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 패션 디자이너 박환성 ① K-패션을 만드는 사람
▲ '디앤티도트' 박환성 디자이너 (사진=오치화 기자)
▲ '디앤티도트' 박환성 디자이너 (사진=오치화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최근 스트리트는 오래된 것, 편한 것, 그리고 스포티에 열광한다. 이 트렌드는 K-패션이라는 이름 하에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세계 패션 업계에서 K-패션의 입지가 점점 더 커져가는 지금, 그 중심에는 K-패션을 이끌어갈 차세대 디자이너로 주목받고 있는 ‘디앤티도트’의 박환성 디자이너가 있다.

‘디앤티도트(D-ANTIDOTE)’는 박환성 디자이너가 오랜 시간을 보낸 영국 런던과 현재 베이스를 두고 있는 서울, 두 도시 고유의 특성을 접목해 디자인으로 풀어나가는 브랜드다. 특히 다양한 협업을 통해 매 시즌 새로운 것을 만들며 1020세대 패션 피플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지난 2017 F/W 시즌부터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와 협업한 이후 미주 및 유럽 지역으로 세일즈를 확대해 앞장서 전 세계에 K-패션을 알리고 있다. 꾸준히 글로벌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는 디앤티도트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욱 기대되는 가운데, 디앤티도트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박환성 디자이너를 찾았다.

2019 F/W 서울패션위크를 성공적으로 마친 디앤티도트의 박환성 디자이너와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디앤티도트 쇼룸에서 만났다.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앤티도트(ANTIDOTE, 해독제)’같은 역할을 하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밝힌 박환성 디자이너. 빠르게 변하는 패션 업계 속에서 꾸준히 디앤티도트만의 색을 잃지 않으며 세계 패션 시장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비결을 직접 물었다.

Q. 디앤티도트는 어떤 브랜드인가요?
‘앤티도트’는 해독제라는 뜻이에요. 말 그대로 패스트 패션과 럭셔리 패션으로 양분화되는 시장에 중독된 소비자에게 해독제 같은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어지러운 패션 업계에서 해결 수단이 되고 싶은 브랜드예요. 저희는 유스 컬처에 기반을 두는 브랜드로, 스트리트 문화를 사랑하고 젊은이들의 문화 코드에 발맞춰 나아가고 있어요.

Q. 디앤티도트하면 스포티한 무드가 매력적이에요. 처음부터 스포티 웨어에 관심이 많았나요?
그건 아니에요. 레트로 콘셉트에서 영향을 받은 브랜드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스트리트 문화에 관심을 가졌어요. 특히 90년대에 스포츠 웨어가 크게 유행했는데, 그쪽에서 접근하다 보니까 스포츠 웨어를 접목하게 됐어요. 또 ‘휠라’라는 브랜드와 협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게 되면서 스포티한 무드를 띄는 의류가 많아지게 됐죠.

▲ 쇼룸에서 옷을 보고 있는 박환성 디자이너 (사진=오치화 기자)
▲ 쇼룸에서 옷을 보고 있는 박환성 디자이너 (사진=오치화 기자)

Q. 얼마 전 2019 F/W 서울컬렉션을 성공적으로 마쳤어요. 특히 처음으로 지하 3층에서 쇼를 진행해 화제가 됐었죠. 지하 3층에서의 쇼는 어땠나요?
어려움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처음이다 보니까 시행착오도 있었던 것 같아요. 층고가 낮아서 답답해 보이기도 했고, 그로 인한 조명과 음향 문제도 있었고요. 관객이 입, 퇴장을 할 때 동선도 불편했어요. 그래도 트렌디한 느낌을 주기에 좋았던 것 같아요.

Q.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요?
콘셉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어요. 영화 ‘스페이스 잼’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농구와 공상과학의 믹스 매치로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동안 휠라와 여러 시즌 협업을 통해 컬렉션을 완성했는데, 이번 시즌에는 휠라 없이 저희 걸로만 보여드려야 해서 색다른 도전을 시도해봤어요.

Q. 어떻게 콘셉트를 잡는지 궁금해요.
매 시즌을 준비할 때 협업과 토픽을 먼저 정해놓고 리서치를 시작해요. 재미있는 이슈가 될 만한 것들을 찾아서 디자인으로 풀어나가는 편이에요. 그리고 저희 슬로건이 ‘서울-런던’이에요. 서울과 런던이라는 두 도시에서 공통분모를 찾아서 각 고유의 문화 코드와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등을 크로스오버하려고 노력해요. 저희가 현재까지 뉴트로를 콘셉트로 한 컬렉션을 진행했는데, 아마 다음 시즌까지는 뉴트로에서 파생된 쇼를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환성 디자이너 (사진=오치화 기자)
▲ 포즈를 취하고 있는 박환성 디자이너 (사진=오치화 기자)

Q. 농구 골대가 무대 위로 올라온 연출도 인상 깊었어요. 매 시즌 독특한 런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연출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콘셉트를 더욱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해요. 딱 10분간 저희 컬렉션을 보여드리는데, 드라마틱한 요소가 포함돼야 기억에 잘 남거든요. 또 저는 ‘보편적 공감대’라는 키워드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요. 쇼를 보는 사람들이 저희 쇼에 공감하기 위해서는 연출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에요. 사람들이 호응할 수 있는 연출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요.

Q. 한동안 무대 위에서 공연을 하거나 모델들이 춤을 추는 등 런웨이를 공연처럼 꾸몄는데, 평소에도 춤과 음악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조예가 깊고 관심이 많지는 않아요. 저희 모토가 ‘해브 펀(Have Fun)’이라서 쇼를 하는 모델들도 항상 재미있게 런웨이를 걸어 줬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항상 저희 쇼에는 춤과 음악이 있는 것 같아요. 의도치 않게 즉흥적으로 런웨이에서 공연이 펼쳐지기도 하고요. 쇼를 보는 사람, 걷는 사람 모두가 즐거운 쇼가 됐으면 좋겠어요.

▲ 콘셉트 보드를 보며 생각 중인 박환성 디자이너 (사진=오치화 기자)
▲ 콘셉트 보드를 보며 생각 중인 박환성 디자이너 (사진=오치화 기자)

Q. 디앤티도트는 국내 브랜드지만 메인 타깃은 해외 시장이라고 들었어요.
네. 저희는 국내에서 판매 활동을 하고 있지 않고 해외가 메인이에요. 해외 반응도 좋은 편이고요. 특히 주력 시장으로 삼고 있는 중화권에서 반응이 점점 올라가고 있어요. 상해 패션위크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쇼가 되기도 했고요.

Q. 해외에서 K-패션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정말 많이 성장했어요. K-팝, K-뷰티의 인기에 힘입어서 K-컬처의 일환으로 패션이 떠오르고 있고요. 하지만 K-패션만의 개성과 정체성같이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어요. 이건 젊은 디자이너들이 더 많이 노력해서 채워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제는 K-패션만의 정체성과 다양성에 있어 조금 더 고민을 해야 하는 시기에요.

Q. 어떤 노력을 하며 좋을까요?
특정 카테고리에 박혀 한가지 이미지로만 인식되는 게 아니라, 매번 새로운 것을 보여주면서 다양성을 넓혀야 해요. 지금은 해외에서 K-패션은 트렌디하고 스트리트에 강화된 이미지로 굳혀지고 있는데, 앞으로 다양한 카테고리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들이 나와서 파리, 런던 등 전 세계로 뻗어나가면 좋을 것 같아요. 디앤티도트는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보여준 편이라 해외 시장 진입은 성공했어요. 이제는 다양한 모습을 꾸준히 잘 보여줘야 할 때인 것 같아요.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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