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요지경] ‘허구가 아닌 현실!’ 실제 사건 기반으로 한 영화 4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현실이 더욱 영화 같다’는 말처럼,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에 종종 영화보다 더욱 영화 같은 일들이 벌어지곤 한다. 그러나 생각보다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이 사건들은 극적인 각색을 통해 영화화되고 다시 관객들에게 재조명되기도 한다.

이처럼 실제 사건을 기반으로 제작된, 현실을 재조명한 영화 네 편을 소개한다.

▲ 영화 ‘도가니’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 영화 ‘도가니’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

▶ ‘도가니’ 영화보다 더욱 참혹했던 아이들의 현실

공지영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도가니는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벌어진 광주 인화학교 사건을 담았다. 청각장애인 교육 시설인 인화학교에서 아동 학대와 집단 성폭행 등 차마 말로 하기도 어려운 사건들을 그렸다. 극중 아이들을 향한 학대가 지나치게 사실적이라는 논란이 있었으나, 제작진이 “실제 사건보다 훨씬 순화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말하며 인화학교 사건에 대한 관객들의 분노가 더욱 커지기도 했다. 

2011년 개봉한 영화는 무려 466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의 흥행으로 광주 인화학교 사건이 재조명됐고, 당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던 인화학교는 결국 폐교에 이르는 등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 (사진=무비꼴라주)
▲ 영화 ‘한공주’ 포스터 (사진=무비꼴라쥬)

▶ ‘한공주’ 잊혀진 사건, 여전히 고통에 살아가는 이의 아픔

지난 2014년 개봉한 영화 ‘한공주’는 배우 천우희가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면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열일곱, 누구보다 평범한 소녀인 한공주(천우희 분)가 겪은 일들을 담담하면서도 현실적으로 그린 영화는 지난 2004년 일어난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졌다.

극중 한공주를 통해 보여지는 모습은 끔찍한 사건 이후 망가진 일상을 살아가는 피해자의 아픔을 담아낸다. 수없이 노력하고 발버둥을 쳐도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한공주의 모습, 그런 그를 대하는 주변의 시선들을 통해 시간이 흘렀음에도 온전히 회복되지 않은 이들의 고통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피해자를 향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선을 지적하고, 여전히 피해자보다는 가해자에게 유리한 세상의 부조리함을 꼬집는다.

▲ (사진=CGV아트하우스)
▲ 영화 ‘재심’ 포스터 (사진=CGV아트하우스)

▶ ‘재심’ 억울하게 범죄자가 된 소년의 보상 받을 수 없는 10년

‘꽃청춘’ 정우와 강하늘의 만남으로 화제가 됐던 영화 ‘재심’은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다뤘다. 지난 2000년 발생한 이 사건은 당시 범행을 목격했던 만 15세의 소년이 용의자로 체포됐으나, 이후 진범이 따로 있다는 제보가 들어오며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10년 후인 2010년 만기 복역한 피해자가 출소하며 사건 재심을 청구하며 사건이 다시 화두에 올랐다. 그 과정에서 경찰의 진술 강요 사실과 진범의 자백을 의도적으로 무시하는 등 여러 문제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영화는 용의자로 몰리며 억울하게 체포된 현우(강하늘 분)와 그를 위해 변호에 나선 준영(정우 분)을 중심으로 실제 사건을 각색해 보여준다. 그러나 영화의 전체적인 플롯이 실제 사건과 상당히 유사하게 전개돼 관객들에게 현실감을 느끼게 한다. 이처럼 사실적으로 사건을 다룬 ‘재심’은 200만 관객을 넘기며 흥행에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개봉 이후 재심을 청구한 실제 피해자가 무죄 판결을 받으며 나오며 영화의 의미가 강조되기도 했다.

▲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영화 ‘블랙머니’ 포스터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블랙머니’ 2000년대 최고의 금융비리,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

‘블랙머니’는 다수의 사회 고발 영화를 제작한 정지영 감독이 ‘남영동 1985’ 이후 7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으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이번 영화는 지난 2003년 미국계 기업인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챙긴 부당한 이익, 이 과정에 개입한 전직 정부 관료 등 2000년대 최고의 금융비리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앞선 작품들과 달리 ‘블랙머니’가 다루는 이 사건은 현재까지도 소송이 이뤄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의 일이다.

영화는 16년의 세월이 흐르며 대중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사건을 재조명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금융비리 사건을 한결 쉽게 풀어내지만, 동시에 사건의 핵심을 명확하게 짚으며 이를 향한 관심을 촉구한다. 오는 13일 개봉을 앞둔 ‘블랙머니’가 여타 고발 영화처럼 다시 한번 론스타 게이트 사건을 수면 위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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