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쏘왓?!' 박해미 "1년 동안 참았던 눈물, 치열하게 싸운 시간"
▲ 박해미 (사진=제니스뉴스 영상화면 캡처)
▲ 박해미 (사진=제니스뉴스 영상화면 캡처)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배우 박해미가 1년여 만에 뮤지컬 '쏘왓?!'으로 복귀했다. 

‘쏘왓?!(So What?!)'은 독일 극작가 프랑크 베데킨트의 작품 ‘사춘기’를 모티프로, 성에 눈뜨기 시작한 시작한 청소년들의 불안과 이를 억압하려는 성인들의 권위 의식의 대립을 통해 성, 신분, 규범에 대한 잘못된 인식 등을 담아냈다. 또한 하고자는 메시지를 랩으로 풀어내는 시도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이어 '쏘왓?!'은 박해미가 1년여 만에 나선 복귀작이자, 배우가 아닌 총감독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박해미는 지난해 8월 음주운전 사망사고를 낸 전 남편이자 뮤지컬 연출가 황민으로 인해 작품, 방송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또한 아들 황성재가 이번 작품으로 데뷔해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니스뉴스와 박해미가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만났다. 박해미는 특유의 당당한 모습으로 그동안의 시간을 가감 없이 이야기했다. 동시에 무대, 연기에 대한 애정과 창작, 연출에 대한 열정을 가득 드러내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와 나눈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 박해미 (사진=제니스뉴스 영상화면 캡처)
▲ 박해미 (사진=제니스뉴스 영상화면 캡처)

Q. 1년여 만에 복귀했다. 사고가 있었던 만큼 마음을 다잡지 않고서는 힘들었을 거 같다.
새롭거나 부담스럽지는 않았다. 나름 1년간의 자숙 기간을 가지며 많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결국 하는 일은 이거라고 정리했다. 어떻게 하다 보니 1년이 됐는데, '기분 좋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견디지 못하는 시간이 있었다. 지금은 밝게 웃지만, 마음은 좀 그렇다. 오히려 주변에서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한데, 입은 웃는다"며 우는 경우도 있었다. 오늘을 위해서 달린 건 아니었지만, 운명적으로 갑자기 훅 왔다. 즉흥적, 직관적으로 살다 보니 희한하게 이렇게 됐다. 

Q.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거 같은데, 어떻게 견뎠는가?
이 나이에 그런 걸로 신경 쓰고 싶지 않았다. '하나하나 대응해야 하는 이유는 없었다'고 생각했다. 떳떳했다. 

Q.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있는데, 뮤지컬로 복귀로 선택한 이유는?
태생적으로 뮤지컬을 사랑하는 것 같다. 또한 노래를 사랑하기 때문에 놓칠 수 없었다. 특히 암전과 조명이 인아웃되면, 살아 숨 쉬는 느낌이 든다. 심장이 뛰는 게 느껴진다. 무대는 저에게 있어서 종교다. 무신론자, 유신론자도 아니지만, 무대에서는 집중하는 사람이다. 

Q.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무대에 오른 이유가 궁금하다. 
어렸을 때부터 창작하는 활동에 관심이 많았고, 좋아했다. 그러다가 배우로 먼저 발탁이 됐던 거고, 때문에 많은 분들이 배우로 인식해주셨던 거다. 어느 순간부터 만드는 재미에 빠졌다. 하고자 하는 그림을 구현해내고, 목표가 있고, 메시지가 있다. 

Q. 헤어스타일도 밝게 염색해 새로운 거 같다.
실제로는 제가 백발이다. 염색하는 거 자체가 하기 싫어서 흰머리를 그냥 길렀을 뿐이다. 그리고 여기에 가볍게 컬러를 넣었다. 제 머리 자체인 거다. 그동안 하얀 머리를 묶고 다녔는데, 아무도 백발인지 몰랐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가발을 쓰고 한다.  

Q. '사춘기'를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했다.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
청년들을 위한, 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 기성세대의 왜곡된 성 의식, 성을 뒤에서 놀이로 생각하는 것에 대해 고민했다. 저도 아들이 두 명이 있는데, 나가서 잘못할까 봐 걱정도 많았다. 그리고 그걸 '랩으로 만들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Q. 제작하는 과정 중 가장 힘든 점이 있다면?
솔직한 건 돈이었다. '제작비를 감당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이 있었다. 학교도 사표 냈는데, 그건 저에게는 팔 다리를 다 자르는 것이었다. 한 푼도 수입이 없었다. 그런데 하고자는 열정은 하늘을 찔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 자체가 매력이었다. 그 힘이 여기까지 오게 했다. 

▲ 박해미 (사진=제니스뉴스 영상화면 캡처)
▲ 박해미 (사진=제니스뉴스 영상화면 캡처)

Q. '쏘왓?!' 제작발표회 시작과 함께 눈물을 보였다. 
아까 처음으로 눈물이 울컥했다. 1년 동안 참았던 거였다. 아들도 제가 우는 걸 처음 봤을 거 같다. 아들에게 감사하다. 지난 1년은 저와 가장 치열하게 싸운 시간이기도 하다. 쏟아내는 걸 2~3번 하기도 하고, 마음대로 하라고 소리 지르게 놔두기도 했다. 

Q. 뮤지컬 배우로서의 아들 황성재의 가능성을 미리 알고 있었는가?
'가능성 있는 친구다. 열심히 하면 된다'라고 생각했다. 못 했으면 집안 망신이어서 무대에 안 세웠을 거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무슨 애가 그렇게 카리스마가 있냐"고 했다. 무대에서는 그게 있어야 관객들을 장악하고, 끌고 가는데 '타고났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아들이 기사가 나면 댓글부터 본다. 저는 신경 안 쓰고, 스스로를 '노출된 사람'이라며 운명이라 받아들이는데, 아들은 힘들어했다. 또한 아들이 음향, 조명, 야광 테이프 모든 걸 한다. 일부러 배우라고 놔둔다. 배우만 하는 걸 원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또 달라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Q. '쏘왓?!'에서 황성재는 키스신을 연기하기도 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아들의 키스신을 보면 재미있다. 여자, 남자와 키스한다. 각색한 친구는 저의 15년을 함께한 문희라는 작가다. 새벽까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인데, "한 명은 멀티 캐릭터로 가야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쏘왓?!'이 아시아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Q. 아들과의 사이가 개방적인 것 같다. 
지난 1년 중 하루는 아들이 "엄마 바람피웠어?"라고 물은 적이 있다. 정말 당황스러웠는데, "내가 바람피웠으면 그 남자는 자랑스럽게 소문내고 다녔을 거다"라고 이야기했다. 원래 교육을 그런 식으로 해왔다. '피하면 안 되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박해미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는가?
하반기에는 뮤지컬 '위윌락유'라는 작품을 한다. 드라마도 지금 찍고 있다. 유순하게 나오고 싶은데 악역이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저의 강렬하면서도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좋아하는 거 같다. 얌전하면 답답해한다. 사실 저도 그런 모습이 있는데, 한 부분이 부각된 거 같다. 하하. 

또한 '쏘왓?!'을 많은 분들, 젊은 친구들이 봤으면 좋겠다. 아시아권을 넘나드는 작품이 되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계속 창작활동을 하고 싶다. 끊임없이 선보일 작품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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