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스윙키즈’ 오정세 “상모 돌리기, 코끼리 코 50바퀴 돈 느낌”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스윙키즈’ 댄스단에는 각기 다른 사람들이 존재한다. 남, 북, 미, 중까지 자란 환경은 물론이고 춤이 좋아서, 상사의 지시 때문에, 돈을 벌기 위해 등 팀에 들어온 이유가 모두 달랐다. 특히 극 중 오정세가 연기한 강병삼이 춤을 추는 이유는 누구보다 애틋하고 슬펐다.

강병삼은 전쟁으로 인해 아내와 헤어졌다 피난길에 차를 잘못 타 포로수용소에 끌려 온 강병삼은 자신이 유명해지면 아내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희망 하나로 댄스단에 합류했다. 다소 우스꽝스러운 강병삼의 춤사위는 마냥 유쾌하지만은 않다. 아내에 대한 사무치는 그리움은 누구보다 절실히 강병삼을 춤추게 했다.

오정세는 힘든 상황에도 포기하지 않는 강병삼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냈다. 밝고 유쾌한 상황에서도, 누군가의 눈시울을 붉히게 만든 장면에서도 그의 열연은 빛났다.

제니스뉴스와 오정세가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스윙키즈’ 인터뷰로 만났다. 여전히 강병삼의 감정을 가슴 깊이 품고 있다는 그와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Q. 완성된 영화를 보고 어땠나요? 생각했던 느낌대로 잘 나온 것 같나요?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고, 촬영하면서도 감독님에 대한 기대 때문에 어떻게 구현될까 기대했어요. 영화 본 후에 좋은 표현으로 감독님이 미친 것 같았어요. 시나리오도 미친 시나리오 같았거든요. 따뜻하고, 슬프고, 안 어우러질 것 같은 이질적인 캐릭터들이 주제와 상황들과 함께 묘하게 어우러진 영화가 나왔어요.

Q. 어떤 점에서 미친 시나리오라 생각한 건가요?
처음부터 쭉 읽는데 하나도 안 어렵고 재밌더라고요. 예상치 않은 이야기 전개가 나오기도 하고요. 또 마냥 재미만 있는 게 아니라 생각할 거리가 있기도 했어요. 또 달랐던 점은 재밌는 지문들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서 마지막 공연 장면인데요. ‘강당이 거제도포로수용소답지 않게 대형트리와 휘황찬란한 장식이 있다. 괄호 치고 미술팀 만세’라고 적혀 있어요. 그런 문구들이 감독님이 구현한 영화 색깔이 어떤지 알게 해주더라고요. 또 하나는 기수가 탭에 빠져서 소리들이 음악으로 들릴 때가 있어요. ‘로기수 눈을 떠보니 빨래 찍는 소리, 낙엽 스쳐가는 소리, 군인들의 발소리까지 음악소리까지 들린다’라고요.

Q. 원래 음악 혹은 음악영화에 대한 관심이 있었나요?
관심이 있고, 좋아해서 자주 듣기도 해요. 물론 어떤 특정된 가수나 장르를 좋아하는 건 아니고요. 그냥 좋으면 듣고, 깊게는 잘 몰라요. 노래를 듣다가 좋아서 ‘이 사람 누구지?’라고 찾아서 몇 곡을 더 들어보기도 해요. 찾아보니 공연을 하길래 가서 본 적도 있고요. 우연히 듣게 된 노래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알게 된 사비나 앤 드론즈라는 분이 있는데, 좋아서 공연도 다녀왔었거든요. 올해 초에 제가 드라마 ‘미스트리스’를 했는데 그분이 OST를 부르신 거예요. 원래 OST 작업을 많이 하지 않던 분인데 신기했죠. 그 이후로 최근에는 여러 OST를 부르고 계시더라고요.

Q. 상모를 돌리는 장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머리를 정말 수도 없이 돌렸는데요. 촬영은 어땠나요?
제가 기본적으로 다 하고, 카메라를 옆에 두고 훅훅 지나가는 장면은 대역분들이 도와주셨어요. 연습량으로 치면 탭댄스랑 비교할 수는 없고요. 어지러워서 엄청 많이 상모를 돌리지는 못 했다. 그런데도 표정이 리얼하게 나왔죠. 저도 감독님도 만족스럽게 나왔다고 하셨어요. 코끼리 코를 50바퀴 돌고 1분 쉬었다가, 그걸 10번 한 느낌이에요. 나중에는 쉬고 있는데도 계속 어지럽더라고요. “1번 더 할 게요”라고 하시니, 제 의지와 상관 없이 리얼한 표정이 나왔어요. 그 모습이 잘 포착됐어요.

Q. 병삼 캐릭터는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아픈 사연을 담고 있는 복잡한 감정의 인물이었어요. 어떻게 감정을 잡고 연기했나요?
탭댄스를 추고, 유쾌한 면도 있지만 병삼이는 감정의 90% 이상이 아내에 대한 그리움이 크게 있던 인물이라 생각했어요. 저는 조금 다큐적으로 접근하고 싶었어요. 생이별을 한 분들이나 이산가족 분들,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다큐들을 많이 봤어요. 진짜 감정들을 쌓고 싶었거든요. 병삼의 그리움, 절실함, 아내에 대한 정서를 항상 가지고 있으려고 했어요. 현장에서 장난도 치고 춤을 추더라도, 매번 병삼의 정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어요. 탭댄스 연습을 할 때도 병삼이가 춤을 추는 이유, 춤으로 유명해져서 아내를 만나고 싶은 절실함을 생각하면서 했죠.

Q. 굉장히 캐릭터에 파고드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너무 몰입하게 되면 일상생활이 힘들지 않나요?
너무 재밌는 시나리오에 매력적인 인물이었잖아요. 인물이 가진 정서가 필요했기 때문에 그렇게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죠. 그렇다고 해서 일상에 심하게 지장을 주지는 않아요. 저도 모르게 나와는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인터뷰를 할 때 슬픈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스윙키즈’ 댄스단의 이야기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훅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여기서 터지면 뻘쭘해지잖아요(웃음). 그래서 그냥 지나갔는데, 아직 저에게 정서가 남아는 있는 것 같아요.

Q. 준비를 철저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연기에 아쉬웠던 부분이 있나요?
저는 항상 제 연기에 100% 만족하지는 못해요. 연기를 하다 보면 “이 신에서는 A, B, C 중에서 감정이 나올 것 같아”라고 생각하면서 연기를 준비해요. 그러다 현장에서 촬영을 하면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F라는 감정이 나올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 너무 희열을 느껴요. 최대한 감정의 재료들을 내 안에 넣어두고 그게 잘 나오면 좋지만, 저도 모르게 무장해제돼서 나오는 행동들이 있거든요. 이번에 그런 게 부족했던 것 같아서 아쉬워요.

Q. 그래도 F라는 감정이 나왔던 장면이 있을 것 같은데요.
경수가 북한의 미인을 이야기하다가 얼굴이 빨개지는 장면이 있는데요. 제가 뒤에서 경수에게 장난을 치는데, 그 행동은 순간적으로 나온 거예요. 경수는 판래가 한 줄 알고 손을 치우려고 하는데, 제가 했던 거죠. 전혀 계산하고 나온 행동이 아니었어요. 순간 경수에게 장난을 쳐주고 싶더라고요(웃음). 자연스럽게 잘 나왔어요.

Q. 강형철 감독이 영화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들이 많았어요. 오정세 씨가 유독 와닿았던 메시지가 있다면요?
메시지는 가져가는 관객들마다 다를 텐데요. 제가 느낀 것은 이념 때문에 싸우고, 결국 전쟁이 일어나서 사람이 죽잖아요. 전쟁이라는 게 굉장히 무서운 거고 가족을 죽게 만들기도 하는데, ‘이념이 진짜 중요해?’라는 질문을 줄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해요. 그런 메시지를 가르치려고 하지 않고, 귀엽고 신나는 상황에서 갑자기 확 오거든요. ‘그래 전쟁은 무서운 거였지’라고 느끼게 되더라고요.

Q. 2018년을 되돌아봤을 때, 어떻게 보낸 것 같나요?
올해 초에 ‘미스트리스’를 했고, 저예산 영화를 한 작품 찍었고, 저번 주부터 드라마 ‘진심이 닿다’를 즐겁게 촬영하고 있어요. 또 새로운 감정들을 넣고 있죠. 저는 작품을 만날 때마다 치열하게, 열심히 해온 것 같아요. 배우로서는 좋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고요. 개인적으로 처음 연기할 때부터 목표는 ‘즐겁게 연기하자’거든요.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렇게 하고 있어요. 물론 고민도 하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지만 즐겁게 과정을 임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고요.

Q. 내년에 세운 목표가 있다면요?
어떤 작품을 만날지는 모르지만 즐겁고 지치지 않게 했으면 좋겠어요. 누구를 만날지도 모르지만 좋은 경험이던, 나쁜 경험이던 삶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고요. 내년에 만나게 될 작품을 기대하고 있고요. 늘 즐겁게 작업하고 싶어요.

 

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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