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음악에 ‘흠뻑’ 빠진 이은미가 걸어온 30년 음악 이야기(종합)
▲ 이은미 (사진=문찬희 기자)
▲ 이은미 (사진=문찬희 기자)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이은미가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그는 그간의 시간에 보답하는 신보와 콘서트로 관객들과 만난다.

6일 서울 중구 광화문 달개비에서 이은미의 데뷔 30주년 앨범 ‘흠뻑’ 발매 및 전국 투어 콘서트 ‘30 Years 1,000th Thank You’ 개최 기념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 10월 19일 광주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2020년 1월 4일까지 펼쳐진다. 이은미는 광주, 부산, 창원, 인천, 전주, 서울, 대구, 평택, 울산, 수원, 진주까지 약 3개월간 전국의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더불어 데뷔 30주년 기념 앨범인 ‘흠뻑’의 수록곡 ‘사랑이었구나’와 ‘어제 낮’은 지난 9월 25일 음원이 공개됐으며, 추가 수록곡은 투어가 진행되는 동안 순차적으로 오픈될 예정이다.

Q. 데뷔 30주년을 맞은 소감?
세월이 차곡차곡 쌓여서 30년이 됐다. 그다지 수월하진 않았다. 한편으로는 기적 같은 순간도 있었다. 그래서 진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드는 해다. 무게감도 많이 느끼고 있다. 저도 이런 감정들을 느낄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했다.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처럼 무척 설레고 두렵기도 하다. 잘 해야겠다는 부담도 크다. 어렵고 힘들 때마다 고비를 잘 넘기게 해줬던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 늘 묵묵히 지켜주는 팬들도 고맙다. 지난주에 부산에서 콘서트를 했는데, 30년 동안 묵묵하게 지켜준 손편지 때문에 펑펑 울었다. 잊지 않고 말없이 저를 지켜주신 분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는 생각이 든다.

Q. 30년간의 활동에서 힘들었던 순간은?
어려운 일은 제가 워낙 재능이 부족한 사람이라, 제 재능의 한계를 느낄 때마다 어렵고 좌절했다. 민낯이 드러나는 기분도 든다. 부족함이 순간순간 느껴져서 피하고 싶고, 도망가고 싶다. 자기 자신의 부족한 모습을 직관한다는 건 되게 힘든 일이다.

Q. 가장 기적 같았던 순간은?
저 혼자 수도 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며 만들었던 음악들, 대중적으로 성공하지 않은 음악들이 더 많다. ‘이걸 누가 알아주실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제가 아프게 만들었던 작업을 공감하셨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들이 있었다. 말해주시지 않으면 정말 몰랐을 표현들을 요즘 받고 있다. 30주년 공연을 하면 ‘내가 이곳까지 온 게 기적 같은 일이구나’라고 느끼고 있다.

▲ 이은미 (사진=문찬희 기자)
▲ 이은미 (사진=문찬희 기자)

Q. 공연이 본인에게 갖는 의미는?
20주년 기념 공연 때 진정한 딴따라가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많은 도시들을 다니면서 매주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 있었다. 새로운 분들을 만나는 즐거움, 내가 무대 위에서 살아서 연주를 하고 있다는 게 함께 어우러졌다. ‘나는 이제야 음악가가 됐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제는 제 삶도 그렇지만, 음악가로서의 제 앞날도 노을을 맞이하며 잘 마무리해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무대마다 ‘이 무대가 마지막이라도 후회 없도록 하자’라고 다짐한다. 객석에 있는 분들과 함께 공감하는 것이 콘서트의 큰 즐거움이기도 하다.

Q. ‘흠뻑’의 곡은 어떻게 구성하려고 하나?
투어를 진행하면서 곡을 더 발표하면서 ‘흠뻑’이라는 앨범을 완성할 예정이다. 30년간 저를 매혹시킨 음악을 바라보고, 음악이 저를 바라봤을 때 서로 존중하며 나이 드는 것 같아서 참 좋다. 그런 표현들을 담아내고 싶다. 가능한 새로운 6~8곡 정도를 넣고 싶다. 좋은 음악인데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곡을 제 목소리로 남기고 싶은 욕심도 있다. 기록하고 싶은 곡을 리메이크해서 넣을지도 고민하고 있다. 그 부분은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

Q. 음반의 규모는 어떻게 될까?
요즘은 음반의 의미가 줄었다. CD 플레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 많지 않다. 어쨌든 레코드는 기록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한 장으로 만들어서 전해드리는 작업을 내년까지 하고 싶다. 작업을 하다 보면 잘 탄생하는 녀석이 있고, 분명히 잘 클 거라고 생각했는데 작업하면서 모양이 흐트러지는 경우도 있다. 잘 만들어진 곡이 아니면 세상에 제 이름으로 내놓기가 꺼려진다. 그런 것들을 자연스럽게 걸러냈었기 때문에, 숫자에 매몰되지 않으려고 한다. 가능한 제가 마음에 드는 작품으로만 구성하고자 한다.

Q. 콘서트를 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중요한데, 어떻게 관리하나?
체력은 타고나진 않았다. 콘서트에서 제가 음악을 잘 전달하려면 체력이 필수라 운동화 친해지려고 노력했다. 그게 20년 정도 됐다. 어느 순간에 놓치면 안 되는 일이 됐다. 꼭 지켜야 하는 약속이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0대가 되니 쉽지는 않더라. 최대한 잘 체력 관리를 해보려고 한다. 운동도 지루하지 않게 여러 가지를 병행하면서 하고 있다.

Q. 음악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이유?
음악에 빠지는 이유는 역시 음악이다. 제 스스로 음악을 어떻게 표현할지 꿈꾸는 순간에, 제 상상력 속에서 만들어지는 음악이 저를 움직이게 한다. ‘내가 원하는 소리는 이건데? 이걸 만들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저를 자극한다. 제 재능의 한계를 보다가도, 다시 꿈을 꾸면서 녹음실에 가게 된다.

▲ 이은미 (사진=문찬희 기자)
▲ 이은미 (사진=문찬희 기자)

Q. 그간 음악계의 고착화된 시스템에 저항하고, 라이브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방송에 목소리를 내왔다. 그 목소리로 변화된 것과 여전히 마음에 안 드는 것은 무엇인지?
분명히 달라졌다. 제가 처음 음악을 시작했던 시기에 비하면 시스템이나 모든 것들이 달라졌다. 심지어는 대기실 환경도 좋아졌다. 훌륭한 공연장도 많이 생겼다. 음악에 관련된 시스템이나 하드웨어가 변하는 게 만족스럽지는 않다. 분명히 개선될 부분들이 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문제처럼 아주 근본적일 때가 많다. 그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대하는 태도 등일 때가 많다. 그런 것들은 세상이 변하고 진보하는 것처럼, 서서히 변할 거라 생각한다. 다행히 요즘은 립싱크하는 분들이 거의 없다. 그 부분은 제가 예전에 시끄럽게 떠들었던 효과가 있다고 봐도 될까? 그 당시에는 욕을 참 많이 먹었다(웃음).

Q. 정치적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이런 소신 있는 행보를 이어갈지 궁금하다.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고, 두려운데 하는 거다. 거창하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진 않고, 저도 대한민국 국민이기 때문이다. 제가 대한민국 국민임이 자랑스러운 나라가 되길 바라는 것뿐이다. 그걸로 칭찬하는 분도 있고, 욕하는 분도 있다. 하지만 제가 음악 하는 사람이고, 대중에게 노출된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그걸 하지 않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제가 해야 하는 일이라면 할 거다.

Q. 팬들에게 한마디?
팬들에게 친절하지 못한 사람이다. 제가 너무 이기적인 사람이기 때문인 것 같다. 콘서트를 하게 되면 전날 그 도시에 내려가서 숙소에서 자고, 당일 아침에 일찍 가서 리허설을 한다. 보통 짧아도 4시간 정도의 리허설을 한다. 전날부터 공연 모드로 무대만을 생각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무척 날카롭고 못된 모습이 나온다. 제 일을 잘하고 싶다는 목표와 욕망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의 스태프나 가깝게 다가오는 팬분들께 못되게 두는 면도 있었다. 눈도 안 마주치거나, 사진을 요청하셔도 “죄송합니다”라고 하고 지나갔다. 그렇게 30년을 보낸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서 팬분들께 친절하고 살가운 사람이 못 돼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앞으로도 사람이 쉽게 바뀌진 않겠지만, 조금 더 조심하도록 하겠다. 여러분들께 친절한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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