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린의 파데톡] 자진 사퇴에 '#잘가요'까지, 화장대 위에 번진 '노 재팬'의 불씨
▲ (사진=이혜린 기자)
▲ 출근길에 눈길을 끈 포스터 (사진=이혜린 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불씨가 뷰티 업계까지 옮겨붙었다. '노 재팬'을 외치는 반일 감정은 끓다 못해 넘치고 있다. 

한국, 일본의 갈등 심화가 장기화되고 있다. 이에 잇따른 반일 감정은 패션, 유통을 넘어 뷰티 업계까지 번지고 있다. 여기에 때아닌 경영진의 말 한마디, 혐한 영상을 공개하는 몰상식한 행동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지는 예시가 되고 있다.

화장품 제조 기업 한국콜마가 지난 7일 월례조회에서 상영한 3분도 안 되는 짧은 영상은 불매운동에 불을 지폈다. 해당 영상은 친일, 극우, 여성 비하 등의 내용을 담고 있었으며, 이에 사태의 심각성은 인지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고 논란에 책임을 진다는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한국콜마가 일본과 관계가 있다는 점도 불매운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윤동한 회장은 지난 1990년 일본콜마와 한국콜마를 창업, 2012년 한국콜마의 존속법인은 한국콜마홀딩스로, 화장품과 제약산업 부문은 신설법인 한국콜마로 분할한 바 있다. 현재 일본콜마는 한국콜마의 지분 12.43%, 한국콜마홀딩스의 지분 7.26%를 보유한 상태다.  

이에 한국콜마에 대한 비난은 점차 커지다 못해 주가 하락을 비롯, '한국콜마 불매 리스트'까지 생겨났다. 위탁 제조,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국내 주요 고객사인 브랜드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카버코리아 등에까지 불매 불똥이 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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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 'DHC 텔레비전'의 '도라노몬 뉴스' 역사 왜곡 영상 (사진=JTBC)

일본 화장품 브랜드 DHC 또한 도마 위에 올랐다. DHC는 클렌징 오일, 건강보조식품 등의 제품으로 수년간 국내 고객층을 탄탄히 다져온 브랜드다. 하지만 지난 11일 DHC의 자회사 유튜브 채널 'DHC 텔레비전'의 '도라노몬 뉴스'에서 "조센징" "한국은 원래 금방 뜨거워지고 금방 식는 나라니까" 등 한국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비하하고, 역사를 왜곡한 사실이 JTBC를 통해 보도되며 논란을 빚었다. 

이와 같은 DHC의 행보는 '#잘가요DHC' 제품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DHC의 국내 모델 배우 정유미는 지난 12일 "초상권 사용 철회와 모델 활동 중단을 요청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H&B 스토어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는 온라인몰에서 DHC 제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하지만 논란을 일으킨 'DHC 텔레비전'의 한국을 향한 조롱은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지난 13일 공개한 '도라노몬 뉴스'에서 출연자들은 "한국에서 보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어로 "안녕하세요"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한국인의 60%가 일본 불매운동에 참여한다'는 이슈에 "한국인은 하는 짓이 어린아이 같다"고 비아냥거렸다.

이 가운데 같은 날 공식입장을 발표하기로 한 김무전 DHC코리아 대표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DHC 텔레비전' 관련 문제로 물의를 일으킨 점, 깊이 사과드린다. 'DHC 텔레비전' 출연진의 모든 발언에 대해 DHC 코리아는 동의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반대의 입장으로 이 문제에 대처할 것임을 공식적으로 말씀드린다. 또한 방송을 중단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겠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한국은 여느 여름보다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여러 브랜드에서는 애국 이슈를 앞세워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뷰티 업계의 반응만큼은 뜨뜻미지근하다. 세 H&B 스토어는 문제가 된 DHC 제품의 진열 변경, 판매 중단을 결정 지었지만, 협력 관계를 이유로 J-뷰티 브랜드 제품의 진열장은 여전히 빼곡히 채워져 있다. 국내 뷰티 브랜드 역시 살얼음 같은 분위기에 선뜻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국내 뷰티 브랜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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