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열혈사제’ 고준 ② "2019년 목표? 할리우드 갈래요"
▲ '열혈사제' 고준 (사진=비에스컴퍼니)
▲ ‘열혈사제’ 고준 (사진=비에스컴퍼니)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드라마 '열혈사제' 속 '황철범'은 구담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악행을 이끄는 악인 중의 악인이었다. 황철범을 연기한 고준은 강렬한 눈빛과 파워풀한 액션으로 극의 흐름을 휘어잡았다. 악행을 서슴지 않은 황철범이었으나, 고준이 그린 황철범은 밉지 만은 않았다. 때로는 가슴 울리는 감동을 전했고, 때로는 맞고 넉살 좋은 사람 냄새나는 인물이었다. 때문에 시청자들은 황철범을 사랑했다.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 분)과 구담경찰서 대표 형사 ‘구대영’(김성균 분)가 늙은 신부 살인사건으로 만나 어영부영 공조 수사에 들어가고 만신창이 끝에 일망타진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극중 고준은 대범무역 대표 ‘황철범’을 맡아 극을 이끌어갔다. 

고준은 지난 1997년 연극배우로 데뷔한 후, 2001년부터 영화 '와니와 준하' '과속스캔들' '타짜-신의 손' '밀정' '청년경찰' 등에 조연으로 등장하며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어 '굿와이프' '구해줘' 그리고 '미스티'까지 드라마로 영역을 넓혀 대중과 더욱 가까이 만나며 쉼 없는 연기 활동을 펼쳤다. 그리고 이번 드라마 '열혈사제'로 '고준'이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시청률 2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이라는 높은 기록을 내놓으며 2019년 상반기 화제작 중 하나로 떠오른 '열혈사제'. 메인 빌런 황철범을 연기하며 재미와 스릴, 감동을 선사한 고준을 제니스뉴스가 4월 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카리스마 넘치는 강한 눈빛과는 다르게 순박한 미소를 지으며 솔직 담백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털어놓은 고준. 그와 나눈 '열혈사제' 비하인드스토리를 이 자리에 공개한다.

▶ 1편에 이어

▲ '열혈사제' 고준 (사진=비에스컴퍼니)
▲ ‘열혈사제’ 고준 (사진=비에스컴퍼니)

Q. 이번 작품에서 황철범의 맛깔나는 사투리가 인상적이었다. ‘열혈사제’뿐 아니라 전 작품에서도 사투리 연기를 보여줬는데.
많은 분들이 전라도 출신인 줄 안다. 사실 저 서울 토박이다. ‘타짜2’랑 ‘변산’에서 전라도 사투리 연기를 해봐서 사투리가 체화된 상태였다. 그래서 사투리 연기는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런데 '열혈사제'에서 쓰는 사투리는 전라도 사투리가 아니다. 캐릭터 설정을 할 때 감독님께서 "서울말과 사투리 중간의 말투를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황철범은 서울에서 오랫동안 산 사람이기 때문에 사투리가 남아 있지만 서울말도 써야 했다. 그 중간의 느낌을 살리는데 집중했다.

Q. 이하늬 씨와 러브라인도 기대했다. 황철범과 ‘박경선’(이하늬 분)이 아웅다웅 싸우는 모습을 보고 둘이 잘 될 거라는 추측도 나왔는데.
경선과 철범이 처음 마주치는 신을 연기할 때 라이벌이라는 생각으로 연기하려 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라이벌 의식도 있지만, 한 남자로서 이렇게 예쁜 검사가 있으면 이성적인 매력을 느끼지 않겠니?”라고 말씀하셨다. 야망이 넘치는 남자라면 이런 여성에게 충분히 매력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여자 괜찮은데?’라는 마음을 담고 연기했다. 그걸 대중분들이 캐치한 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Q. ‘열혈사제’의 또 다른 재미 중 하나가 패러디다. 웃긴 장면도 굉장히 많은데, 가장 인상 깊었던 신이 있다면?
‘김해일’(김남길 분) 신부가 화가 가득한 상태로 경찰서에 들이닥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다. 화가 가득한 얼굴을 하고 웃으면서 들어오는데, 남자인 제가 봐도 너무 멋있고 소름 돋았다. 그 장면이 ‘열혈사제’의 본격적인 시발탄이었다고 생각한다.

Q. 황철범 신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하나를 꼽자면?
딱히 생각나는 건 없다. 굳이 꼽자면 시청자분들의 반응이 가장 좋았던 한강 신이 아닐까? 하하. 처음으로 정장, 코트가 아닌 옷을 입고 나오는 장면인데, 카메라가 아래부터 위까지 쭉 쓸어 올라온다. 그다음에 차에서 내려 김해일 신부, 구대영 형사와 함께 한강에 서 있는데, 사실 이 장면에 좋은 반응을 보여주시는지 잘 모르겠다. 하하. 정말 부끄럽고 쑥스러운 평가였다. 

▲ '열혈사제' 고준 (사진=비에스컴퍼니)
▲ ‘열혈사제’ 고준 (사진=비에스컴퍼니)

Q. 본인 칭찬에 약한 것 같다.
자체 검열이 정말 심한 편이다. 연기를 하면서도 ‘왜 그만큼 밖에 못 할까. 너는 왜 그러니’라면서 혼자 자책한다. 어렸을 때도 마음이 꽉 닫혀있었다. 남들이 1년 동안 유치원에서 유아 교육을 받는데, 저는 2년 이상 받아야 할 정도로 선천적으로 낯가림과 사회성이 부족했다. 그런데 종교를 만나고, 배우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정말 많이 변한 것 같다.

Q. 어떻게 배우를 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폐쇄적인 상태에 있었을 때 가장 많이 접했던 게 영화였다. 저는 영화 보는 게 너무 좋았다. 그래서 무의식적으로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가 고3 때 우연히 한 대학교 졸업 작품을 보면서 봉인이 깨졌다. ‘저거다’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그래서 연기를 시작하게 됐다.

Q. 그동안 봤던 작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자면?
영화 ‘너는 내 운명’이다. 죽기 전에 꼭 한번 ‘너는 내운명’ 황정민 씨 같은 역을 해보고 싶다. 사실 독립영화에서는 가슴 아픈 사랑처럼 지금과는 다른 역할을 주로 했었다. ‘타짜 2’에서 강한 역을 하면서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예쁘고 아름다운 멜로 말고, 아픈 사랑, 또 소시민을 대변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저는 지금까지 서민, 소시민에서 벗어난 적이 없다. 엘리트가 된 적도 없다. 그런데 요즘은 악역이나 부가 많은 역할을 주로 받는다. 어떤 역을 주시던 정말 감사하지만, 꼭 한번 서민, 소시민을 대변할 수 있는 역을 맡아보고 싶다. 

Q. ‘미스티’에서 보여준 치정 멜로를 다시 한번 해달라는 말도 많다. 
더 나이 먹기 전에 멜로를 더 하고 싶다. 하지만 역할이 와야 할 수 있는 거다. 하하. 치정 멜로, 격정 멜로, 지독한 사랑도 더 해보고 싶다. 언젠가는 ‘고준’하면 ‘멜로의 장인’이 떠오를 수 있었으면 좋겠다.

▲ '열혈사제' 고준 (사진=비에스컴퍼니)
▲ ‘열혈사제’ 고준 (사진=비에스컴퍼니)

Q. ‘열혈사제’가 고준의 배우 인생에서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가장 큰 수확은 배우들인 것 같다. 제가 배우들을 보면서 각각 떠오른 수식어가 있다. 남길은 정의로움, 성균은 너그로움, 하늬는 은혜로움이다. 저는 잘 모르겠는데, 하늬가 별명을 하나 지어줬다. ‘바사’인데, ‘바보 사자’의 줄임말이다. 생긴 건 사자같이 생겼는데, 배우들이랑 같이 있으면 제가 바보가 된다. 애들이 너무 좋아서 장난쳐도 계속 웃는다.

남길, 상균, 하늬, 형묵이 형 그 외의 다른 배우들까지 합이 정말 좋았다. 모든 배우들이 좋은 에너지를 갖고 있었고, 그래서 시너지가 더더욱 좋았던 것 같다. 선한 기운들이 뭉쳐서 만든 작품이라 좋은 기억만 남을 것 같다. 잘 된 작품 중에 현장이 정말 치열하고 욕이 난무하고, 에너지도 나쁜 경우가 있다. 그래도 성공한 작품이 되기도 하는데, 이번 현장은 ‘열혈사제’의 결말처럼 ‘선의의 승리’ 거둔 작품으로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Q. 배우로서 목표가 있다면?
어려움이 있는 후배들을 도와줄 수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 아직은 힘이 강하지 못해서 깊게 못 도와준다. 제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면 언제든 도와주고 싶다. 살다 보면 누군가를 도와줬는데, 오히려 내가 사건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걸 여러 번 겪다 보면 힘이 빠진다. 저는 도움에 있어 그런 힘든 것에 아랑곳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생을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보내고 싶다.

Q. 2019년 목표가 궁금하다.
제가 신년이 되면 항상 그 해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쓴다. 너무 신기하게도 그동안 써놓은 위시리스트가 다 이뤄졌다. 이번에도 꼭 이뤄지길 바란다. 최단기간 목표로 잡고 있는 건 영어 공부다.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할리우드에 입성하고 싶다. 하하. 제가 종종 "아시안계 미국인처럼 생겼다"는 소리를 듣는다. 영어만 잘 하면 좋아해 주실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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