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열혈사제' 김남길 ② "한국의 주성치 되고파, 망가져도 괜찮아"
▲ '열혈사제' 김남길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열혈사제' 김남길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망가지는 연기요? 사실 코믹한 연기 굉장히 좋아해요. 어릴 때부터 꿈이 ‘한국의 주성치’가 되는 거였죠”

김남길이 SBS 드라마 ‘열혈사제’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최근 종영한 ‘열혈사제’는 다혈질 가톨릭 사제 ‘김해일’(김남길 분)와 겁쟁이 형사 ‘구대영’(김성균 분)이 살인 사건으로 만나 어영부영 공조 수사를 하는 익스트림 코믹 수사극이다. 극중 김남길은 세상과 사회에 분노하는 뜨거운 신부 ‘김해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김해일로 분한 김남길은 기존에 딱딱하고 시크한 모습을 버리고 코미디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대중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사제라는 직업을 가졌음에도 정의를 위해서라면 거침없는 발차기를 날렸고, 다혈질에 코믹한 요소를 듬뿍 넣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사제 연기를 완성시켰다.

화를 참지 못하는 분노조절장애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 때려 부수는 다혈질까지 히어로라고 부르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김남길의 돌려차기와 거침없는 욕설은 시청자들에게 대리만족과 카타르시스를 선물했다. 이는 곧 높은 시청률로 이어졌다. ‘열혈사제’는 22%(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호평 속에 종영했다.

여전히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열혈사제’의 흥행 중심에 서 있는 김남길을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동안 보여줬던 이미지와는 다르게 김남길은 ‘열혈사제’의 김해일 그 자체였다. 때로는 진중하면서 때로는 유쾌한 매력을 뽐낸 김남길. 그와 함께한 웃음 가득한 인터뷰 현장을 지금 공개한다.

▶ 1편에 이어

▲ '열혈사제' 김남길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열혈사제' 김남길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Q. 김남길 표 코믹 연기도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코믹 연기를 보기는 힘들었는데.
사실 코믹 연기를 굉장히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꿈이 ‘한국의 주성치’가 되는 거였다. ‘재미있는 영화’라고 패러디로 뭉쳐 있는 영화가 있다. 그렇게 B급 감성을 가진 코미디를 정말 좋아한다. 어릴 때부터 주성치 영화를 보면서 주성치 스타일의 코믹 연기를 따라 했다. 그렇게 제 스타일의 코미디를 만들어왔다. 이번 작품에서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좋았다.

저는 배우가 한 가지 표정만 보여주는 건 이기적인 것 같다. 이 작품이 뭘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파악하고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해적’을 할 때 이런 것들을 간과해서 ‘편하게 놀면 되겠지? 그냥 나 같이 연기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말 큰 오산이었다. 자괴감이 들었고, ‘연기가 나랑 잘 안 맞나’ 생각도 했다. 좋아하는 거랑 잘 하는 거랑 다르다. 단순히 웃기면 되는 게 아니라 캐릭터를 잘 파악하고 여러 가지 표정으로 연기하는 게 중요하단 걸 깨달은 포인트였다.

Q. 일상에서도 웃겨야 한다는 생각은 없는지?
‘웃겨야 한다’는 것보다 ‘주변 사람을 편하게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제가 공채였을 때는 선배들이 코미디 프로그램을 틀어주면서 똑같이 따라 하라고 시켰다. 그때는 웃음에 대한 강박이 있었는데, 이제는 분위기를 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 '열혈사제' 김남길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열혈사제' 김남길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Q. ‘열혈사제’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배우들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 저는 배우들끼리의 호흡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그래서 대본 리딩을 하기 전에 따로 만나서 회식도 몇 번 한다. 관계성이 좋으면 서로 이야기도 많이 하고, 의견을 조율할 시간도 많이 생겨서 장점이 많다. 이번 작품도 배우들끼리 자꾸 붙어있으니까 점점 캐릭터화돼가면서 더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작품들은 보면 감독님이 “캐스팅이 잘 됐다”고 먼저 이야기하시는데, 우리는 스스로 “우리는 캐스팅이 너무 좋아”라면서 자화자찬을 했다. 하하. 

Q. 러브라인이 없었던 게 신의 한 수라는 말도 있다. 
직업이 사제라서 뭘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하하. ‘박경선’(이하늬 분)과 장난치다가 넘어지는 걸 받쳐주는 장면이 있는데, 원래 사제는 여자 신자에게 절대 손을 대면 안 된다. 그래서 받아줘도 될지 안 될지에 대한 고민이 정말 많았다. 그래도 ‘쓰러지는 걸 받아주는 거니까 괜찮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했다. 또 ‘서승아’(금새록 분) 형사가 초반에 신부님을 좋아하는데, 나중에는 부담스럽기도 해서 점점 그런 감정 라인을 없애버렸다. 서로 “장난이라도 그런 표현은 하지 말자”고 이야기했다. 

Q. 시즌 2에 대한 기대가 높다. 시즌 2 생각이 있는지 궁금하다.
처음부터 시즌 2를 생각한 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 저희들끼리 한번 이야기한 적이 있는데, “시즌 1에 나왔던 배우들 모두가 OK 한다면 하자”고 말했다. 주, 조연할 것 없이 정말 모두가 다 나와야 한다. 그런데 아직까지 고민은 된다. 첫사랑도 첫사랑으로 남겨 둘 때가 가장 아름다운 건데, 그래서 두려움이 있다. 하하.

▲ '열혈사제' 김남길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열혈사제' 김남길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Q. 벌써 연기대상 후보로 언급되고 있다. 소감이 궁금하다.
어떤 부분에서는 ‘이제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생각한다. 하하. 후보에 언급될 만큼의 경력과 책임이 늘어난 거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열심히 해도 상에 대한 거론은 없었다. 사실 ‘선덕여왕’ 때 저는 제가 대상을 받을 줄 알았다. 하하. 그런데 우수상이랑 베스트 커플상만 줬다.

어릴 때니까 상을 받아야만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다.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것들을 모두 내려놓은 것 같다. 상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열혈사제’를 통해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그래도 주면 열심히 가서 받을 거다. 대상 주면 시즌 2를 할지도? 하하.

Q.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은지?
영화는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고, 완성된 작품을 보여주는 설렘이 있다. 또 드라마는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콘텐츠가 갖고 있는 힘에 대한 매력이 있다. 어떤 작품이든 똑같은 책임감이 느껴지는 것 같다. 

요즘 몇몇 배우들이 “이 인기가 얼마나 갈까요?”라는 질문을 하는데, 들을 때마다 마음이 되게 아프다. 저는 그 기간에 신경 쓰지 말고, 한 작품이 잘 되면 그다음이 있다는 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인기를 얻는다는 건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이 커진다는 거다. 연연하지 말고 열심히 달려 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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