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엑스칼리버’ 김준수가 만난 新 인생캐, 제 옷 입은 신영숙
▲ '엑스칼리버' 공연 모습 (사진=EMK)
▲ '엑스칼리버' 공연 모습 (사진=EMK)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EMK가 또 한 번 야심차게 준비한 뮤지컬 ‘엑스칼리버’가 베일을 벗었다. 개막 전부터 화려한 스케일과 내로라하는 배우 캐스팅으로 관심을 모은 ‘엑스칼리버’, 특히 김준수와 신영숙이 그리는 아더와 모르가나는 관객을 단번에 매료시키기 충분했다.

# 100억 원대 제작비로 완성된 화려한 스케일 

‘엑스칼리버’는 색슨족의 침략에 맞서 혼란스러운 고대 영국을 지켜낸 신화 속 영웅 아더왕의 전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두려움과 불확실성이 가득하던 시기에 등장한 순수하고 진실한 한 사람과 엑스칼리버의 강인함을 보여주는 동시에 사랑, 마법, 전쟁,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앞서 아더왕을 주제로 다룬 뮤지컬 ‘킹아더’를 비롯한 이전 작품들은 각 캐릭터들의 러브라인에 집중해 이야기를 펼쳤다. 반면 '엑스칼리버'는 원래 있던 전설을 각색한 만큼 기존 캐릭터 설정은 유지하되, 평범한 소년 아더가 왕이 되는 과정, 내면의 욕망을 분출하고 다스리며 성장하는 모습, 역경을 이겨내고 진정한 왕이 돼 나라와 백성을 지키는 서사에 집중한다.

지난 2009년 설립 후 ‘모차르트!’, ‘몬테크리스토’, ‘엘리자벳’, ‘레베카’, ‘마타하리’, ‘웃는 남자’ 등을 성공시킨 EMK뮤지컬컴퍼니는 세 번째 창작 뮤지컬로 ‘엑스칼리버’를 택했다. 무려 100억 원대 제작비를 들여 완성시킨 만큼 거대한 세트, 조명, 영상 등 다양한 특수효과로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음악이 가진 매력도 대단하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은 기본적으로 팝 장르를 택해, 드라마틱한 선율과 멜로디를 지닌 넘버들을 주로 선보인다. 반면 색슨족이 모여 전투를 준비할 때의 음악은 낮고 웅장하다. 북을 비롯한 여러 타악기와 함께 수십 명의 앙상블이 함께 내는 목소리가 매우 압도적이다.

▲ '엑스칼리버' 김준수 (사진=EMK)
▲ '엑스칼리버' 김준수 (사진=EMK)

# 인생캐 경신한 '샤아더' 김준수

김준수는 지난 2010년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천국의 눈물’, ‘엘리자벳’, ‘디셈버’, ‘드라큘라’, ‘데스노트’, ‘도리안 그레이’ 등으로 탄탄히 뮤지컬계 입지를 다져왔다. 각 작품마다 샤차르트, 샤토드, 주인님 등의 애칭을 얻으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했으며, 이번에는 아더 역을 맡아 ‘샤더왕’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뮤지컬 배우로 10년 차, 김준수의 진가는 이번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풋풋한 청년 아더일 때의 맑고 청아한 보컬, 왕이 된 후 선보이는 탄탄하고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아더의 성장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극의 중심을 이끄는 만큼 연기력도 중요하다. 김준수는 18세 평범한 소년 아더가 사랑하고, 고뇌하며, 때로는 흑화되고, 다시 각성해 카리스마 넘치는 진정한 왕이 되는 모든 과정 속 변화하는 감정을 디테일하게 그려낸다. 아더의 성장과 함께 깊어지는 김준수의 연기를 보는 것이 '엑스칼리버'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1막에서 칼을 뽑기 전 비장한 모습으로 선보이는 ‘내 앞에 펼쳐진 이 길’, 2막에서 전쟁을 앞둔 외로움과 결의 등 복잡한 감정을 표현한 ‘왕이 된다는 것’을 홀로 소화해내는 김준수의 연기와 노래는 전율을 돋게 한다. 김준수만의 깊은 울림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가득 채우며 감동을 전한다.

▲ '엑스칼리버' 신영숙 (사진=EMK)
▲ '엑스칼리버' 신영숙 (사진=EMK)

#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 그리고 조화로운 앙상블 

아더의 이복누이 모르가나를 연기한 신영숙은 기대 그 이상이다. 그는 아더에게 빼앗긴 후계자 자리를 찬탈하려는 신비로운 능력을 지닌 모르가나를 카리스마 넘치게, 때로는 짠하게 그리며 공감을 이끌어낸다.

특히 일찍이 음원 공개를 결정할 만큼, 인기가 높은 넘버 ‘아비의 죄’를 부를 때의 신영숙의 열창이 강렬하다. 매우 높은 고음에도 폭발적인 성량을 뿜어내는 신영숙의 목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이다.

아더가 사랑에 빠지는 기네비어가 이전 작품들과 달리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로 표현된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기네비어는 왕이 되기 전 뛰어난 무예 실력을 갖춘 용감한 여성으로 그려지며, 지혜와 총명함으로 자신만의 힘을 발휘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민경아는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기네비어를 연기해낸다.

이외에도 랜슬럿을 연기한 박강현이 김준수와 보여주는 케미스트리, 멀린 역을 맡은 김준현의 비장하고 신비로운 면모, 여러 앙상블들의 연기 호흡 등이 극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한편 ‘엑스칼리버’는 오는 8월 4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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