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플레이어’ 송승헌 "혹평 속의 20대, 이제야 연기가 재밌다"
[Z인터뷰] ‘플레이어’ 송승헌 "혹평 속의 20대, 이제야 연기가 재밌다"
  • 오지은 기자
  • 승인 2018.12.04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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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20대 때는 연기가 하고 싶지 않았어요. 이제야 연기의 재미를 알게 됐죠”

‘심쿵’을 유발하는 훈훈한 외모를 가진 송승헌은 그야말로 멜로에 딱 맞는 남자 배우였다. ‘가을동화’ ‘여름향기’ ‘마이 프린세스’ ‘남자가 사랑할 때’ 등 여러 멜로 작품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송승헌. 이랬던 그가 변신을 결심했다.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 ‘플레이어’에서 송승헌은 지금까지 우리가 봐왔던 모습과는 확실히 달랐다. 송승헌은 수려한 외모와 재치 있는 언변, 타고난 배짱으로 모든 사람의 호감을 사는 ‘강하리’를 맡아 열연했다. 작품을 위해 송승헌은 망가짐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능청스러운 연기와 변장까지 마다하지 않았고 이는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연기 인생 23년 만에 ‘재발견’이라는 수식어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송승헌. 그와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용산구 보광로의 한 비스트로에서 드라마 ‘플레이어’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송승헌은 ‘플레이어’를 ‘연기 인생의 제2막’이라고 칭했다. “장르물의 매력을 이제야 알게 됐다”며, “멋진 것도 좋지만 앞으로는 조금 내려놓고 연기하겠다”고 밝힌 송승헌. ‘멜로 황태자’로 불렸던 그가 앞으로 어떤 색다름을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Q. 작품을 마친 기분이 궁금하다.
한 작품이 끝나면 항상 기분이 좋다. 특히 ‘플레이어’는 지금까지 했던 장르와는 전혀 다른 느낌이어서 처음부터 걱정이 많았는데, 시청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Q. 어떻게 ‘플레이어’와 만나게 됐을까?
고재현 감독님과는 ‘여름향기’ 때 처음 만나서 지금까지 가깝게 지내고 있다. ‘플레이어’ 출연을 확정 짓고 나서는 저에게 “대중들이 알고 있는 송승헌이 아닌 원래 성격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제가 원래 낯을 많이 가리는데 편한 사람들과 있을 때는 장난꾸러기 같고 장난도 많이 친다. 감독님은 그 모습을 ‘강하리’에 담길 원하셨다. 

‘플레이어’는 겉으로 봤을 땐 경쾌하고 밝은 이미지이지만, 사실 아버지를 죽인 사람을 찾아 복수하는 복수극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칫 어두워질 수 있는 작품이었지만, 우리는 고급스럽지는 않더라도 밝고 경쾌한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물론 ‘가벼워 보인다’, ‘장난치냐’라는 평도 있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고 우리가 의도한 대로 잘 마무리된 것 같다.

Q.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는데, 스스로 만족하는 편인지.
시청자 게시판이나 기사 댓글을 자주 보는데, ‘송승헌을 다시 봤다’라는 말이 많았다. 기분이 좋았는데, 한편으로는 ‘그동안 내가 너무 갇혀서 연기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이제 조금 내려놓을 필요도 있는 것 같다.

Q. 그래도 송승헌 하면 '멋있는 배우', '잘생김'인데, 내려놓는다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항상 정의롭고 폼 잡는 역할을 해왔다. 그런 걸 원하기에는 지금까지 많이 해봐서 잠시 쉬어도 될 것 같다. 하하. 최근 들어서 허당기 있는 모습을 보여드렸는데, 멋있게 하는 역할보다 더 반응이 좋았다. 연기 패턴도 톤도 더 좋아진 것 같고 반응도 좋아서 이런 모습을 조금 더 보여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

Q. 그렇다면 어떤 게 연기하기 편했을까?
이번이 훨씬 편했다. 촬영을 하다 보면 배우나 스태프 모두가 현장과 닮아간다. 그래서인지 이번 현장은 항상 유쾌하고 편했다. 왜 지금까지 장르물을 안 해봤는지... 하하. ‘블랙’을 하면서 OCN 드라마를 처음 해봤는데, 표현의 폭이 다른 방송보다 넓고 자유롭다. 연기하는 사람이나 시청자 입장에서도 몰입도도 높고 영화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재미있고 앞으로도 다양하게 해보고 싶다.

Q. 그래도 여전히 잘생긴 외모에 시선이 간다.
하하. 그렇게 생각해주신다면 감사하다. 우연히 찍은 사진 한 장으로 데뷔하게 됐고, 원래 연기를 했던 사람도 아니었기 때문에 연기에 대해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 혹평 속에서 20대를 보냈다. 스튜디오 가는 게 싫었고 때로는 ‘세트에 불이 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20대에는 연기는 단지 돈벌이 수단이었고 행복하지 않았다. 그래서 노력도 안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군대를 갔고 제대 후에 한 팬 레터를 보게 됐다. 편지에 ‘당신이 한 작품에서 감동을 느꼈다.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 된 자신에게 감사하세요’라는 말이 적혀 있었다. 정말 충격이었다. 그때까지 저한테 배우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는데, '내 연기가 사람에게 감동을 준다'는 말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때부터 연기에 진지하게 다가가게 됐다. 멋있게 보이기 위해 노력도 했고, 도전도 해봤다. 불륜남이 돼서 부하의 와이프와 사랑에 빠져봤고, 유부남이 돼서 애도 키워봤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

Q. SNS에 ‘플레이어’ 출연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많이 올리던데.
시언이, 수정이, 원석이까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봤다. 다들 항상 유쾌할 것 같지만 사실 내성적이고 낯도 많이 가리는 편이다. 그래도 제가 나이가 가장 많다 보니 ‘저부터 편하게 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밥 먹을 때도 일부러 찾아가서 같이 먹었다. 처음에는 나를 어려워했던 것 같다. 하하. 여러 번 같이 먹고 현장에서 계속 보다 보니 친해졌다. 나중에는 다들 “처음 봤을 때는 무서웠다”고 고백했다. 하하.

Q. 정수정 씨와 나이 차가 있는데, 세대 차이를 느낀 순간이 있었는지.
가끔 현장에서 시언이랑 원효 선배랑 노래를 틀어 놓는다. 저희끼리는 신나서 듣고 있는데, 수정이가 가끔씩 누구 노래냐고 묻는다. 그래도 2000년대 초반 노래를 듣는데, 모른다고 하면 세대 차이를 느끼게 된다. 하하. 생각해보면 수정이 어렸을 때다.

Q. 작품이 호평 속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시청률 부진과 일부 시청자들이 소재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두가 다 나를 좋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10명 중에 6, 7명이 좋아해 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플레이어’가 그런 작품이었다. 완벽하지 않은 친구들이 모여서 어두운 돈을 훔쳐 나가는 모습이 어떤 시청자에게는 새롭고 재미있게 다가갔을 것이고, 어떤 시청자에게는 불편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사랑해줬고 공감했기 때문에 저는 그것에 만족하려 한다.

Q. 반면 시즌 2를 기대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감독님도 처음부터 “시즌 1이 잘 되면 시즌제를 해보고 싶다”고 이야기하셨다. 제 생각에도 ‘플레이어’ 캐릭터들이 1개의 시즌으로 버리기엔 조금 아까운 것 같다. 하하. 토대는 잡힌 것 같은데 아직 자세한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 시즌 1에서는 국내 불법 자금을 다뤘으니까 그다음은 해외 편으로 가도 좋을 것 같다. 하하.

Q. 지금까지 쉬지 않고 작품을 꾸준히 한 편이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많은 편인지.
예전에 한 선배가 “우리나라 배우들은 작품을 너무 안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시청률이나 흥행은 물론 중요한 요소지만, 사실 작품이 되고 안 되고는 처음부터 알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시청률이나 흥행 여부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작품을 많이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남는 건 작품이고, 고민을 하면서 몇 년씩 흘려보내는 거는 다 낭비인 것 같다. 저는 신비주의도 아니고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연기에 대한 욕심이 넘치고 있다. 하하. 

Q. 앞으로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미션 임파서블’을 보는데 톰 크루즈가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나이를 찾아봤다. 나보다 더 많다는 사실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나도 톰 크루즈처럼 나이 들고 싶다. 나이가 들어도 액션, 멜로 모두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또 얼마 전에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를 봤다. 퀸의 팬은 아니었는데 영화를 보면서 정말 펑펑 울었다. 죽음이 코앞에 다가와도 끝까지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프레디 머큐리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행복해 보였고, '나는 언제 가장 행복한가'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지금은 연기하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정말 복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Q. 2018년이 얼마 남지 않았다.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특별한 계획은 없다. 여행을 가거나 악기를 배워보고 싶다. 어렸을 때 이것저것 배워봤는데 다 짧게 배우고 끝냈다. 그래서인지 요즘 악기가 나오는 작품을 볼 때면 어릴 때 꾸준히 안 한 걸 후회하고 있다. 하하. 언어도 더 배워보고 싶은데, 일단 겨울 동안은 조금 쉴 계획이다. 제일 하고 싶은 건 결혼이다. 하하.


사진=더좋은 이엔티, 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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