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로별’ 정유진 “물 들어올 때? 더 큰 배에서 노를 저어볼게요”
▲ (사진=)
▲ 배우 정유진 (사진=FNC엔터테인먼트, 디자인=변진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정유진은 참 ‘열일’하는 배우다. 지난해만 3개의 드라마로 시청자들과 만났고, 올해도 상반기부터 ‘로맨스는 별책부록’으로 활약했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라는 말을 제대로 실천한 정유진, 이제는 조금 더 큰 배로 노를 젓겠다고 했다.

제니스뉴스와 정유진이 15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FNC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벌써 끝났다니 너무 아쉬워요. 회의실만 보면 선배님들 생각이 나요. 아직 제 마음은 드라마를 떠나 보내기가 아쉽네요. 메이킹 영상들을 보시면 알겠지만, 저희 현장은 정말 웃음이 떠나지 않았어요. 모든 배우들이 유쾌했고 덕분에 재밌게 촬영했어요. 배우뿐 아니라 감독님, 스태프분들 다 너무 밝고 유쾌하시거든요. 그래서 촬영 분위기가 너무 완벽해서 좋았어요”

‘로맨스는 별책부록’은 책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 작품은 도서출판사 겨루를 주요 배경으로 각 인물들의 삶, 로맨스를 따뜻하게 그리며 호평을 받았다. 특히 인물들의 독백은 한 편의 시처럼 감성적이었고, 한 회가 끝날 때면 독백을 텍스트로 표현해 몰입을 높였다. 정유진 역시 자신에게 와닿은 꼬리말이 있다고 소개했다.

“저도 끝에 그런 장면들이 나올 줄 몰랐는데 보니 너무 좋더라고요. 시청자분들이 그 꼬리말을 좋아해주셨고요. 개인적으로 특히 좋았던 꼬리말은 저와 서준(위하준 분)이 전시관에서 우연히 마주치는 신이 있는데 거기에 꼬리말이 있더라고요. 그 장면을 캡쳐해놨어요. ‘어떤 한 순간을 누군가와 공유한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그 순간이 그저 우연일 뿐이라 하더라도 그 우연의 순간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마음이 열려있다면, 순간은 또 다른 가능성으로 길을 뻗는다’예요. 사람의 인연이 친구던, 연인이던 우연이 인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래서 공감이 많이 됐어요”

▲ 배우 정유진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배우 정유진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정유진이 연기한 송해린은 도서출판 겨루의 콘텐츠개발부 편집팀 대리다. 상사에게는 신임받고 신입에게는 두려움이 대상인, 직장생활의 정석이라 불리는 똑부러지는 인물. 정유진은 커리어우먼의 모습을 잘 표현하기 위해 신경 썼다.

“회사생활을 직접 경험해보지 않아서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들으면서 준비했어요. 촬영하면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표지가 만들어지는 모습 등을 직접 봤어요. 파쇄 현장도 직접 가서 목격했거든요. 그렇게 출판 과정에 대해 알게 되니 더욱 캐릭터에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캐릭터를 통해 명확하게 드러내고 싶었던 것은 해린이 회사에서 일하는 능력이에요. 후배에게 화를 내는 것도 명확한 이유가 있어야 했고, 차갑고 무서운 선배지만 그게 과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했고요. 업무 능력에 있어 뛰어난 캐릭터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정유진은 ‘경단녀(경력단절녀)’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봤다. 극중 이나영이 연기한 강단이는 명문대학교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우수한 사원으로 활약했지만, 결혼 후 육아에 몰두하느라 경력이 단절돼 재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결국 학벌과 경력을 숨기고 도서출판 겨루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인물이다. 정유진은 자신이 직접 경단녀를 표현한 것은 아니었지만, 강단이의 모습을 보며 과거 모델 생활을 떠올리곤 했단다.

“강단이를 보면서 모델 생활이 많이 떠오르더라고요. 오랜 기간 모델 생활을 했는데 잠시 쉬었던 후에 저를 불러주지 않는 경우나, 의도치 않게 쇼에서 잘렸던 경험이 있거든요. 당시의 추억이나 아픔이 많이 생각났어요.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경단녀의 삶에 대해 공감하셨을 것 같아요. 주변 지인 중에도 출산을 하게 됐는데,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회사에서 안 좋게 나와야 했던 아픔이 있고요. 사회적으로 조금 더 그 부분이 개선됐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배우 정유진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배우 정유진 (사진=FNC엔터테인먼트)

세련되고 현대적인 이미지를 가진 정유진은 그간 커리어우먼 캐릭터를 많이 선보여왔고, 송해린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번에 정유진이 그 어느 때보다 사랑받은 이유는 캐릭터를 입체감 있게 그려낸 작가, 이를 섬세하게 표현한 그의 연기력 덕분이었다. 흠 없이 완벽할 것 같았던 송해린이지만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부드러워지고 슬퍼할 줄 알고, 때로는 의도와 달리 망가지기도 했던 매력적인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오이 알레르기 신의 경우,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하셨어요. 그런 망가짐이 처음이었지만 ‘더 망가질 수 있겠어?’라는 요청에 애드리브도 하면서 장면을 살리려고 했어요. 저뿐만 아니라 함께한 배우들이 잘 살려주신 덕분에 재밌게 나왔어요. 만두 앞에서 우는 장면은 해린이가 부모님 앞에서 감정을 터트리는 거였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욕심이 났어요. 마음을 표출하면서 우는데, 만두집 딸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귀엽기도 했던 것 같아요. 작가님이 해린이를 그런 식으로 사랑스럽게 표현해주셔서 감사했어요. 또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은호(이종석 분)에게 술에 취해서 전화를 하다가, 창밖에 있는 서준과 마주친 신인데요. 처음에는 시련을 당해서 술을 마시는 마냥 슬픈 여자로만 표현이 됐다가, 재촬영을 해서 조금 더 재밌게 느려냈어요. 술 마시고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도 하고, 욕도 해보고, 그러다 서준 눈치도 보고요. 재촬영한 덕분에 결과가 더 만족스럽게 나왔어요”

쉬지 않고 달린 정유진은 잠시 재정비 시간을 가진 후에 다음 작품을 찾을 예정이다. 휴식도 취하고, 여행도 가고, 운동도 하면서 다음을 준비할 거라고. 정유진은 “물 들어올 때 노를 저으라고 하는데, 이제는 노를 더 잘 젓고 싶다”라고 욕심을 드러냈다.

“배우로서 욕심이 커요. 좋은 캐릭터를 만나면 쉬고 싶다가도 하고 싶어서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도 이번에는 조금 쉬면서 재정비할 시간을 가지려고요 하고요. 우선 찍어둔 영화 하나가 아직 개봉을 하지 않았고, 올해 초에 ‘유열의 음악앨범’이라는 영화도 촬영했어요. 올해 중하반기쯤 개봉할 예정이에요. 그동안 제가 해왔던 역할들은 저랑 다른 캐릭터거든요. 사실은 평소 잘 꾸미지 않고, 털털한 스타일인데 그런 캐릭터는 해보지 못했어요. 편안하게 정유진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도 만나보고 싶어요”

단기적인 목표를 이야기한 정유진에게 장기적인 목표도 물었다. 자신이 대중에게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을까.

“저를 보는 분들이 힐링이 되고, 편안해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렇게 되는 게 어렵지만 저의 꿈이에요. 제가 이번 작품으로 사랑을 많이 받은 만큼, 저도 사랑을 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항상 좋은 에너지를 드리는 배우가 되도록 열심히 할 테니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