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엑시트’ 조정석 ① “삼수생 과거, 짠내 폭발 용남이를 만들어냈죠”
▲ ‘엑시트’ 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디자인=오지은 기자)
▲ ‘엑시트’ 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디자인=오지은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배우 조정석이 제대로 물 만났다. 올여름 영화 시장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른 영화 ‘엑시트’에서 조정석은 고난도 액션부터 현실감 넘치는 생활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하며 ‘연기의 정석’다운 면모를 뽐냈다. 

영화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작품이다. 극중 조정석은 대학 시절 왕성한 산악부 활동 덕에 에이스로 통했지만, 취업에 실패하면서 백수 인생에 들어선 용남 역을 연기했다. 

‘엑시트’는 재난 영화임에도 웃음이 끊기지 않는다. 스릴과 감동, 웃음 모두 잡은 셈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배우 조정석의 열연이 있다. ‘엑시트’ 속 조정석은 마치 ‘건축학개론’의 납득이처럼 유쾌하고, ‘스파이더맨’처럼 정의감이 넘친다. 

특히 특유의 능청스러운 생활연기는 ‘엑시트’에서 제대로 빛을 발한다. 자칫 지질하게만 보일 수 있는 용남을 위트 있게 소화했고, 현실감 넘치는 연기로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렇게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조정석을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조정석과 함께한 유쾌한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 '엑시트' 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 '엑시트' 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Q. 개봉 소감이 궁금해요.
설레는 마음이 가장 커요. 이렇게 큰 시장에 제가 주인공을 맡은 작품을 내놓는 게 처음이라 부담도 돼요. 어떻게 봐주실지 기대하고 있어요.

Q. 개봉 전부터 반응이 뜨거워요. 완성본을 처음 봤을 때 어땠는지 궁금해요.
제 첫 영화가 ‘건축학개론’이었는데, 그때는 제가 스크린에 나온다는 자체가 긴장됐어요. 관객분들이 제가 나올 때마다 웃어주시는데, 저는 긴장이 돼서 제대로 웃지도 못했어요. 하하. 제가 첫 시사회 때 긴장을 많이 하는데, 이번에는 긴장하다가도 점점 풀어지더라고요. 두 번째 시사 때는 재미있게 잘 봤어요. 촬영 때 힘든 것도 많았는데, 재미있고 알차게 찍었어요. 그게 고스란히 나온 것 같아요. 

Q. 용남이와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 되나요?
저는 용남이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에요. 답답할 때도 정말 많았어요. 하하. 하지만 용남이의 상황들은 많이 공감됐어요. 저도 2008년에 어머니 칠순잔치를 했었고, 대가족이고 막내라는 점이 비슷해요. 아마 잔칫집에서 어른들을 뵙는 그 자리는 용남이에게 재난이었을 거예요. 저도 재수, 삼수했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거든요. 대학 들어가서도 연극영화과다 보니까 주위에서 “TV는 언제 나오냐?”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 경험들 덕분에 용남이의 상황에 공감했던 것 같아요. 

▲ '엑시트' 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 '엑시트' 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Q. 가장 기억에 남는 신을 꼽자면?
윤아 씨와 크레인으로 달려가는 장면이 있어요. 정말 많이 뛰었고, 벽을 올랐어요. 엄청 힘들었던 장면이라 잊을 수가 없어요. ‘엑시트’는 체력이 중요했어요. 촬영 전부터 윤아 씨와 클라이밍 연습을 했고, 기초체력을 올리려고 운동도 열심히 했어요. 기초체력을 미리 다져 놓은 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지금 클라이밍 실력은 어느 정도예요?
중급 코스도 힘들 거예요. 하하. 초급은 충분히 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영화를 하면서 체력이 많이 늘었어요. 건물 외벽을 타는 신이 많아서 클라이밍을 열심히 했더니 체력이 자동으로 늘었어요. 

Q. 영화를 보면서 높은 건물 옥상을 뛰어다니는 신이 기억에 남아요. 촬영하면서 무섭지는 않았나요?
말도 못 하게 무서웠어요. 다리가 후들거리더라고요. 하하. 많은 분들이 ‘CG가 많고 블루스크린을 이용한 작품이라 낮은 곳에서 촬영하겠지’라고 생각하시는데, 실제로도 10m가 넘는 세트를 지어서 촬영했어요. 와이어를 달고 고공액션을 오랫동안 찍으면 무서움이 없어질 법도 한데 항상 새롭게 무서웠어요.

Q. 연기하면서 가장 무서웠던 장면을 꼽자면요?
와이어 액션요. 와이어를 달고 자유낙하하는 신이 있는데, 오만가지 생각이 들고 마음이 요동쳤어요. 무서운 와중에도 윤아 씨를 챙겨야 해서 “잘 할 수 있어!”라고 말하긴 했지만 속은 미치는 줄 알았어요. 하하.

▲ '엑시트' 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 '엑시트' 조정석 (사진=잼엔터테인먼트)

Q. 임윤아 씨와 케미스트리가 좋았어요. 촬영하면서 호흡은 어땠나요?
윤아 씨가 워낙 성격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첫 느낌부터 좋더라고요. ‘소탈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또 연기를 정말 잘 해요. 장면과 그 상황의 감정을 잘 이해하고 연기하는 것 같아요. 캐치하는 능력이 좋은데 그걸 자기 걸로 만들어서 표현할 줄 아는 배우예요. 

Q. 고두심 씨와 ‘최고다 이순신’ 이후 오랜만에 재회했어요. 
고두심 선생님은 어릴 때부터 너무 좋아했어요. ‘사랑의 굴레’라는 드라마에서 고두심 선생님이 “잘났어. 정말~”이라는 유행어를 만드셨는데, 제가 그걸 맨날 따라 했던 기억이 있어요. 하하. ‘최고다 이순신’ 때는 아무래도 가까운 역이 아니다 보니까 뵐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모자 관계로 만나서 더할 나위 없이 행복했어요. 제가 애교를 잘 못 부리는데도 선생님이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Q. ‘엑시트’를 통해 오랜만에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같은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저는 그 말을 듣는 게 너무 좋아요. 저에게 납득이는 행복한 추억이에요. 그때 그 좋은 기억을 소환시켜주는 것 같아서 그런 말을 들으면 행복해요. 하하. 

Q. 납득이로 이미지가 고정되는 것에 대한 걱정은 없었나요?
전혀요. 하하. 저에게 납득이는 꼬리표가 아니라 자랑거리에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은시경(조정석 분)을 했을 때는 은시경으로 불렸고, 이화신(조정석 분)일 때는 이화신으로 불렸어요. 납득이가 워낙 존재감이 강해서 아직까지 불리는 거라 생각해요. 전 어떤 작품이든 그 캐릭터로 불리는 게 좋아요.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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