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해ZU] 디지털 디톡스 ④ 우리는 과연 핸드폰 없이 살 수 있을까?(종합)
▲ (사진=프리큐레이션)
▲ SNS를 하고 있는 여성 (사진=프리큐레이션)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세계적으로 디지털 중독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고, 핸드폰이 없으면 불안감이 생길 정도로 강한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처방으로 등장한 게 디지털 디톡스(digital detox)다. 

요즘 지하철을 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어폰으로 귀를 틀어막고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시킨다. 이어폰을 빼고 고개를 드는 건 어디쯤 도착했는지 확인할 때뿐이다. 모두가 맞추기라도 한 듯 핸드폰 속 세계에 푹 빠져있는 모습이다.

영국 캠브리지 사전은 지난 2018년 ‘노모포비아(nomophobia)’를 현대 사회의 키워드로 선정했다. 노모포비아는 ‘no mobile phone phobia’의 줄임말로, 핸드폰을 쓸 수 없을 때 느끼는 공포감과 불안, 초조를 뜻한다.

디지털에 익숙한 현시대의 사람들은 핸드폰이 없는 몇 분의 공백을 불안해한다. 카톡을 하나 보낸 뒤에 답이 없으면 ‘왜 답이 없는지’에 대해 생각하고, 다른 일을 하지 못할 정도로 전전긍긍한다.

이러한 현상이 계속되자 ‘디지털 디톡스’라는 트렌드가 생겨났다. 핸드폰을 멀리하고 SNS를 끊는 게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 정말 디지털 디톡스가 핸드폰에 중독된 현대인들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필자는 이러한 궁금증에서 이번 체험을 시작했다. 이어폰을 없앴고, SNS를 끊었으며, 사용 시간을 줄였다. 그러나 야심 차게 시작한 이 도전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하루에 약 12시간을 핸드폰과 함께했으며, 모든 일상을 SNS로 공유했었던 터라 핸드폰이 없는 일상은 지루하기만 했다.

▲ (사진=프리큐레이션)
▲ 항상 손에 들려있는 핸드폰 (사진=프리큐레이션)

# 20일 동안의 디지털 디톡스 과정

1주 차: 이어폰 없이 살기 → 2주 차: 이어폰 없이 살기+SNS 끊기 → 3주 차: 이어폰 없이 살기+SNS 끊기+하루에 2시간만 핸드폰 사용하기

1st Week: 음악 없는 세상은 시끄러웠고 지루했으며, 우울했다.

이어폰이 없는 세상을 상상해본 적 있는가. 이어폰이 없다면 끼익하며 정차하는 지하철의 소리, 옆 사람의 수다 소리, 수많은 매장에서 흘러나오는 각양각색의 음악 소리 등 도시의 시끄러운 소음을 귀로 받아들여야 한다.

걱정도 됐으나, 처음 맞닥트린 도시의 소음은 생각보다 버틸만했다. 그저 귀가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하면 됐다. 듣기 싫은 소리를 피하기 위해 웹툰, 웹소설 SNS에 더욱 집중했고, 그러다 보면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디지털 디톡스를 위해 이어폰을 뺐으나, 핸드폰에 더욱 빠져버린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지만, 목표했던 이어폰 없이 살기는 성공했다.

2nd Week: 과거엔 SNS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 할 게 없었다.

이어폰 없이 사는 1주 차는 단순한 웜업(Warm Up)이었다. 진짜 시작은 2주 차부터였다. 이어폰을 빼고 SNS를 끊기로 결심했다. 2주 차 도전을 시작한 날 자정, 회사 계정을 제외하고 모든 개인 SNS에서 로그아웃했다. 4개의 인스타그램 계정, 2개의 트위터 계정, 1개의 페이스북 계정에서 모두 로그아웃한 뒤, 본격적으로 디지털 디톡스 체험에 나섰다.

SNS가 없는 삶은 생각보다 고통스러웠다. 우선 출퇴근길에 할 일이 없었고, 쉬는 시간은 어떻게 보내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또 대부분의 정보를 SNS로 받았었기에, 세상과 단절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SNS가 없었던 시절엔 어떻게 살았던 걸까. 정말 상상도 못 하겠다.

3rd Week: 눈앞에 있는데 왜 만질 수 없니... 결국 항복.

완전한 아날로그 위크를 보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핸드폰을 만질 수 없기 때문에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종이 책을 준비했고, 매일 가방에 넣어 다녔다. 3주 차 도전을 시작하고 처음 하루 이틀은 열심히 책을 읽었다. 그 결과 하루 사용시간 2시간 21분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루 최소 6시간 이상을 핸드폰만 만졌기에, 2시간 21분은 엄청난 결과였다. 

그러나 결심은 오래가지 못했다. 스트레스 폭탄과 함께 불금을 맞은 필자는 결국 디지털 디톡스 체험 종료를 하루 앞두고 도전을 포기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핸드폰을 하지 못한다'라는 제약은 더욱 큰 스트레스를 불러일으켰다. 힐링을 위해 잠시 들었던 핸드폰은 1시간, 2시간을 넘어 6시간까지 기록해버렸다. 그렇게 3주간의 디지털 디톡스 체험은 하루를 남겨두고 20일 만에 종료됐다.

▲ (사진=프리큐레이션)
▲ 일정 관리 역시 핸드폰으로 하는 시대 (사진=프리큐레이션)

# 디지털 디톡스를 마치며

체험 시작 20일째, 하루를 남겨두고 도전을 포기한 뒤 가벼운 마음으로 SNS에 접속했다. 타임라인에는 오랜만에 보는 인친(인스타그램 친구)들의 근황,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소식들로 가득했다. 그러나 팔로워 수는 줄었다. 20일간 3명의 인친이 필자와의 인연을 끊었다.

아쉬운 마음을 안고 본격적으로 SNS에 일상을 공유했다. 그동안 올리지 못했던 게시물을 올렸고, 몇몇 인친들은 적극적으로 반겨줬다. 왠지 ‘인싸(인사이더)’가 된 듯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번 체험을 마친 뒤, 일상 속 많은 것들이 바뀌었다. 킬링타임을 위한 SNS와 포털 검색이 줄었으며, 화장실을 갈 때, 밥을 먹을 때 핸드폰을 찾지 않게 됐다. 또 모든 일상을 SNS에 올렸던 과거와는 달리, 정말 필요한 것만 공유하게 됐다. 

▲ (사진=프리큐레이션)
▲ 쉴 때도 핸드폰은 손에 들려있다 (사진=프리큐레이션)

현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SNS를 통해 서로의 근황을 알고, 연락을 이어가고, 또 다양한 정보를 얻는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을 포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디지털이 우리의 일상을 점령해서는 안 된다. 중요한 것은 통제다. 스스로 디지털을 통제할 수 있는 주도권을 갖지 않는다면, 어느새 '디지털의 노예'가 된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얼굴을 마주하고 하는 대화보다 카톡이 더 편하다면? 스마트폰이 손에 없다면 불안하고 초조하다면? 지금 디지털 디톡스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증거다. 24시간 내내는 아니더라도 출퇴근 때 스마트폰 대신 종이책을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이 작은 움직임은 몸뿐만 아니라 정신과 마음,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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