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구현의 필름시럽] '신동사2', 동물 아닌 떡밥만 나오는 고삐 풀린 마법 가방

[제니스뉴스=권구현 기자]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가 2년 만에 돌아왔다. 하지만 우리를 즐겁게 했던 예전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졌다. ‘해리포터’ 시리즈와는 다른 재미로 무장했던 ‘신동사’의 팬이라면 다소 실망을, 조앤 K. 롤링의 세계관을 사랑하는 팬이라면 기뻐할 작품으로 등장한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동사2)다.

‘신동사2’의 이야기는 전작의 재탕이자 심화 버전이다.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 분)의 활약으로 잡을 수 있었던 ‘겔러트 그린델왈드’(조니 뎁 분)가 영화 시작과 함께 미국에서 탈출한다. 범접불가의 존재인만큼 너무나도 쉽게, 혹은 허무하게 탈출에 성공한다. 

스토리 전개의 핵심은 전작에 이은 ‘크레센드’(에즈라 밀러 분)의 ‘뿌리 찾기’다. 부모를 찾아 해메던 크레센드는 이번에도 같은 행보를 이어 간다. 크레센도가 가진 어둠의 힘 옵스큐러스에 침 흘리는 그린델왈드는 다시 한번 그에게 접근하고, 이를 막기 위해 ‘덤블도어’(주드 로 분)는 뉴트에게 도움을 청한다.

‘신동사’는 세계적으로 성공한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이자 프리퀄이다. 원작자 조앤 K. 롤링의 필력이 더했으니, 그 세계관의 방대함은 미처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하여 한 편의 영화 안에 많은 것을 담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전작 ‘신비한 동물사전’은 ‘뉴트 스캐맨더’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렇다면 ‘신동사2’는? 그 세계관을 더 깊숙이 구축하는 단계다.

하지만 세계관이 너무 넓다는 것은 독으로 작용한다. ‘신동사2’는 마치 열려 버린 ‘뉴트’의 마법 가방과 같다. 수많은 설정들이 너도 나도 앞다투어 튀어나온다. 그런데 스토리 전개는 전작과 비슷하다. 진주 같은 설정은 서말인데, 스토리로 꿰어내질 못한다. 하여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하고 지치는 맛이 있다.

‘크레센드’의 출생의 비밀, ‘덤블도어’와 ‘그린델왈드’의 관계, 영화 후반부에 등장하는 충격적인 결말 등 굵직한 소재 역시 또 다른 상상의 나래와 함께 ‘To Be Continued’를 기약한다. 아마 ‘신동사3’에 간다면 무릎을 ‘탁’치며 “그럴 줄 알았지!”라 하겠으나, 당장 이번 작품만 보자면 고구마 같은 전개다.

할 이야기가 많다 보니 전작이 가지고 있던 매력도 챙기지 못했다. 전작에서 러닝 타임 내내 감탄을 자아내던 동물들의 활약은 이번 편엔 증발했다. ‘신비한 동물들과’라는 제목이 무색해질 정도의 분량이다. 새로운 크리처도 등장하지만, 작품의 아이덴티티를 위해 억지로 끼워 넣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딘가 어리숙해 보이던 ‘뉴트’에겐 이제 동물들의 조력이 크게 필요치 않다. 그는 이미 강한 마법사였다. 옆 동네의 마법사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가 부럽지 않을 마력을 선사한다. 이 와중에 ‘그린델왈드’는 자꾸 범죄를 저지르며 빌런의 모양새를 자처하니, ‘신동사’가 아닌 마블 스튜디오의 블록버스터를 보는 착각에 빠진다.

‘뉴트’와 ‘티나’(캐서린 워터스턴 분)의 러브라인도 퇴색했고, 전편의 유머를 담당했던 ‘제이콥’(댄 포글러 분)과 ‘퀴니’(앨리슨 수돌 분)의 활약도 미비하다. 한국배우라 더욱 주목했던 ‘내기니’ 수현의 분량 역시 그저 ‘크레센드’ 옆에 머무는 액세서리 수준에 불과하다.

단, 비주얼만큼은 정말 화려하다. 초반 ‘그린델왈드’의 탈출신의 속도는 일품이며, 마지막 전투에서 보여주는 붉은 화염과 푸른 화염의 향연은 보는 이를 황홀경에 빠지게 만든다. 3D 효과 역시 훌륭해서, 영화를 볼 사람이라면 3D관을 추천한다.

비록 전작에 비해 여러 실망을 안긴 작품이지만, 어차피 ‘신비한 동물사전’은 오는 2024년 ‘신비한 동물사전 5’까지 계획이 나와있는 시리즈다. 즉, ‘신동사2’는 큰 그림의 한 조각이기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는 이야기다. 반대로 ‘신동사2’만 본다면 그 매력을 다 느끼기엔 불충분한 것도 사실이다. 아마 ‘신동사2’를 본 관객이라면 오는 2020년 ‘신동사3’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꽤 길게 느껴질 것으로 예상된다. 12세 관람가. 러닝은 138분. 


사진=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