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왜그래 풍상씨' 전혜빈 ① "찰떡 같은 워맨스? 멜로도 잘할 자신 있어요"
[Z인터뷰] '왜그래 풍상씨' 전혜빈 ① "찰떡 같은 워맨스? 멜로도 잘할 자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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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혜빈 (사진=신경용 기자)
▲ 전혜빈 (사진=신경용 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어떤 고난과 역경에도 버틸 수 있는 힘은 강한 마음에 있다. 전혜빈은 그런 사람이었다. 자신만의 뚜렷한 소신으로 어려운 시절을 버텨냈다. 그리고 그때의 경험을 무기 삼아 '왜그래 풍상씨'를 만났고, 끝내 빛을 발했다.

전혜빈은 지난 2002년 그룹 '러브'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이사돈(24시간 돈다)', '댄싱퀸'이라는 수식어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았다. 하지만 배우 활동에 수식어는 편견이 됐고, 이를 깨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전혜빈은 천천히 자신의 무기를 연마했고, 드라마 '또 오해영'에 이어 '왜그래 풍상씨'를 만나 과거의 꼬리표를 떼어냈다.

전혜빈은 "'느리더라도 소신껏 하겠다'고 마음먹었고, '그렇게 최선을 다해도 안 된다면 하지 말자'고 생각했어요. 제가 오를 앞으로의 산이 얼마나 높은지는 모르겠지만 뚝 떨어질 거 같진 않아요"라고 확신 있는 목소리로 이야기했다. 

전혜빈은 '풍상'(유준상 분)의 네 동생 중 가장 정상적인 캐릭터 '정상'을 연기했다. 정상은 대학병원 의사로 팩트 폭격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풍상의 마음속 든든한 기둥이며, 어깨를 하늘 높이 세워주는 똑똑한 동생이다. 또한 만나기만 하면 싸우는 이란성 쌍둥이 '화상'(이시영 분)의 언니로 이시영과 만나 환상의 현실 자매 케미를 완성했다. 

제니스뉴스와 전혜빈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왜그래 풍상씨'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이날 전혜빈은 이번 작품, 함께한 동료들, 현장에 대해 대단한 애정을 드러냈다. 커다란 눈이 촉촉해질 정도로 '왜그래 풍상씨'에 대한 여운과 시청자에 대한 감사를 표한 전혜빈과의 대화를 이 자리에 전한다. 

▲ 전혜빈 (사진=신경용 기자)
▲ 전혜빈 (사진=신경용 기자)

Q. '왜그래 풍상씨'는 시청자의 큰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종영했다. 소감이 궁금하다.   
많은 사랑을 받은 걸 실감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아직까지도 주변에서 "잘 봤다", "울면서 봤다"라는 피드백을 받고 있다. 하하. 배우로서 2019년을 '왜그래 풍상씨'와 같은 작품으로 시작해 든든한 마음이다. 큰 사랑에 감사하다.

Q. 포상 휴가를 부산으로 떠났다고 한다. 
처음엔 부산이 아니라 강원도였다. 다들 해외라고 생각했는데 부산이어서 "벌칙 받는 거 아니냐"고 농담하기도 했다. 하하. 하지만 생각해보면 해외여행은 고생한 모두가 함께 가기 어렵기도 했다. 부산으로 가서 정말 신나게 놀았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순조롭게 무사히 잘 놀다 왔다. 술도 많이 마셨다. 하하. 

Q. '왜그래 풍상씨'는 사랑과 혹평을 함께 받았다. 이에 대한 전혜빈의 생각은? 
'왜그래 풍상씨'는 사랑받을 수밖에 없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보는 분들은 답답하고 울화통 터졌을 수도 있지만, 모든 캐릭터가 가족 중 한 명 같았다. 드라마틱 하고, 강렬하게 보여드린 건 맞지만, 전 막장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우리 드라마는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큰일들을 저지르는, 그런 질적으로 안 좋은 신들이 있는 드라마가 아니었다. 단지 상황이 답답했을 뿐이다. 그런 답답한 모습을 지칭하는 장르가 없어서 막장이라고 한 것 같다.

Q. '왜그래 풍상씨'를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처음엔 '왜그래 풍상씨'를 못할 뻔했다. 작품은 너무 재미있었는데, 먼저 약속한 작품이 있었다. 계약은 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해서 안타깝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감독님이 "문 작가님과 함께 한다는 건 배우에게 엄청난 일이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연치 않게 약속했던 작품이 무기한으로 딜레이 됐다. 그래서 기적처럼 '왜그래 풍상씨'에 합류하게 됐다. 하하.  

Q. 전혜빈에게 정상은 어떤 캐릭터인가?
사실 정상은 피하고 싶은 캐릭터였다. 지금까지 무뚝뚝하고 차가운 역할을 해와서 따뜻하고 재미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었다. 자신은 없었지만 화상 캐릭터도 재미있어 보였다. 하하. 하지만 감독님이 "이정상은 전혜빈 아니야?"라고 캐스팅 이유를 말해주셨다. 저를 떠올려주셔 정말 감사했다.  

▲ 전혜빈 (사진=신경용 기자)
▲ 전혜빈 (사진=신경용 기자)

Q. 문영남 작가는 시청자를 사로잡는 필력을 가진 스타 작가다. 호흡은 어땠는가?
작가님은 예술가 같다. 디테일의 극치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또한 모든 배역을 가장 깊게 이해하는 분이다. 대본 리딩을 할 때도 모든 대역이 본인이었다. 연기도 정말 잘 하셔서 저희가 봤을 때 항상 정답인 모습을 보여주셨다.  

Q. 극 중 정상은 팩트 폭격기다. 표현하는데 어려웠던 점은 없었을까?
정상은 일상의 구어체가 아니라 딱딱 집듯이, 이야기를 끊듯이 말해 처음엔 어려웠다. 초반에는 대사를 칠 때 땀이 났다. 그런데 작가님이 "정상은 로봇 같아야 해. 말하듯 하면 안 되고 피도 눈물도 없다가 오빠랑 있을 때만 감정을 온전히 보여야 해. 평소엔 감정을 보여주지 마"라고 알려주셨다. 정상이가 온전히 다가온 건 화상이 제가 유부남과 만난다는 걸 폭로해서 풍상 오빠에게 맞는 장면이었다. 그때 처음 눈물을 흘렸다. 그 신으로 정상이가 만들어졌고,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 

Q.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던 작품인 것 같다. 애정이 대단한 것 같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그랬을 거다. 이 드라마를 단 한 사람도 허투루 한 사람이 없다. 선생님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보희 선생님은 '이보희 배우가 앞으로의 신들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된다'는 댓글에 고민하면서 노력하셨다. 박인환 선생님도 노하우가 있으니 연기에 욕심 안 내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내 딸을 위해 간을 주겠다"는 장면에서 재촬영하겠다고 욕심을 내셨다. 

Q.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가?
연기도 연기지만 대사를 틀릴까 봐 걱정했다. 틀리면 엄청난 피해를 주는 느낌이었다. 현장에서 소리를 내서 외우기도 했고, 지호 오빠는 현장에서 대본을 보는 타입인데 줄을 쳐가면서 연습했다. 배우로서 큰 선물 같은 일들이었다. 

Q. 이시영과 작품에서 항상 티격태격하며 부딪혔다. '또 오해영' 때도 그랬던 것 같은데, 유난히 여배우들과 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저에게 멜로를 안 시켜주셔서 그런 것 같다. 하하. 인정하고 싶지 않다. 멜로도 잘할 자신 있다.

하지만 여배우들과 합이 잘 맞는 건 사실이다. 제가 조금 둥글둥글한 편이다. 자가 칭찬인 거 같지만, 그래서 편하게 지내고, 금방 친해진다. 하하. 시영 언니도 워낙 털털해서 엄청 친해졌다. 

▶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