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SKY 캐슬’ 김서형 “카리스마 김주영? 로봇 연기로 탄생”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악역을 이렇게 맛깔나게 표현하는 배우도 없었다. 분명 시청자들에게 미움을 살만한 캐릭터였으나 그는 오히려 시청자들의 사랑과 응원을 한 몸에 받았다. 바로 배우 김서형의 이야기다. 10년 전 드라마 ‘아내의 유혹’을 통해 역대급 악역을 선보였던 김서형은 ‘SKY 캐슬’로 ‘악역의 달인’ 다운 역량을 마음껏 뽐냈다.

지난해 11월 첫 방송된 JTBC 드라마 ‘SKY 캐슬’은 시청률 1.7%(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에서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비지상파 채널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우며 작품성을 입증했다. 염정아, 정준호, 이태란, 오나라, 윤세아 등 내로라하는 실력파 배우들을 비롯해 입시 현실을 생생하게 표현한 대본까지 ‘SKY 캐슬’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누구 하나 지지 않는 탄탄한 배우들 사이에서 김서형은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감수하시겠습니까” 등 유행어와 스타일까지 ‘김주영 신드롬’을 불러일으키며 제2의 전성기를 알렸다. 김서형은 어떻게 ‘SKY 캐슬’과 만났고 ‘쓰앵님’ 김주영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김서형에게 직접 물어봤다.

제니스뉴스와 김서형이 지난 1월 29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주영이 제 인생 캐릭터라고 불릴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SKY 캐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인 김서형. 사실 알고 보면 웃음도 많고 개그도 좋아하는 김서형과 나눈 솔직한 대화를 공개한다.

Q. ‘SKY 캐슬’이 인기리에 종영했는데, 소감이 궁금하다.
‘SKY 캐슬’이 잘 돼서 포상휴가를 가게 됐다. 굉장히 기대가 되고, 또 요즘 제2의 전성기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초반에는 잘 몰랐다. 그런데 밖에 나가면 10대 아이들이 많이 알아봐 준다. 팬층이 더 두터워진 것 같아서 신기하고 좋다.

Q. ‘SKY 캐슬’의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휘몰아치는 전개와 각각 캐릭터의 특색이 정확해서 좋은 것 같다. 모두가 주연처럼 보이는 게 ‘SKY 캐슬’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또 김주영만 보더라도 기존에 규정된 선생님의 느낌이 아니다. 이렇게 특색 있는 역할에 대한 시청자의 목마름이 있었던 것 같다.

Q. 극중 가장 외로운 캐릭터가 아닐까 싶다. 김주영 캐릭터를 표현하면서 어떤 게 가장 힘들었을까?
김주영이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풀어지지 않아서 어려웠다. 그래서 감독님께 여쭤보고 싶었는데, 모든 이야기를 알면 나름대로 좋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작가님이 종방연 날 “어떻게 전화 한 통을 안 했냐”고 물어봤다. 작가님도 김주영 캐릭터가 가장 힘들었다고 하셨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작가님과 제가 고민했던 지점이 똑같았다.

김주영이라는 인물은 어떤 사람이 찾아오든 간에 우두머리처럼 앉아서 포커페이스를 보여줘야 하는데 이게 자칫 지루해 보일까 걱정을 했다.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완급조절도 어려웠다. 작가님도 이 부분이 어렵다고 하셨고, 그 고민이 저한테 고스란히 느껴졌다는 게 신기했다.

그래도 감독님이 제 연기를 이해해주시고 끝까지 지켜봐 주셔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어쩌면 굉장히 힘든 시기가 될 수도 있었는데 전적으로 저를 믿어주셔서 더 신이 나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 평소에는 "힘들다", "지친다"는 말을 달고 사는데 카메라가 돌아가면 훨훨 날아다닌다. 'SKY 캐슬'을 하기 전에는 내가 이렇게 카메라를 좋아하는 지도 몰랐다.

Q. 김주영의 말투도 주목을 받았다. 감정을 꾹꾹 담아내는 톤의 말투였는데,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처음에는 어떻게 잡아야 할지 감이 안 왔다. 이게 잘못하면 사극톤이 될 수도 있어서 말투나 연기 톤보다는 스타일링을 먼저 잡았다. 그리고 나서 연기를 잡았는데, 최대한 로봇 연기를 하려고 했다. 걸어갈 때도 가방이 안 흔들리게 꽉 잡아서 로봇처럼 보이도록 했다. 그러다가 감정을 표현해야 할 때는 가방을 살짝 흔들었다. 손을 쓰는 순간 감정이 나올 것 같았다.

Q. 김주영 패션, 김주영룩도 화제가 됐다. 
평소에도 블랙을 좋아하는 편이고, 블랙을 입으면 김주영 특유의 강렬한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김주영은 세련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다면 제가 가장 세련되게 표현할 수 있는 블랙을 입어야 했다. 한 번은 블랙이 아닌 다른 색을 입어보려고 했는데, 김주영만의 색을 잃는 것 같았다. 또 감독님께서 “캐슬 엄마들이 화려하기 때문에 블랙으로 임팩트를 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 다만 한가지 힘든 게 있었다면 머리가 짧아서 묶는 스타일이 힘들었다. 하하. 그거 하나만 풀고 싶었다.

Q. 김주영의 이야기가 극 후반에서 다뤄져 초반에는 다른 인물들에 비해 분량이 적었다. 아쉽지는 않았는지.
저도 시청자의 입장에서 재미있게 잘 보고 있었다. 물론 저도 잘 나오고 있었지만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조금만 더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걸 해소해준 게 엔딩이었다. 많이 안 나오더라도 엔딩을 보면 항상 만족스러웠고 소름이 돋았다.

Q. ‘SKY 캐슬’이 엔딩 장인으로도 주목을 많이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엔딩 하나 꼽자면?
16, 17회부터 엔딩이 바뀌어서 다음 화 장면이 미리 나갔다. 엘리베이터 신도 원래는 다음 회였는데, 엔딩에 나와서 놀랐다. 원래는 김주영이 엔딩으로 알고 있었는데 ‘우주’(찬희 분)을 잡으러 경찰차가 오는 장면이 마지막에 나왔다. 내가 엔딩인 줄 알았는데 조금 섭섭했다. 하하.

기억에 남는 엔딩은 ‘마왕’ 곡이 나오는 장면이었다. 그 방송은 집에서 세꼬시 먹으면서 봤는데, 너무 무서워서 “김서형 어딨어. 저건 김서형이 아니야. 김주영 왜 이렇게 무서워”하면서 봤다. 하하. 사실 대본도 미리 봤고, ‘마왕’도 들었는데 막상 방송으로 보니 굉장히 잘 나왔고 멋졌다.

Q. ‘SKY 캐슬’이 40대 여성들이 메인이 된 작품이어서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 같다.
‘위기의 주부들’처럼 미국 드라마에는 40대 배우들이 이끄는 작품이 많다. 그런데 국내에는 40대든 50대든 배우들은 있는데 할 게 없다. 어떤 배역을 보면 연륜 있는 사람이 하면 좋을 것 같은데 20대, 30대 어린 배우들이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미 시청자의 눈은 높아졌고 다양한 콘텐츠를 목말라한다. 그런데 왜 정작 만드는 사람들은 시도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사람들은 계속 신선한 것을 먹고 싶어 하지 오랫동안 묵힌 것을 먹고 싶지 않다. 그래도 최근에는 여러 곳에서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지금은 도전의 시기와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Q. 지금까지 강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주로 맡았다. 발랄하고 가벼운 역할을 해보고 싶지 않은 지 궁금하다.
최근 촬영한 영화 ‘미스터 주’가 그런 느낌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큰 역할은 아니지만 적재적소에 웃음을 줄 수 있는 재미있는 캐릭터다. 물론 이것도 감독님이 자르지 않아야 보여드릴 수 있다. 하하. 무거운 역을 주로 맡다 보니 저도 다른 느낌의 연기를 해소할 곳이 필요한데, 직접 찾지 않으면 역할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 제가 힐링하고 해소할 수 있으면 단편영화든 장편영화든 구분 안 하고 다 할 것 같다. ‘미스터 주’도 역할이 작았지만 할 수 있음에 감사한 작품이다. 

Q. 쉬지 않고 작품을 했는데, ‘SKY 캐슬’ 이후 휴식기를 가질 예정인지.
저는 오래 못 쉬는 성격이다. 찾아줄 때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쉴 수 있다면 3~4개월 정도만 쉬고 싶다. 이번 설에는 화보를 찍으러 일본을 갈 예정이다. 시간이 되면 하루 정도 일본에서 여행을 할 것 같다.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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