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은의 드레스룸] 불황에 빠진 패션업계, 화장품 사업으로 재도약 꿈꾼다
▲ 한 화장품 매장에 중국 소비자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 패션기업이 론칭한 한 화장품 매장에 중국 소비자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패션업계가 화장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갈수록 시장이 축소되고 있는 기존 패션 사업 대신 성장세가 높은 화장품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는 모습이다.

최근 몇 년간 패션업계는 실적 부진에 빠졌다. 글로벌 SPA 브랜드, 해외 명품 브랜드의 공세에 밀려 국내 토종 패션기업들이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 지난해 한국섬유산업연합회가 발표한 ‘한국 패션시장 규모 조사’에 따르면 2017년의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6% 감소한 42조 470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속적인 저성장에 따라 9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한 수치다. 

몇 년째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위기가 고조된 국내 패션시장은 사업 축소, 구조조정 등 돌파구 마련에 힘을 쏟았다. 하지만 패션업계는 몇 년째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저성장 기조를 이어가자 업계는 전략의 일환으로 ‘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의 패션 사업은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뷰티에 뛰어들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패션 사업은 매출이 특정 시즌에 집중되거나 날씨와 계절에 따라 편차가 큰 리스크가 있는 반면, 화장품은 사계절 내내 사용 가능하며, 각 계절마다 필요한 상품군이 고루 분포돼 안정적인 사업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K-뷰티 열풍을 타고 해외 시장 진출에 수월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2년 메이크업 브랜드 ‘비디비치’를 인수함으로써 뷰티 분야에 발을 내디뎠다. 약 60억 원을 들인 결정이었으며, 인수 초기에는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 및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불고 있는 K-뷰티 열풍에 힘입어 호응을 얻기 시작했고, 2017년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성공적으로 뷰티업계에 발을 들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시장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한방 화장품 브랜드 ‘연작’을 론칭했으며, 면세점 입점 한 달 만에 약 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국내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 매장을 열고 아시아와 미국, 유럽 등에 진출해 2020년에는 매출액 1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LF 역시 뷰티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패션 브랜드 헤지스의 남성 화장품 라인인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429’를 론칭한 것.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429에 대해 LF 측은 “뷰티 브랜드 론칭을 통해 의류, 액세서리, 뷰티로 이어지는 라인업을 구축하며 진정한 토털 라이프스타일로 도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패션업계는 뷰티 사업과 큰 시너지를 내며 시장 확대와 재도약을 모색 중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뷰티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뷰티 시장은 상대적으로 제품 출시가 용이한 업계지만, 그만큼 경쟁도 치열하다. 아울러 화장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짐에 따라 특별한 경쟁력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이상 한 우물만 파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물론 화장품은 한 아이템만 성공해도 성장성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시즌마다 패키지와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면 장기간 매출 견인이 가능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십 개의 브랜드가 문을 닫는 게 업계의 현 상황이다.

패션 사업으로 인한 적자를 벗어나기 위해 도전했다가는 더욱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미 포화 상태인 뷰티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다면 기존 업계와는 다른, 차별화된 마케팅과 경쟁력에 관한 특별한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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