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YB “바람 앞의 촛불 같은 밴드, 전투 의식으로 버틸 거예요”
▲ YB (사진=디컴퍼니)
▲ YB (사진=디컴퍼니)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현재 밴드 YB는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지난 10월 컴백 기념 쇼케이스를 개최했고, 여러 방송에 출연해 신보를 홍보하고 있으며, 시대의 움직임에 발맞춰 유튜브 채널도 활성화시키고 있다.

무려 데뷔 25주년을 맞이한 장수 밴드 YB는 수많은 히트곡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꾸준히 변화하고 진화하며 사랑받고 있다. 허준은 “오래 음악을 해왔지만, 현재에도 음악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요즘의 표현 방식을 흉내 내진 않지만, 우리만의 방식으로 풀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13개 트랙을 가득 채운 6년 만의 10번째 정규앨범 ’트와일라잇 스테이트(Twilight State)’. YB는 모든 곡에 대한 애정이 높은 만큼 ‘딴짓거리’, ‘생일’, ‘나는 상수역이 좋다’ 3곡을 트리플 타이틀곡으로 선정했다. 더불어 활동을 진행하며 모든 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공개할 계획도 밝혔다.

제니스뉴스와 YB가 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나 정규 10집 ‘트와일라잇 스테이트’ 발매 및 단독 콘서트 개최 기념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앨범에 담은 YB의 소회와 다음 행보 등에 대한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 YB (사진=디컴퍼니)
▲ YB (사진=디컴퍼니)

Q. 데뷔 25주년을 맞은 소감은요?
윤도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오랜만의 정규앨범인데, 내는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거든요. 결과물로 나오게 돼서 기뻐요. 지난 앨범과 음악적인 색깔과 약간 다른 면이 있지만, 저희가 계속 지켜나가야 할 것과 변화해야 할 것들을 최대한 잘 믹스하려고 노력해서 만든 앨범이에요.

Q. 순탄하지 않았다고 표현한 이유는요?
윤도현: 우선 너무 오래 걸렸어요. 9집 앨범 발표 후에 끝임없이 빨리 10집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곡은 못 넣겠는데?’라고 하는 생각이 계속 반복되니 1년, 2년 시간이 흐르더라고요. 앨범을 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지쳐있었죠. 정말 많은 곡을 썼어요. 거기서 최대한 20곡 정도로 추려서 작업하려고 하면서 또 고난이 시작됐어요. 의견 차이도 있었고, 오랜만의 작업이라 풀어가는 과정이 막막하더라고요.

Q. 그럼 의견 조율은 어떻게 했나요?
윤도현: 극한으로 치닫게 되더라고요(웃음). 방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으면 문제가 안 생길 텐데 극한까지 치닫게 됐어요. 하지만 그게 오히려 결과적으로 좋았죠. 음악에 대한 생각을 거침없이, 솔직하게 나눴어요. 그 과정에서 없앨 것들을 없애고, 살아낼 것들을 살리면서 결과물이 나왔죠. 솔직한 대화가 충돌을 만들 수는 있지만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Q. 타이틀곡 3곡 모두 만장일치의 결정인가요?
김진원: 팬이 아니라도 좋을 곡은 ‘나는 상수역이 좋다’라 생각했어요. 처음에는 ‘생일’이 타이틀곡으로 맞지 않을까 싶었죠. ‘딴짓거리’는 음악적으로 더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거라, 그렇게 총 3개의 곡이 타이틀곡으로 선정됐어요.

윤도현: 사실 저희는 타이틀곡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아요. 그냥 앨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었죠. 그래서 저희는 13곡에 대한 뮤직비디오를 다 작업하려고 해요. 현재 6곡은 제작이 다 끝난 상태고요. 나머지도 시간이 날 때마다 찍으려고 해요. 타이틀곡보다는 앨범 자체로 남기고 싶어서요. 그동안 저희가 마케팅이나 홍보를 되게 잘해서 곡이 잘 된 경우는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대부분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사랑을 받아서, 이번에도 일부 곡들은 대중분들이 사랑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해요.

Q. 뮤직비디오를 다 제작하는 게 쉽지 않은 결정일 텐데요. 제작비도 많이 들 것 같고요.
윤도현: 우선 절약을 하기로 했어요.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인 건 맞아요. 다행인 점은 최근에 영상을 제작하는 젊은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그 친구들이 YB와 작업한다는 것 자체를 좋아하고, 저희는 그들이 가진 젊은 감성이 좋았어요. 트렌디해서가 아니라 굉장히 많은 생각과 철학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좋은 친구들을 만나서 작업하게 됐고, 서로 컬래버레이션 형식으로 제작하고 있기 때문에 제작비 때문에 힘들거나 하진 않아요. 물론 그래도 아껴야죠.

Q. 젊은 친구들과 대화하면서 새롭게 느끼는 점이 있다면요?
윤도현: 정말 많이 배우고 있어요. 예를 들어 ‘생일’로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대화를 나누잖아요. 그 과정에서 곡을 만든 우리보다, 영상을 제작하는 그 친구들이 곡을 듣고 해석하는 게 더 감동적이더라고요. ‘이렇게까지 곡을 생각하고 있구나’라고 느끼면서 배우고, 감동해요.

▲ YB (사진=디컴퍼니)
▲ YB (사진=디컴퍼니)

Q. YB는 ‘국민밴드’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어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박태희: 축제나 여러 공연을 다니면서 보면 유치원생, 초등학생 등 다양해요. 어린이부터 어르신들까지 있는데, YB는 곡을 즉석에서 선정해서 들려드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보컬리스트가 가진 가사 전달력, 관객과의 호흡, 대중의 감성을 읽고 공감하는 부분이 좋아요. 도현이 그게 정말 뛰어나거든요. 덕분에 그런 수식어가 붙은 것 같아서 감사해요.

윤도현: 공연을 보러 오시는 분들을 보면 20대, 30대, 40대는 골고루 분포가 돼 있고요. 10대도 있고, 50대 이상도 있어요. 가족 단위로도 많이 와주셔서 감사하고요. 초등학생 때 오던 친구들이 그대로 자라서 오기도 하고요. 그런 모습을 보면, 저희가 음악을 하기 때문에 각자 다른 생활을 하고 있지만 계속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좋더라고요.

Q. 해체하는 밴드들이 많은데요. 그런 모습을 보면 기분이 어떤지, YB가 장수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해요.
윤도현: 밴드의 해체가 저희에게 반가울 리가 없죠. 절친한 후배들인데 너무 마음이 아프고요.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너무 많거든요. 저희도 위기가 없진 않았어요. 태희 형이 표현한 적이 있는데, 저희는 바람 앞의 촛불과 같아요. 지금은 다행히 서로에 대한 신뢰가 있고, 음악적으로 같이 성장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있어요. 바라보는 지점도 같아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박태희: 해체 소식은 당연히 마음이 아파요. 그러면서 동시에 잘 버티고 싶다는 전투 의식이 생기기도 하고요.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지금의 상황에 만족하지 않고 노력하려고 해요. 결혼 후에는 일상적인 것들을 다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 부모님, 아내, 가족 등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게 된 것 같아요. 너무 독선적인 길로 가지 않고, 대중적인 시선들을 가지고 밴드 음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이번에도 콘서트를 여는데요. YB 콘서트를 봐야 하는 이유를 꼽아주세요.
윤도현: 이번 공연을 준비한지 꽤 오래됐어요. 라이브 공연과 잘 매치되는 영상을 만들고 싶어서, 영상물을 오랜 기간 제작했어요. 제프(Jeff)가 ‘야간마차’의 피처링에 참여를 했는데요. 이번 공연에도 와서 공연을 함께할 예정이에요. 개인적으로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의 명곡인 ‘1979’를 좋아하는데, 이번에 같이 공연을 하려고 준비 중이라서 기대돼요. 스탠딩 공연이라는 점도 기대되고요.

박태희: 12월에 망년회 많이 하시잖아요. 11월 말로 당겨서, 저희의 스탠딩 공연을 오시면 어떨까 싶어요. 망년회에서 쓸 돈에 비해서 소비 효과가 엄청날 거라 장담해요(웃음). 스탠딩에서 멋있게 망가져보세요!

Q.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쓰지 않은 곡이 많다고 했어요. 다음 앨범의 텀은 조금 더 짧을 거라 생각해도 될까요?
윤도현: 다음 텀은 6년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스캇이 지금부터 다시 곡을 틈틈이 쓰자고 제안했어요. 활동을 하고 있지만, 미리 준비해야 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 같아서요. 버린 곡들은 그냥 버려지진 않아요. 항상 어디선가 쓰이게 되더라고요. 다른 뮤지션에게 줄 수도 있고, 재구성해서 영화 음악으로 쓰기도 하고요.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구석 어딘가에 잠자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싱글을 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우선 당장의 계획은 아니에요.

Q. YB가 앞으로 이것만은 지키면서 음악을 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게 있나요?
박태희: ‘개는 달린다, 사랑처럼’이라는 곡 내용처럼 하고 싶어요. 어제의 모습이 오늘의 모습이고 싶어요. 공연장에서도 지금 모습 그대로 할 거고요. 시간이 흘러 머리카락이 다 빠지더라도요. 곡 가사 내용처럼 음악하며 살아가지 않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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