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유품정리사 다룬 ‘이선동 클린센터’, 죽음으로 되짚어 본 현대인의 외로움(종합)
▲ [Z현장] 유품정리사 다룬 ‘이선동 클린센터’, 죽음으로 되짚어 본 현대인의 외로움 (사진=김세원 기자)
▲ [Z현장] 유품정리사 다룬 ‘이선동 클린센터’, 죽음으로 되짚어 본 현대인의 외로움 (사진=김세원 기자)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천국으로 가는 이삿짐 정리, 뮤지컬 ‘이선동 클린센터’가 베일을 벗었다. 유족 및 의뢰인을 대신해 고인의 유품, 재산 등을 정리하고 도와주는 유품정리사를 주제로 한 ‘이선동 클린센터’가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뮤지컬 ‘이선동 클린센터’ 프레스콜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의 SH아트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원작 권정희 작가와 오세혁 연출, 김혜성 음악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바다, 기세중, 강정우, 양승리, 이봄소리, 금조, 차청화, 이현진, 최영우, 김동현, 김방언이 참석했다.

‘이선동 클린센터’는 귀신을 보는 능력을 숨긴 채 살아온 ‘이선동’이 유품정리사로 취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뮤지컬이다.

이날 원작 '이선동 클린센터'를 집필한 권정희 작가는 "제가 20년 동안 다양한 일을 하면서도 글을 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이선동 클린센터'까지 오게 됐다"면서 "유품정리사가 주목받기 시작할 때쯤 '귀신 보는 유품정리사'라는 설정이 떠올랐다. 지금 안 쓰면 다름 사람이 쓸 것 같았다. 이선동이라는 이름이 저 보다 더 유명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세혁 연출은 "원작 소설에는 정말 풍부한 에피소드가 있다. 웹툰이나 드라마가 되면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할 수 있지만, 공연은 100분 안에 풀어내야 해서 어려웠다"면서 "저는 이 작품을 하면서 캐릭터들의 태도에 감동받았다. 사람이 정말 힘들 때 아무 말 없이 와서 궂은일을 해주는 친구가 있으면 고마운 마음이 든다. 이 소설 속엔 그런 친구들이 있었다"고 작품을 뮤지컬화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저는 이 공연에 인물들의 태도가 잘 담기길 바랐다. 누군가에게 힘든 일이 있을 때 힘이 돼주는 사람, 편하게 고맙다고 전화 한 통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기길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를 들은 권정희 작가는 “제가 첫 공연을 봤는데 정말 많이 울었다. '손수건을 챙겨올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우분들도 열일해주시고, 음악도 정말 좋았다.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며 "제 작품을 살아있는 생명체로 만들어 주셔서 감동받았다. 각본도 원작보다 훌륭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 '이선동 클린센터' 기세중-강정우 (사진=김세원 인턴기자)
▲ '이선동 클린센터' 기세중-강정우 (사진=김세원 인턴기자)

김바다와 기세중은 극중 영혼을 볼 수 있는 유품정리사 이선동을 연기한다. 김바다는 "이 작품을 제의받았을 때 ‘귀신 보는 유품정리사’라는 것에 호기심이 생겼다. 유품정리사라는 직업이 생소했는데, 함께 작업한 배우들과 열심히 공부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 가는 길을 정리해주는 사람이 귀신을 보게 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는데, 사실 어려웠다. 그러던 중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마주했던 죽음들을 생각해봤고, '죽음은 사실 가까이에 있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죽음이 주는 감정 때문에 외면하려 했던 것 같다. 어쩌면 이선동도 저와 비슷한 마음이지 않았을까. 그런 마음으로 캐릭터에 다가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또 김정규 역을 맡은 양승리는 "저는 사랑하는 동생이 하늘나라로 떠난 지 1년이 좀 넘었는데, 그 친구와 함께 살 때 입었던 옷을 공연하면서 소품으로 쓴다. 그러면서 힐링이 되고, 그 친구를 추억하고 있다"면서 "'그 친구에게 부끄럽지 않은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공연을 하면서 행복하고 좋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끝으로 오세혁 연출은 “제가 최근 몇 가지 뉴스를 보면서 슬픈 마음이 들었다. '어느 할머니가 돌아가신지 5년이 지난 후에 발견됐다'는 뉴스였는데, 아무도 찾지 않아 5년이 지난 후 백골이 다 돼서야 발견됐다. 그런데 그분이 너무 추워서 옷을 여러 겹 입고 계셨다. 또 '젊은 청년이 반지하에서 혼자 돌아가셨다'라는 뉴스도 봤다. 그런데 그 방이 통풍이 안 돼서 냄새가 전혀 안 났고, 그래서 늦게 발견이 됐다. 그때는 정말 '영혼이라는 게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있으면 그분들 영혼이 힘들었을 거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지역에서 '주민들이 돌아가며 혼자 사시는 노인분들을 찾아뵙는다'고 들었다. 그랬더니 그해 사망률이 0건이었다"면서 "저는 '죽은 사람들뿐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들에게도 영혼도 있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 모든 건 허구지만, 공연이 끝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주변 사람들의 안부를 챙기고 싶은 마음이 드셨으면 좋겠다. 모든 사람들이 하루하루 잘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선동 클린센터’는 오는 11월 10일까지 SH아트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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