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타짜: 원 아이드 잭’ 박정민 ② “섹시의 아이콘? 신기루 같은 거예요”
▲‘타짜: 원 아이드 잭’ 박정민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타짜: 원 아이드 잭’ 박정민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디자인=엄윤지 디자이너)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배우 박정민이 영화 ‘타짜’ 시리즈 세 번째 주역으로 스크린을 찾았다. 전작의 결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박정민이 선보일 수 있는 연기로 러닝타임을 꽉 채웠다.

그간 박정민은 여러 색의 모습으로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었다. 영화 ‘들개’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이준익 감독의 ‘동주’에서 송몽규로 분하며 세밀하면서도 폭발적인 감정을 완벽히 표현했다. 이후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사바하’ 등 장르와 캐릭터를 가리지 않는 폭넓은 연기 소화력으로 충무로의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 잡았다.

영화 ‘타짜: 원 아이드 잭’에서 박정민은 한층 더 강렬하고 날것 그대로의 캐릭터로 변신했다.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타짜 도일출로 분한 그는 카드 셔플부터 시작해서 관객의 몰입을 이끄는 감정 연기까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많은 것을 영화에 담았다. 또한 류승범, 윤제문 등 한 연기 한다는 대선배들과의 합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으로 영화의 중심을 잡았다.

인생을 바꿀 포커판에 뛰어든 타짜로 변신한 박정민을 지난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타짜: 원 아이드 잭’부터 배우 박정민의 이야기를 오롯이 담은 이야기를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

▲‘타짜: 원 아이드 잭’ 박정민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타짜: 원 아이드 잭’ 박정민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1편에 이어

Q. 영화에서 선보인 손기술은 얼마나 연습하신 거예요?
캐스팅부터 촬영까지는 7개월이 걸렸는데, 그동안 제가 카드만 친 건 아니라서요. 내세울만한 기간은 아닌 거 같아요. 카드를 손에 붙여서, 직접 하는 걸 관객들도 보고 싶어 하실 거 같아서. 마술사 선생님 만나서 기본적인 셔플이나 여러 기술들을 보고 배웠어요.

Q. 그간 영화에서 피아노 연주, 랩 등을 선보였어요. 이런 것들을 완벽하게 연기하려는 성향이 있는 거 같아요.
완벽하게 해내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고요. 늘 그 생각이 들어요. 내가 관객으로서 어떤 영화를 봤을 때, 저 배우가 해낸 것에 대해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다르잖아요. 저도 영화를 보면서 그런 걸 느끼니까, 그런 것 때문에 시간을 투자하는 거예요. 사실 많은 배우들이 그런 노력을 다 하고 계시는데, 제가 유독 그런 것들이 정면에 나오는 영화를 찍다 보니까. 하하. 항상 미친듯이 노력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게 부끄러워요.

Q. 권오광 감독이 독립영화에서 상업영화로 오셨는데, 통하는 부분이 많았을 거 같아요.
감독님의 전작 ‘돌연변이’는 영화가 만들어지기 전에 시나리오를 먼저 봤는데, ‘이 시나리오를 쓴 사람이 누구지?’라고 할 정도로 궁금한 시나리오였어요. 심지어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같은 학교 출신이라 이미 권오광이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는데, 촬영하면서 이야길 나눠보니까 저와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계셨어요. 저와 같은 생각을 가진 분과 촬영을 한다는 게 많은 의지가 됐어요.

Q. 8년 전 인터뷰에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말에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지금은 어떠신가요?
크게 달라진 거 같지는 않은데, 8년 전보다는 상황이 많이 좋아졌죠. 그만큼 고민의 양도 쌓이는 거 같아요. 저 정도 되면 고민 안 하고 행복하게 영화할 수 있을 거란 오산을 했는데, 최근에는 같이 일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그때는 사실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던 때가 아니라서, 현장에도 애착이 크지 않고 ‘내가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고민만 했어요. 이제는 시야가 조금 더 넓어져서, 좋은 영화를 만들 때 다른 배우들과 감독님, 스태프들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를 생각하는 거 같아요.

Q. 상당히 다양한 스펙트럼의 연기를 선보이고 계세요. 시나리오를 선택할 때 중점 두는 부분이 있나요?
지금까지 어떤 전략을 가지고 선택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냥 재미있으면 하는 거라서. 하하. 제가 보고 싶은 영화나, 좋아했던 영화가 결을 같이 하는, 그게 아니어도 던지는 메시지가 있는 영화를 선택했어요. 기준은 있지만 그때그때 달라지는 거 같아요. 이 역할은 내가 죽을 때까지 한 번도 못 해볼 거 같다 싶은 건 탐이 나고요. 기본적으로 시나리오가 재밌는지 아닌지에 따라 움직이고, 그 다음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 같은 고민을 많이 해요.

Q. 그렇다면 따로 해보고 싶은 캐릭터도 없나요?
없어요. 사실 하고 싶다고 해도 들어오는 게 아니더라고요. 딱 짚어서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을 때 제게 유리한 게 없더라고요. 괜히 실망만 하고. 영화를 만드는 감독님이나 제작자분들이 박정민이라는 배우에게 어떤 옷을 입히고 싶으실지 궁금해요.

▲‘타짜: 원 아이드 잭’ 박정민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 ‘타짜: 원 아이드 잭’ 박정민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Q. 영화계에서 박정민의 가치가 높아졌다고 하는데, 그 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부정하고 있어요. 하하. 저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닌데, 과대평가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그래서 그런 감사한 평가는 마음속에 담아두고 저 자신을 폄하하는 편이에요. ‘아직 멀었어’, ‘아직 아무 것도 아니야’라고 생각해야 움직여요. 자신감에 차있으면 잘 안 움직여서, 스스로에게 자극을 주는 스타일이에요. 그렇게 평가해주시고 말씀해주시는 건 너무 감사하죠. 사실 체감도 잘 못해요. 체감하려고 노력하지도 않고요. 친척집에 가면 ‘언제 유명해지냐’라고 하셔요. 아직 멀었어요.

Q.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지 않나요?
예전보다는 많이 알아보는데, 모자를 눌러쓰고 다니니까 신경을 안 쓰시죠. 불편할 정도는 아니에요. 이번 영화가 개봉해도 많이 알아보지 못할 거라고 확신해요. 하하. 영화에 나오는 얼굴과 제 얼굴이 많이 달라서요. 예전에는 조금 서러웠던 적도 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제 일 열심히 하고 있고, 돌아다니기 불편하지 않으니까 ‘꽤 괜찮은데?’라는 생각으로 살아요. 전혀 서럽지 않아요.

Q. 이번 영화로 ‘섹시의 아이콘’에 등극하실 거 같아요.
너무 창피해요. 못 참겠어요. 하하. 영화가 개봉하면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신기루 같은 거예요. "잠깐 그랬나보다"라고 하시겠죠. 섹시와 거리가 먼 사람이라 노력을 많이 했는데, 그렇게 봐주시면 감사하기는 해요. 매력을 느끼셨다는 것 자체가 제 노력이 어느 정도 통했나보다 하고, 애써 위안하는 거죠. 섹시하다고 해주셔서 감사해요. 하하.

Q. ‘타짜: 원 아이드 잭’이 어떤 작품으로 남았으면 하나요?
관객들에게 재미있는 영화였으면 좋겠어요. "극장에서 봤는데 재밌더라"라는 말이 나오면 행복할 거 같아요. 이미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만난 사람들이 제게 너무 소중한 추억이 됐어요. 다들 최선을 다했거든요. 허투루 찍지 않았다는 자부심도 있고, 그래서 제 인생에서 중요한 기점이 될 거 같아요. 과거를 돌아봤을 때 쓸쓸해질 정도로 좋은 기억이 있잖아요. 저에게 그런 기억과 추억이 남는 영화가 될 거 같아요. 그래서 관객들이 이 영화를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