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요지경] 프로그래머가 직접 뽑은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추천작 14
[영화요지경] 프로그래머가 직접 뽑은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 추천작 14
  • 권구현 기자
  • 승인 2018.10.16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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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알아둔다면 친구나 연인 앞에서 아는 '척' 하기 딱 좋은 영화 이야기를 한 자리에 모았다. 이번엔 영화가 아닌 영화제다.

오는 25일부터 11월 4일까지 '서울국제음식영화제'가 아트나인과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열린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서울국제음식영화제'는 음식과 영화를 매개로 세계 각국 다양한 삶의 모습과 문화를 만나는 영화 축제다.

올해 상영하는 총 21개국 52편의 작품들은 요리예술의 황홀경부터 지속가능한 먹거리까지 세계 각국 각양각색의 식문화와 그만큼이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 개막작 '알베르트 아드리아의 재구성'을 시작으로 총 7개의 부문으로 구성됐다.

이번 영화 요지경에서는 제4회 서울국제음식영화제의 황혜림, 원윤경 프로그래머가 정성스레 엄선한 14편의 추천작을 소개한다.

◆ 개막작

<알베르트 아드리아의 재구성>(Constructing Albert)
라우라 코야도, 짐 루미스 감독 / 스페인, 에스토니아 / 2017 / 82분 /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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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의 자질을 모두 갖춘 셰프 알베르트 아드리아. 역사상 가장 훌륭한 레스토랑으로 손꼽히는 ‘엘 불리’를 만드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그였지만,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그는 형 페란의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성공을 찾기로 한다. 요리 분야의 ‘빅뱅’이라 할 수 있을 새롭고 창조적인 세계를 ‘엘 불리’에서 함께 만들어 낸 두 형제, 페란 그리고 알베르트 아드리아. 이후 ‘아드리아’라는 이름은 요리 혁명의 대명사가 되었다. ‘알베르트 아드리아의 재구성’은 자신만의 요리 세계를 구축해 가며 위대한 셰프의 전당으로 입성하기에 이른 알베르트의 여정을 담은 영화로, 인물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와 꿈을 향한 열정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다. 2017년 산세바스티안영화제 음식영화 부문을 통해 소개되어 호평을 받기도 했다. 

◆ 새로운 맛의 발견 
베를린, 산세바스티안, 암스테르담, 선댄스 등 해외 유수의 영화제들에서 화제를 모았던 신작들과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국적의 음식 영화들을 소개하는 부문. 음식 영화의 최근 경향 또한 엿볼 수 있을 총 8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소년 셰프 플린>(Chef Flynn)
캐머런 예이츠 감독 / 미국 / 2018/ 83분 / 다큐멘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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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소년 플린은 친구들을 보조 요리사로 고용하고 이웃집 뒤뜰에서 찾아낸 재료로 코스 메뉴를 선보이며 자신의 집 거실을 고급 식당으로 탈바꿈시킨다. 자신의 집 부엌과 엄마의 카메라를 넘어 십대로 성장한 플린은 셰프로 실력을 인정받기에 이른다. ‘소년 셰프 플린’은 18년이 넘는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기록 영상들과 함께, 이 요리 영재가 남들과는 다른 가족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갑작스런 유명세로 겪게 되는 성장통과 괴롭힘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담아낸 성장 드라마다.

<커피: 인생의 맛>(Coffee)
크리스티아노 보르토네 감독 / 이탈리아, 벨기에, 중국 / 2016 / 112분 / 픽션

전문가들에 의하면 커피에는 세 가지 풍미가 있다고 한다: 쓴맛, 신맛, 그리고 향. 멀고도 가까운 세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커피의 정취에 담겨 펼쳐진다. 도둑 맞은 커피 포트를 되찾아야만 하는 벨기에의 ‘하메드’, 박봉에 시달리는 이탈리아의 바리스타 ‘렌조’, 그리고 중국의 대표적 커피 생산지인 윈난 출신의 유능한 젊은 회사원 ‘페이’. 이 세 사람의 운명은 인종 갈등, 경제 불안, 생태계 위협 등 세계가 마주하고 있는 각종 문제들의 해법을 찾으려는 노력과 복잡하게 얽혀있다.

◆ 클래식 레시피
음식 소재 영화를 논할 때면 가장 먼저 회자될 만한 대표적인 고전 영화들을 소개하는 부문. 총 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오차즈케의 맛>(The Flavor of Green Tea over Rice)
오즈 야스지로 감독 / 일본 / 1952 / 115분 / 픽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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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안에서 자란 타에코는 시골 출신의 모키치와 결혼했다. 결혼하고 몇 해가 지났지만 남편에 대한 애정을 딱히 느껴본 적은 없다. 주변 사람들의 행복한 일상을 볼수록 그가 느끼는 권태감은 커져만 간다. 모키치 역시 내색은 안 했지만, 타에코와 같은 감정을 느껴 왔다. 조카 세츠코는 이들 부부의 모습을 보며 봉건적인 중매결혼을 거부한다. 다에코가 모키치와 다툰 뒤 집을 나와 친정으로 향한 사이, 모키치는 회사 일로 남미 발령을 받게 된다. 결혼과 부부의 의미, 오차즈케라는 일상의 음식 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작품으로 일본의 영화 거장 오즈 야스지로의 특징적인 영화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수작이다.

<그린 파파야 향기>(The Scent of Green Papaya)
트란 안 훙 감독 / 프랑스 / 1993 / 104분 / 픽션

프로그래머 추천사
열 살배기 소녀 무이는 농촌을 떠나 도시의 한 가정의 하녀로 일하게 되면서 무책임한 가장 때문에 일어나는 주인 집안의 불행을 목격한다. 세월은 흘러 소녀에서 아가씨로 성장한 무이는 여주인 가족의 지인이자 연모의 대상이었던 피아니스트 쿠엔의 집에서 일하게 된다. 1993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베트남 감독의 영화로서는 최초이자 유일하게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오른바 있다. 가난한 소녀의 성장 드라마를 섬세하고도 서정적으로 그려낸 영화로, ‘그린 파파야’로 드러나는 베트남 음식과 문화의 일면 또한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 지속가능한 밥상
먹거리 위기부터 산업형 농업 및 낭비되는 음식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와 식문화를 생각하는 작품들을 소개하는 부문으로 총 3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조작된 밥상>(Modified)
오브 지로 감독 / 캐나다 / 2017 / 87분 / 다큐멘터리

프로그래머 추천사
농식품 업계와 정부의 유착 관계를 폭로하며, 유전자조작식품의 영향을 탐구해 온 10년의 기록물이다. 유기농 텃밭을 가꾸며 종자 보호에 힘 쓰는 활동가인 어머니가 영화가 제작되는 동안 암으로 투병하는 등, 감독의 사적이고 내밀한 이야기가 영화의 주춧돌 역할을 한다. 유전자조작식품이 세계의 기아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을 비판하며, 지속가능하고 투명한 식량 시스템을 촉구하는 작품이다.

<먹을래? 먹을래!>(Just Eat It - A Food Waste Story )
그랜트 볼드윈 감독 / 캐나다 / 2014 / 75분 / 다큐멘터리

프로그래머 추천사
영화감독이자 음식 애호가인 젠과 그랜트는 농장에서 소매점을 거쳐 냉장고로 이어지는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파고 든다. 북미 지역에서만 매년 수십억 달러 어치의 음식이 버려지는 것을 알게 된 둘은 식료품을 사지 않고 버려지게 된 음식으로만 생활해보기로 한다. ‘먹을래? 먹을래!’는 유통기한, 완벽한 제품, 상품의 규격 등 우리 사회의 시스템 강박을 면밀히 들여다 봄으로써, 겉보기엔 사소해 보였던 문제들이 전세계적으로 야기하고 있는 파괴적인 결과를 고발한다.

◆ 맛있는 한국
한국의 음식과 식문화를 다루거나 한국에서 제작된 음식 소재 영화들을 소개하는 부문으로 모두 4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치킨인류>(Chicken Odyssey)
이욱정  감독 / 한국 / 2018 / 72분 / 다큐멘터리

프로그래머 추천사
오늘날 인류가 먹는 닭고기 양은 해마다 1억톤, 한 시간에 1만톤에 이른다. 세계 어디에도, 어느 종교도 닭고기를 금기시하는 곳은 없기에 세상 어느 곳, 누구나 닭을 먹어 왔다. 인도, 미국, 중국, 호주, 자메이카, 일본, 인도네시아, 한국, 프랑스 로케이션으로 인류를 매혹시킨 닭의 근원적 모습과 전세계로 뻗쳐간 놀라운 여정과 다양하고 진귀한 닭 요리를 소개한다. KBS다큐멘터리 <누들로드><요리인류> 시리즈를 선보여 식문화 및 음식 다큐멘터리의 신기원을 연 이욱정 PD와 요리인류 팀이 세계를 탐험하며 인간과 닭의 기나긴 여정을 담아 낸 장편 다큐멘터리다.

<커피 느와르: 블랙 브라운>(Coffee Noir: Black Brown)
장현상 감독 /한국 / 2017 / 110분 / 픽션

프로그래머 추천사
커피 금지법이 시행되면서 주원이 운영하는 카페도 문을 닫아야 한다. 주원은 카페와 커피 한 잔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카페 직원들을 훈련시켜 김씨패밀리와 빅브로의 공격에 맞선다. 섬세한 감정이 돋보였던 ‘사돈의 팔촌’의 장현상 감독의 신작으로 엉뚱한 발상과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중심이 된 아기자기한 액션이 인상적이다.

◆ 셰프의 스페셜
세계적인 셰프들과 그들의 요리, 삶과 철학을 통해 요리 예술의 세계를 담은 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총 3편의 영화를 만날 수 있다.

<알랭 뒤카스: 위대한 여정>(The Quest of Alain Ducasse)
쥘 드 메스트르 감독 / 프랑스 / 2017 / 84분 / 다큐멘터리

프로그래머 추천사
프랑스 랑드 출신의 소년 알랭 뒤카스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셰프이자 요식업계 멘토로 성장했다. 전세계에 23개의 레스토랑과 총 18개의 미쉐린 스타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는 계속해서 우리 시대에 필요한 레스토랑을 열고 학교를 세우고 있다. 끝없는 호기심으로 새로운 지평을 향해 자신의 경계를 넓혀가고 있는 알랭 뒤카스. 그에게 요리는 무한한 우주와도 같다.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는 듯 하지만 여전히 비밀스러운 스타 요리사를 2년 동안 따라다녀 만들어진 이 영화를 통해, 진화를 멈추지 않는 그의 삶, 그의 우주를 엿볼 수 있다. 2018년 베를린국제영화제 음식영화 부문에서 상영된 화제작.

<엘라 브레넌, 식탁을 이끌다>(Ella Brennan: Commanding the Table)
레슬리 아이웍스 감독 / 미국 / 2016 / 96분 / 다큐멘터리

프로그래머 추천사
엘라 브레넌은 미국 레스토랑 업계의 전설이다. 뉴올리언즈의 레스토랑 명가인 브레넌가(家)를 이끈 여성 가장이며, ‘브레넌즈’와 ‘커맨더스 플레이스’를 성공시킨 여장부 셰프이다. 루이지애나 지역의 ‘크레올’ 요리를 미국 주류로 끌어올리며 현대 미국 식문화를 주도했을 뿐 아니라, 주방에서 누가 요리를 하는지 고객들이 알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유명 셰프’의 개념을 만들어 낸 장본인이다. 커맨더스 팰리스의 전현직 셰프를 비롯한 주변인들의 인터뷰와 기록 영상을 통해 미국의 미식 아이콘 엘라 브레넌의 독특한 삶을 들여다 볼 수 있다.

◆ 특별전 2018: 스페인의 맛
2016년 프랑스, 2017년 이탈리아에 이은 국가 특별전으로, 영화와 요리에서 오랜 전통과 풍부한 유산을 자랑하는 스페인의 음식과 문화, 삶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6편의 영화를 상영한다.

<로카 형제와 꿈의 향연>(The Dream)
프랑크 알레우 감독 / 스페인 / 2014 / 82분 / 다큐멘터리

프로그래머 추천사
산펠레그리노가 선정하는 ‘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에서 2013년과 2015년 1위를 차지한 세계 최고의 레스토랑인 El Celler de Can Roca(엘 세예 데 칸 로카). 미식계를 선도하는 이곳을 이끌고 있는 이들은 바로 로카 삼 형제다. 이 영화는 예술 분야 사이의 경계, 공간과 아이디어들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오페라와 요리의 만남을 목표로 한다. 예술과 생각은 이 프로젝트의 두 원동력으로서 이제껏 본 적 없던 형태의 저녁 식사를 경험하게 한다. 영화의 플롯은 오페라의 대본에 따라 12개의 같은 콘셉트로 흐르고 영화의 이야기에 새로운 차원을 부여한다. 현대 오페라 미학의 혁신가인 프랑크 알레우가 미식과 오페라가 만나는 복합장르의 독특하고도 새로운 경험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비리디아나>(Viridiana)
루이스 부뉴엘 감독 / 스페인 / 1961 / 90분 / 픽션

프로그래머 추천사
멕시코에서 머물던 루이스 브뉘엘이 20여년 만에 독재 치하의 조국 스페인에 돌아 와 만든 작품. 수녀 비리디아나가 삼촌 집을 방문했다가 겪게 되는 반기독교적 사건을 묘사하며 기독교 신앙과 윤리에 공격을 가한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걸작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클라이맥스를 포함, 공개 당시 신성모독이라는 비판과 상영금지 논란을 불러 일으켰으나 1961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등 스페인 영화의 거장 루이스 부뉴엘의 대표작 중 하나로 남은 고전이다.

<하몽 하몽>(Jamon, jamon)
비가스 루나 감독 / 스페인 / 1992 / 94분 / 픽션

프로그래머 추천사
팬티 공장에서 일하는 아름다운 여인 실비아는 공장 사장의 아들 호세와 연인 사이이다. 실비아와 호세는 결혼하고 싶어 하지만, 호세 어머니 콘치타의 반대에 부딪쳐 힘들어한다.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기로 작정한 콘치타는 하몽(돼지 뒷다리를 소금에 절여 만든 햄) 공장에서 일하는 투우사 지망생 라울을 고용하여 실비아를 유혹하게 주문한다. 에로티시즘으로 이름난 스페인 감독 비가스 루나의 대표작으로 사랑과 욕망에 대한 성찰과 당시 스페인 사회상을 담은 영화. 1992년 베니스국제영화제 은사자장을 수상했으며, 스페인의 전통 음식인 하몽과 서민들의 생활상 또한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사진=서울국제음식영화제

권구현 기자
권구현 기자

kvanz@zenith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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