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블록버스터급 스케일+촘촘한 스토리+귀 호강 넘버의 향연, 반가운 '벤허'의 귀환
▲ '벤허'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벤허'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신이시여, 이젠 내게 대답하소서"

뮤지컬 '벤허' 속 유다 벤허는 모든 유대인이 따르는 명망 높은 집안의 아들로 태어나 선행을 통해 만인의 존경을 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로마 장교가 돼 돌아온 친구 메셀라에 의해 반역죄 누명을 쓰고 노예로 전락한다. 억울한 누명을 써서 노예로 살아가는 것도 모자라서, 문둥병에 걸린 가족은 벤허와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 우여곡절 끝에 벤허는 로마 귀족의 양아들이 되고, 메셀라와 재회한 벤허는 전차 경주장에서 운명의 결투를 벌인다. 절망 속에서도 벤허는 이 모든 게 신의 뜻이라 생각하고, 희망을 잃지 않는다.

‘벤허’는 유다 벤허라는 한 남성의 삶을 통해 고난과 역경, 사랑과 헌신 등 숭고한 휴먼 스토리를 담은 작품이다. 2017년 초연 당시 제2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을 수상하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2년 만에 돌아온 ‘벤허’는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구성과 서사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14곡의 새로운 넘버를 추가해 한층 풍성한 스토리로 무대에 다시 오른다.

# ‘역시 카벤허’ 믿고 보는 카이의 호연

▲ ‘역시 카벤허’ 믿고 보는 카이의 호연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역시 카벤허’ 믿고 보는 카이의 호연 (사진=뉴컨텐츠컴퍼니)

초연에 이어 또다시 벤허 역을 맡은 카이는 폭발적인 가창력과 뛰어난 연기력으로 무대를 장악한다. 그뿐만 아니라 카이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으로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무대를 가득 메우는 카이의 뛰어난 기량은 ‘벤허’의 주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특히 벤허의 슬픈 감정과 처절한 액션이 포인트인 ‘살아야 해’와 양아버지 퀀터스의 사망 후 유대 군사를 조직해 로마에 대항하려는 벤허의 결연한 의지가 담긴 ‘운명’에서는 홀로 극을 이끌어가며 깊이 있는 감동을 선사한다.

카이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음색, 그리고 관객을 몰입하게 만드는 무대 장악력은 왜 그가 벤허여야만 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 ‘말이 무대 위로?’ 화려한 무대 장치+다채로운 넘버의 향연

▲ ‘말이 무대 위로?’ 화려한 무대 장치+다채로운 넘버의 향연 (사진=뉴컨텐츠컴퍼니)
▲ ‘말이 무대 위로?’ 화려한 무대 장치+다채로운 넘버의 향연 (사진=뉴컨텐츠컴퍼니)

‘벤허’를 보고 나면 마치 블록버스터 영화 한 편을 본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력도 그 이유지만, 쉽게 볼 수 없는 파격적인 스케일의 무대 장치도 한몫한다.

실제로 바다 위에 있는 듯한 해상 전투신을 비롯해, ‘벤허’의 대표 넘버인 ‘출전, 죽음의 질주’의 전차 경주신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실제 크기의 말 여덟 마리가 무대 위에 올라오며, 말의 움직임에 따라 바뀌는 VCR은 관객으로 하여금 경주장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만든다.

또 이번 ‘벤허’는 기존의 넘버에 14곡의 새로운 넘버를 추가했다. 대표적인 넘버는 벤허의 ‘살아야 해’. 벤허의 쿵쿵 뛰는 심장 박동을 타악기와 금관악기로 표현한 이 넘버는 벤허의 서사에 설득력을 더하며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이 외에도 ‘나 메셀라’, ‘출전, 죽음의 질주’, ‘그리운 땅’ 등 초연에 이어 재연 무대에 다시 오른 기존의 넘버들은 ‘벤허’의 드라마를 더욱 깊이 있게 이끌며 객석을 지배한다.

# ‘벤허’의 또 다른 주인공, 메셀라와 에스더 그리고 '갓상블' 앙상블

▲ ‘벤허’의 또 다른 주인공, 메셀라와 에스더 그리고 앙상블 (사진=문찬희 인턴기자)
▲ ‘벤허’의 또 다른 주인공, 메셀라와 에스더 그리고 앙상블 (사진=문찬희 인턴기자)

유다 벤허의 친구였지만 결국 그를 배신하고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드리는 메셀라는 ‘벤허’에서 중요한 인물 중 하나다. 배우 문종원은 힘 있는 목소리와 탄탄한 연기력으로 강인하면서도 목표 지향적인 메셀라를 완벽하게 소화한다.

또 유다 벤허가 믿고 의지하는 여인이자, 벤허를 유일하게 이해하는 용감하고 강인한 여성인 에스더 역시 집중해서 봐야 할 인물이다. 에스더를 연기한 김지우는 기대 이상의 기량을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잡는다.

김지우는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감동적인 무대를 펼쳤다. 특히 절망 속에서 희망을 향한 마음을 담아 부르는 ‘그리운 땅’에서는 강렬한 열창으로 무대를 압도한다. 높은 고음에도 흔들림 없이 감정을 폭발시키는 김지우의 목소리는 관객들을 눈물짓게 만들 정도로 애절하다.

이 외에도 로마의 해군 사령관이자 용맹함으로 로마인들의 존경을 받는 장군 퀀터스 역의 이병준은 깊은 감동이 느껴지는 노래로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낸다.

▲ ‘벤허’의 또 다른 주인공, 메셀라와 에스더 그리고 앙상블 (사진=문찬희 인턴기자)
▲ ‘벤허’의 또 다른 주인공, 메셀라와 에스더 그리고 앙상블 (사진=문찬희 인턴기자)

‘벤허’의 또 다른 주인공은 바로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앙상블이다. 주연 배우들의 뒤에서 화음을 맞추며 극에 힘을 더하는 앙상블은 때로는 완벽한 칼군무까지 선보이며 다채로운 들을 거리, 볼거리를 만들어낸다.

특히 앙상블의 힘은 유다 벤허의 ‘살아야 해’, 에스더의 ‘그리운 땅’ 등 주연 배우가 홀로 극을 이끌어야 하는 넘버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이들은 주연 배우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었고 활력을 실었고, 지루할 틈 없는 극을 만들어낸다.

배우들의 호연부터 넘버, 연출, 스토리까지 160분을 알차게 꽉 채운 뮤지컬 ‘벤허’는 공연장을 나오는 그 순간까지 깊은 감동이 가슴속에 휘몰아치는 작품이다. ‘벤허’의 초연을 인상 깊게 봤던 기존의 팬부터 아직 ‘벤허’를 만나지 못한 관객까지, 그 누가 봐도 감탄이 나올만하다. 여전히 더운 늦여름, 더위는 물론 감동까지 꽉 잡아줄 작품을 찾는다면 '벤허'를 추천한다.

한편 뮤지컬 ‘벤허’는 오는 10월 13일까지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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