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드라큘라’ 켄부터 소냐까지, 사랑을 울부짖는 흡혈귀로 완벽 변신
▲ '드라큘라' (사진=)
▲ '드라큘라' 켄 포스터 (사진=메이커스프로덕션)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사랑을 울부짖는, 사랑을 위해 본인을 희생하는 흡혈귀가 있다. 바로 뮤지컬 ‘드라큘라’ 속 인물들이 그 주인공이다.

‘드라큘라’는 작가 브람 스토커(Bram Stoker)의 ‘드라큘라’를 원작으로 재탄생된 뮤지컬이다. 체코 프라하의 콩그레스 센터를 시작으로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1998년 국내 초연, 2000년, 2006년 공연에 이어 13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전작 ‘메피스토’에서 1인 2역을 완벽히 소화해 호평을 얻었던 켄은 영겁의 시간 동안 단 한 사람을 사랑하지만, 가문의 저주에 고통받는 비운의 드라큘라 그 자체로 분한다. 켄은 아드리아나에 대한 절절한 사랑, 비극적인 운명을 마주하며 변화되는 감정들을 섬세한 연기와 노래로 그려낸다.

또한 드라큘라와 대적하며 긴장감을 유발하는 반헬싱 역을 맡은 문종원의 카리스마, 묵직한 보컬은 무대를 압도한다. 문종원은 켄과 함께 ‘메피스토’에서 1인 2역으로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바 있는 만큼, 이번에도 좋은 호흡으로 박수갈채를 이끌어낸다.

▲ '드라큘라' 문종원, 소냐 (사진=메이커스프로덕션)
▲ '드라큘라' 문종원, 소냐 (사진=메이커스프로덕션)

드라큘라를 너무 사랑한 탓에 함께 흡혈귀로 살아가기를 결심하는 로레인으로 분한 소냐의 무대 장악력 역시 대단하다. 폭발적인 가창력은 물론이고, 풍부한 표정으로 인물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2막 초반부, 극중 연극을 하는 설정에서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위트에 절로 미소가 지어지기도 한다.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드라큘라의 곁을 떠나지 않는 피의 천사 3인방의 활약이다. 최아준, 김경동, 이슬이 세 사람은 아름다운 안무, 수려한 움직임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 '드라큘라' 공연 모습 (사진=메이커스프로덕션)
▲ '드라큘라' 공연 모습 (사진=메이커스프로덕션)

이번 ‘드라큘라’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흡혈귀 드라큘라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해 차별화를 둔다. 무섭고, 악한 캐릭터로 기억되던 드라큘라는 뮤지컬을 통해 평범한 삶을 갈구하며 고독한 400년을 살아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오랜 기간 잊지 못하는 인물로 재탄생했다.

뮤지컬은 보통 러닝타임이 긴 만큼 중간 휴식 시간인 인터미션이 존재하는데, ‘드라큘라’는 그 어떤 작품보다 1막과 2막을 명확히 구분 지어 선보인다. 1막은 1462년 트란실바니아를 배경으로, 2막은 400년 뒤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는 작품의 스토리를 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드라큘라’의 특성을 보여주기 위한 1막은 다소 느리게 전개돼 지루할 수 있지만, 빠르게 흘러가는 2막에서 몰입도는 높아진다. 다만 큰 총소리, 잦은 칼부림은 자극적인 장면을 선호하지 않는 관객들에게는 다소 불편할 수 있겠다. 더욱이 러닝타임 내내 어두운 무드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심오한 스타일의 넘버들이 많은 만큼 ‘드라큘라’가 마냥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뮤지컬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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