에서 자우림의 자신감이 느껴진다.

제니스뉴스와 자우림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정규 10집 ‘자우림’ 발매 기념 인터뷰로 만났다.

“앨범을 낼 때마다 흐름이 있어요. 스튜디오 작업에 들어가면 처음에는 자기 비하를 해요. ‘내가 이걸 할 수 있을까’, ‘해낼 수 있을까’, ‘마감을 맞출 수 있을까’, ‘컨디션을 잘 분배할 수 있을까’ 등으로 영혼이 탈탈 털리는 시기가 와요. 그 다음에는 아무 생각도, 느낌도 없이 기계적으로 하는 상태로 몇 주를 보내면 어떻게든 앨범이 완성돼요. 완성된 다음부턴 자아도취의 시기가 오죠. 지금은 도취의 시기예요. 정규 10집의 완성도, 사운드, 주제에 도취된 좋은 상태예요(웃음)”(김윤아)

무려 정규 10집이다. 20년을 넘게 활동하며 다수의 앨범을 냈던 자우림에게 이번 앨범은 어떤 의미를 지닐까.

“처음부터 숫자 10에 대한 의도를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어요. 저희는 항상 하고 싶은 이야기를 우리가 잘하는 방식으로 하는 게 기획이었죠. 이번 앨범도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진 거예요. 그동안의 노하우가 집약된 앨범이라고 할 수 있겠죠”(김윤아)

국내 가요계에 혼성 밴드가 많지 않은데다 자우림처럼 장수하는 팀은 더욱 드물다. 장수의 비결을 묻자 멤버들은 "크고, 작은 트러블 없이 함께 음악을 해왔다"고 자랑했다. 자우림은 20년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여왔지만, 자우림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로 팀의 색깔을 확실히 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 음악색은 조금씩 변화했지만 그 모든 과정에서 세 사람은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걸었다.

“애초에 친구로 만난 팀이에요. 우리끼리 좋은 음악을 해보자고 시작했던 거죠. 부딪힌 일이 한번도 없어요. 작업하면서 스트레스 받을 때가 있어도 다 만들고 나면 ‘좋은 CD가 생겼구나’하면서 기뻐했죠”(이선규)

“연륜이 쌓였잖아요. 예전에는 록 밴드니까 즉흥적으로, 어떤 좋은 순간에 앨범을 내면 되지 않을까 했어요. 9집부터는 언제 들어도 좋은 노래이면 어떨까 하는, 나중에 들었을 때 후회나 찝찝함이 남지 않게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이게 마지막 앨범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저희가 그럴 나이거든요(웃음). 그래서 조금 더 치밀하고, 농축된 사운드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서 이번 작업 과정은 굉장히 힘들었고, 마음에 들어요”(김진만)

자우림은 어떤 앨범에선 ‘헤이헤이헤이’, ‘매직 카펫 라이드’, ‘하하하쏭’ 같은 밝고 생기 넘치는 곡을 들려줬다면 또 다른 앨범에선 ‘미안해 널 미워해’, ‘낙화’, ‘샤이닝’ 같은 어둡고 무거운 곡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김윤아는 “자우림은 밝음과 어두음의 스펙트럼이 넓은 팀이다. 처음부터 그렇게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이번 앨범의 경우 그 갭이 조금 좁아진 느낌은 있지만, 사운드적으로는 조금 무거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차곡차곡 쌓은 앨범, 정규 앨범만 10장이 됐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겠지만, 자우림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은 무엇일까.

“열 번째 손가락이 제일 예뻐요”(이선규)

“제일 아픈 손가락은 아마 1집이 아닐까요? 일단 제가 노래를 너무 못해서요(웃음)”(김윤아)

“저도 10집이 제일 예뻐요. 아마추어 밴드가 ‘헤이헤이헤이’를 하고 나서, 다음 날부터 녹음을 하게 됐어요. ‘저희가 앨범 녹음을 한다고요?’라고 하면서 시작했던 게 1집이거든요. 그래서 1집, 2집은 듣지 않아요(웃음)”(김진만)

20대에 만난 자우림은 이제는 40대가 됐다. 음악적으로만 함께해온 것이 아니라 서로의 삶을 공유하고, 응원했을 세 사람이다. 과거를 떠올리며 서로를 바라볼 때,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았다.

“근본적으로 많이 변했으면 감회가 남다르기도 했을 텐데요. 기본적으로 달라진 게 너무 없어요. 늘 일상에 있는 당연한 것처럼 됐어요”(이선규)

“그런 일이 있었어요. 대기실에서 잡담을 하고 있었는데, 선규 형이 어깨 인대 근육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더라고요. 직업병이잖아요. 빨리 병원에 가야 해요. 항상 두 분의 건강을 염려하면서 전우애를 느끼고 있어요(웃음)”(김윤아)

“매번 저희의 건강을 생각해줘요. ‘오빠들, 건강검진 언제 할 거야?’라고 물어봐요. 윤아 말을 잘 들어야 하죠. 윤아 말을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막 떨어져요(웃음)”(김진만)

자우림의 활동 원동력을 묻자 ‘전우애’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발매를 거듭할수록 전작보다 나아진 앨범 완성도에 대한 만족감 역시 계속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했다. 그렇게 세 사람은 끈끈한 팀워크로 함께 음악을 할 예정이다. 오래된 팀이지만 늘 신선한 자우림, 이들이 앞으로 선보일 음악이 더욱 기대된다.

“11집을 냈는데 10집보다 별로라는 생각이 들면 12집을 녹음하다가 ‘해체하자’가 될 것 같아요. 나올 때마다 전작보다 잘 나왔다는 걸 느끼면서 원동력을 얻죠. 저희의 목표는 음악적으로 더 좋아지는 팀이 되는 거예요. 올바른 인생을 살아야죠. 이 친구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어요”(김진만)

 

사진=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변진희 기자
변진희 기자

bjh123@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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