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두번할까요’ 권상우 ⓛ “촬영하며 신뢰가 커진 작품, 잘할 자신 있었어요”
▲ 영화 ‘두번할까요’ 권상우 (사진=리틀빅픽처스)
▲ 영화 ‘두번할까요’ 권상우 (사진=리틀빅픽처스)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배우 권상우의 이름을 들으면, 대중들은 수많은 작품을 그와 함께 떠올리게 된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탐정’ 시리즈 등, 그는 멜로부터 액션, 코미디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끊임없는 도전으로 대중들과 만나고 있다.

‘탐정’ 시리즈를 통해 재기발랄한 코미디를 선보였던 그가 다시 한 번 코미디, 그것도 로맨틱 코미디로 스크린을 찾았다. 영화 ‘두번할까요’에서 그는 아내와의 이혼 후 꿈꾸던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남자 현우로 분했다. 평소 아내에게 다정한 남편이자 가정에 충실한 아버지로 알려진 권상우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이혼남의 모습으로 완벽히 변신해 관객들의 웃음을 유발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권상우는 잘생김도 포기하고 아낌없이 망가지는 모습으로 120여 분 동안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이처럼 끊임없는 도전으로 매 작품 새로운 모습을 선보이는 권상우를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두번할까요’를 통해 선보이는 색다른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 영화를 향한 변함없는 애정을 표현한 인터뷰 현장을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

▲ 영화 ‘두번할까요’ 권상우 (사진=리틀빅픽처스)
▲ 영화 ‘두번할까요’ 권상우 (사진=리틀빅픽처스)

Q.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해요.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도 잘 읽혔고, 지금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아주 재미있는 로맨틱코미디 영화라 생각했어요. 제 나이에 할 수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많지 않잖아요. 재미있는 영화였던 거 같아요. 촬영 현장도 재미있었고, 영화도 웃을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아서, 유쾌함을 많이 주는 영화여서 좋았어요.

Q. 이번 작품에 앞서 ‘신의 한 수: 귀수편’에 캐스팅됐어요. 이후 정반대인 ‘두번할까요’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작품을 선택할 때 여러 기준이 있지만, 시나리오가 저를 흥미롭게 만드는 것에 많이 흔들려요. 시나리오를 보고 나서 계속 맴돌고, 머릿속으로 상상하면서 그 장면을 계속 찍고 있더라고요. 그래서 감독님을 만나보고 싶었어요. 지금도 그때가 기억나는데, 청담동 한 카페에서 감독님과 처음 만났거든요.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자마자 ‘영화 하겠다’라고 했어요. 영화에 제가 할 수 있는 어떤 것들이 있는 거 같았어요.

Q. 영화의 어떤 부분이 매력적이었나요?
원래 제목이 ‘놈, 놈, 년’이었어요. 그 제목이었으면 큰일 났을 거예요. 하하.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제 또래 남녀의 현실 로맨스 같았어요. 이혼식 자체가 비현실적일 수도 있지만요. 이혼식 장면을 촬영하면서 LED 장면이 갈라지는 걸 보는데, 이혼이 한 번에 정리되는 유쾌한 느낌이 있었어요. 촬영하면서 점점 신뢰가 가는 작품이었어요.

Q. 시나리오를 보고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거 같아요.
맞아요. 아무리 좋은 시나리오여도 ‘이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확신이 안 들어요. 이번 시나리오는 ‘나답게 촬영하면 재미있게 나오겠다’는 생각을 한 거 같아요.

Q. 상대역으로 이정현 씨가 캐스팅됐다고 들었을 때 어땠나요?
신선한 캐스팅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제가 데뷔하기 전부터 활동하셨던 분이고, 가수도 하셨고, 잠재된 끼가 굉장히 많은 사람이잖아요. 그런 정현이도 처음 하는 장르고요. 저와 정현이의 첫 촬영 장면이 설렁탕을 같이 먹는 거였는데, 숟가락을 쥔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정말 많이 긴장했더라고요. 그걸 보고 굉장히 신선했어요. 산전수전 다 겪은 배우인데 첫 촬영에서 떨고 있다는 게 정현이를 호감으로 바라보게 했죠. 그래서 처음부터 마음이 열렸던 거 같아요. 배우를 향한 신뢰도 생겼고요.

Q. 정말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장르로 돌아왔어요.
요새 로맨틱 코미디 작품이 별로 없는 거 같아요. 그런 재미있는 시나리오도 다양하게 나오면 좋겠어요. 요새는 다양성이 많이 결여된 거 같아서, 이런 영화가 잘돼야 다음이 생길 거 같고요.

▲ 영화 ‘두번할까요’ 권상우 (사진=리틀빅픽처스)
▲ 영화 ‘두번할까요’ 권상우 (사진=리틀빅픽처스)

Q. 워낙 부부 사이가 좋은 모습으로 유명한데, 극중 현우의 이혼 얘기에 공감이 갔나요?
당연히 저와 관계없는 이야기죠. 하하. 요새는 결혼 여부도 선택이고, 이혼 역시 자신의 인생에 걸림돌이 되면 하는 거죠. 이에 대해서 제 의견이 따로 있는 건 아니에요. 결혼을 망설이게 되는 여러 문제가 있잖아요. 그런 걸 떠나서 주변에서 많이 일어나는 일에 대해 현실적으로, 시니컬하지 않게, 유쾌하게 표현하는 게 재밌을 거 같았어요. 그 부분을 충분히 공감했고, 주변에 두 번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하하.

Q. 영화 ‘탐정’에서는 고단한 결혼생활에 시달리고, ‘두번할까요’에서는 이혼을 했어요. 몰입이 어려웠을 거 같아요.
어려운 건 없었어요.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해도 그 안에는 갈등도 있으니까요. 이정현 씨는 결혼하고 아직 한 번도 안 싸웠다는데 사실 이해가 잘 안 가요. 하하. 그런 것들이 쌓여서 이혼 같은 결과로 만들어지는 거 같아요. 아무리 친해도 죽마고우와 부부는 틀리니까요. 가족은 영원한 제 편이잖아요. 그런 것에서 오는 안정감이 있고요. 이런 건 결혼을 해봐야 알 수 있는 거예요. 저도 부족한 게 많고, 완벽히 성숙한 사람은 아니에요. 그래도 집에 들어가서 아내와 아이들을 보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죠. 이곳이 가장 안식처라는 것도 느끼고요.

Q. 성동일 씨와 ‘탐정’ 시리즈에 이어 다시 만났어요.
시사회가 끝나자마자 동일 형에게 메시지를 보냈어요. ‘선배님 덕분에 우리 영화 매 신마다 잘 나온 거 같다’고요. 답장이 없더라고요. 하하. 원래 답장을 잘 안 하세요. 그러다가도 홍보차 라디오에 출연했는데, 뜬금없이 잘 들었다고 연락이 오고요. 그냥 흘러갈 수 있는 신인데 선배님이 잘해주셔서 감사했어요. ‘탐정’ 커플이 나와서 연기하는 걸 보는 게 관객들에게 재미일 수 있으니까요.

Q. 이종혁 씨와는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이후 15년 만의 재회예요.
‘말죽거리 잔혹사’ 때에도 저희는 적은 나이가 아니었어요. 이미 종혁 형은 유부남이었고요. 형의 첫 상업영화였고, 저도 신인이었을 때인데, 모두 정읍의 시골 학교에서 말죽거리 학생들처럼 발목에 모래주머니 차고 뛰어다니면서 보냈어요. 숙소에서도 다 같이 모여서 밥 먹고, TV 보면서 시간을 보냈죠. 15년 전 일이지만 그때 추억이 지금도 강했는데, 그간 못 보다가 몇 년 전에 ‘MAMA’ 홍콩에서 형을 만났어요. 그랬는데도 어제 만난 사람처럼 서로 대했죠. 그 이후 이번 작품에서 만난 건데 확실히 과거의 기억이 있으니까 정말 편하더라고요. 그런 경험들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언제 봐도 어제 본 것 같이 응원하게 되고요.

Q. 영화 속 ‘말죽거리 잔혹사’ 패러디가 많은 화제를 모았어요.
그 장면이 정말 많이 도움됐죠. 한 방에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쉽지 않은 영화라는 점을 많이 걱정했는데, 패러디 장면 덕에 많이 알려진 거 같아요.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그러면서도 두 가지 감정이 들어요. 작품을 오래 기억해주셔서 고맙지만, 제게는 오래전 작품이잖아요. 최근 작품으로 이야기되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은 거죠. 그래서 쉬지 않고 계속 작품 활동을 하는 거고요. 앞으로는 새로운 작품으로 더 많은 이야기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감사하면서도 ‘이제 그만 나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어요. 하하.

Q. 촬영하며 현장에서 만든 애드리브가 많다고 들었어요.
애드리브가 정말 많았던 거 같아요. 병실에서 울부짖는 것도 다 애드리브였고, 성동일 선배와 옥상에서 나온 장면도 거의 애드리브로 만들었어요. 대사부터 사소한 행동까지 현장에서 이어진 것들이 많아요. 이를테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나뭇잎에 손을 닦는 장면이요. 정현이를 안을 때, 통나무 안듯이 일자로 안는 것도 현장에서 해보자고 말해서 변형하면서 찍은 거 같아요. 그 장면을 보고 웃으실 때 정말 뿌듯했어요. 

Q. ‘두번할까요’를 통해 얻은 교훈이 있나요?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결혼을 두 번 하면 너무 피곤한 일 아닌가?’라는 생각은 했어요. 하하. 결혼이 아니더라도 제가 어떤 선택을 할 때 최대한 신중하게, 그리고 결과에 대해서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은 한 거 같아요.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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