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신문기자’ 한국과 맞닿아 있는 日 사회의 이면, 국내 관객에게도 통할까(종합)
▲ 영화 ‘신문기자’ 제작진 (사진=마수연 기자)
▲ 영화 ‘신문기자’ 제작진 (사진=마수연 기자)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일본 최대의 사학비리와 저널리즘의 양면성을 공개하며 파장을 일으킨 문제작 ‘신문기자’가 국내 관객과 만난다. 현지 개봉 당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던 영화가 한국 관객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칠지 주목된다.

영화 ‘신문기자’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는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과 카와무라 미츠노부 PD가 참석했다.

‘신문기자’는 가짜 뉴스부터 댓글 조작까지, 국가가 감추려 하는 진실을 집요하게 좇는 기자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지난 6월 일본에서 개봉했을 당시 일본 사회와 저널리즘의 이면을 날카롭게 담아내며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국내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은 카와무라 PD는 “이 영화는 현재 일본에서도 굉장히 드문 영화다. 꽤 오랫동안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라며 “특히 수년 동안 정권이 가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압력이 존재했고, 그 압력 아래에서 만든 영화”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현재는 매스컴이나 미디어가 정권에 어떻게 맞설 수 있는지, 정권의 진실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불가능하거나 매우 약해진 시대”라며 “이처럼 미디어가 위축된 현실에서 영화로 이 상황을 포착하고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영화를 제작한 이유를 밝혔다.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은 “일본에서는 한동안 이런 정치, 사회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한 사람의 영화인으로서 한국에서 힘 있는 사회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을 봤고, 일본에서도 이런 영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심은경 씨와 힘을 합쳐 영화를 만들었는데, 한국 관객들의 소감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영화 ‘신문기자’ 제작진 (사진=마수연 기자)
▲ 영화 ‘신문기자’ 제작진 (사진=마수연 기자)

영화는 아베 정권에서 발생한 최대의 사학비리를 모티브로 제작됐다. 현 정권을 비판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제작 및 개봉 과정에서 정권의 압박을 느끼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영화 개봉을 앞두고 홍보하는 과정에서 이와 같은 사회적 압력을 크게 느꼈다고 한다.

카와무라 PD는 “이 영화는 일본 TV에서 전혀 다뤄주지 않았다. 영화를 소개한 것은 신문과 SNS뿐이었다”며 “라디오에서 광고하는 것도 거절당했다. 그런 것들이 압력”이라고 설명했다.

후지이 감독 역시 “일본인 특유의 생각으로 ‘이 영화는 해서는 안 되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며 “‘이 영화는 위험하기 때문에 관련되지 않고, 하지 않는 게 좋지 않나’라는 기분을 느낀 적이 종종 있었다. 저 역시 그런 것에 관련되고 싶지 않았기에 처음에는 연출 제의를 두 번이나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극중 그려지는 정치와 언론의 유착, 내각정보실의 민간인 사찰 등은 최근 몇 년 동안 국내 정치란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들과 유사하게 그려졌다. 이에 후지이 감독은 이를 바라보는 국내 관객들의 시선이 어떨지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후지이 감독은 “현재는 가짜 뉴스도 많고, 매스컴에서 말하는 진실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시대”라며 “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그리려고 한 것은, 개인이 스스로 판단하여 선택하는 것과 정부의 옳고 그름을 의심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한국 관객들은 일본 사람에 비해 정치에 많은 관심과 흥미가 있는 데다가 깊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 관객들이 영화를 보고 집단과 개인, 매스컴에 대해 어떻게 느낄지 기대되고 그 반응에 흥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 영화 ‘신문기자’ 제작진 (사진=마수연 기자)
▲ 영화 ‘신문기자’ 제작진 (사진=마수연 기자)

이번 작품은 국내 배우인 심은경이 주연으로 출연하며 더욱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일각에서는 일본 여배우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출연을 거절하며 한국인인 심은경이 주연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의문도 있었다. 이에 카와무라 PD는 전혀 그런 것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심은경 씨는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배우”라며 “지적인 면이나 다양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 진실을 추구하는 캐릭터에 어울린다는 점을 생각해 캐스팅했다. 일본 여배우가 모두 출연을 거절해 어쩔 수 없이 심은경 씨를 캐스팅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영화의 모티브가 된 책 ‘신문기자’를 집필한 모치즈키 이소코 기자와 심은경과의 싱크로율을 묻자 카와무라 PD는 “모치즈키 씨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심은경 씨를 캐스팅했다”며 심은경을 향한 믿음을 보였다.

그는 “일본은 기자클럽이 있어서 정부의 기자회견에 참석하는 기자들이 따로 있다. 이는 매스컴과 정권이 접점을 가지는 지점”이라며 “이와 같은 기자회견에서는 정권이 곤란할 만한 질문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런 분위기에서 과감하게 질문을 던지는 모치즈키 기자를 보고 진정한 미디어라 생각해 영화를 만든 것”이라고 답했다.

기자회견 말미 후지이 감독은 “한국 영화인 ‘국가 부도의 날’을 일본에서 코멘트 한 적 있다. 굉장히 인상적이었고, 진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큰 힘이 있는 영화였다”며 “그런 영화를 만든 한국에서 이 영화를 개봉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 생각한다”고 기대를 보였다.

카와무라 PD는 “이 영화의 테마는 세계 각국에서 지금도 일어나는 일”이라며 “현 미디어는 전 세계적으로 부조리하고 모순에 차있지만, 그럼에도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는 존재다. 인류가 만들어내는 문제와 미디어가 결부돼 있고,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이를 생각하길 바란다”고 영화를 향한 관심을 당부했다.

한편 ‘신문기자’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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