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린의 파데톡] 뷰티 공룡 '세포라', 케이뷰티 생태계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 뷰티 공룡 '세포라', 케이뷰티 생태계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사진=이혜린 기자)
▲ 뷰티 공룡 '세포라', 케이뷰티 생태계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사진=이혜린 기자)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뷰티 공룡'이라 불리는 세계 최대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한국에 찾아왔다. 

세계 최대 뷰티 편집숍 세포라가 지난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르나스몰에 국내 첫 매장을 오픈했다. 세포라를 기다렸고, 기대했던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오픈 7일째인 오늘까지도 매장 안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세포라는 '뷰티 공룡'이라는 수식어로 불린다. 세계 최대 명품 업체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모회사로, 유럽, 미주, 아시아 36개국에서 2600여 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 또한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와 자체 제작 브랜드 세포라 컬렉션을 만날 수 있어 기존 고객층도 탄탄하다.

그래서일까? 한국을 찾은 세포라는 오픈 전부터 포부가 대단했다. 1호점인 파르나스몰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서울 명동 롯데영플라자, 2020년 1월 현대백화점 신촌점, 2020년까지 온라인 스토어를 포함 7개 매장을 열 것을 예고했다. 김동주 세포라 코리아 대표는 오픈 당시 "1호점이 전 세계 매장 중 100대 매장 안에 들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세포라가 한국 1호점을 오픈하며 내세운 국내 뷰티숍과의 차별점은 크게 세 가지였다. 브랜드 라인업, 뷰티 어드바이저, 고객 체험형 매장에 공을 들였다. 세포라의 콘셉트에 맞춰 전면에 배치한 해외 메이크업 브랜드, 익스클루시브 브랜드로 채택한 국내 인디 브랜드, 전문가처럼 고객에게 피드백할 수 있는 뷰티 어드바이저, 피부 진단-메이크업-헤어 스타일링을 할 수 있는 존을 제안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 진출이 늦은 만큼, 세포라는 보다 새로운 무언가를 내놓아야 했다. 하지만 정식 오픈한 세포라는 ‘신선함’보다는 ‘익숙함’에 가까웠다. 해외 브랜드를 만날 수 있는 것 외의 서비스는 국내 H&B 스토어 올리브영, 랄라블, 뷰티숍 시코르, 아리따움이 선보였던 것들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 뷰티 공룡 '세포라', 케이뷰티 생태계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사진=올리브영)
▲ 뷰티 공룡 '세포라', 케이뷰티 생태계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사진=올리브영)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화장품 규모 및 생활용품 시장 규모는 14조 8000억 원으로 전 세계 9위다. 또한 한국 H&B 스토어 시장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32.8% 성장했으며, 현재 전국에는 약 1500여 개의 숍이 운영되고 있다. 

그중 올리브영은 약 70%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에 특화된 한국의 공룡인 셈이다. 나아가 올리브영은 지난 20년 동안 고객과의 신뢰를 쌓아온 데이터 베이스를 기반으로 브랜드 가치를 보다 탄탄히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지난해 12월에는 O2O(Online to Offline)를 본격화하며, 3시간 이내에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오늘 드림' 서비스를, 최근에는 홍대 상권에서 축적한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밀레니얼 세대 니즈에 맞춰 약 6년 만에 홍대입구역점을 새 단장한 바 있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추진하고 있는 고객 유치 전략과 관련해 제니스뉴스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새롭고 트렌디한 상품 도입과 상권별 MD 최적화, 체험 콘텐츠 강화를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 온라인 몰에서는 편의 서비스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지난해 말부터 O2O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며 "올해 20주년을 맞아 브랜드 체계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로고와 매장 디자인 등을 내세워 차별화된 정체성 강화에 나섰다. 그동안의 '트렌드 리딩'이 아닌 '건강한 아름다움'을 핵심 키워드로 올리브영만의 브랜드 가치 강화에 주력한다는 전략이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고객들이 주목하는 체험형 매장에 대해서는 "올리브영은 '상권별 맞춤형 매장'을 강화해 매장마다의 차별화와 체험 제공을 강조할 계획이다. 상권별 고객 연령, 소비 패턴 등을 고려해 매장 상품 및 진열 구성을 상권별로 차별화하는 형태다. 강남본점이 2030 고객과 색조 수요가 높아 1층에 색조 제품을 비치했다면, 명동본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해 K-뷰티 대표 제품인 마스크팩, 기초화장품 만으로 1층을 가득 채웠다"면서 "또한 올리브영은 지난 5월부터 고객의 피부를 측정하고 화장품을 추천하는 '피부 측정 서비스'를 운영하며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점유율 2~3위인 랄라블라, 롭스 또한 고객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로 맹추격 중이다. 랄라블라는 지난해 3월부터 매장 내 전용 기기를 도입해 '택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올해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택배 서비스 이용 건수를 살펴본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가량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힘입어 지난 6월에는 접수 후 최대 6시간 내 배송이 가능한 당일택배 서비스도 도입했다. 롭스는 O2O를 넘어 O4O(Online for Offline) 서비스 구축에 나서며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의 소비자는 트렌드에 민감하다. 때문에 익숙함에 빠르게 지루함을 느낀다. 익숙함이란 편안과 식상을 넘나드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세포라는 앞서 일본, 홍콩에서 현지 고객을 사로잡지 못하고 철수한 경험이 있다. 그렇기에 한국을 찾은 세포라가 브랜드의 컬러와 더불어 한국의 특성에 맞춘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1호점을 시작으로 한국의 핫플레이스에 매장 오픈을 예고한 세포라가 케이뷰티 생태계에 어우러질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