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현장] ‘독과점 없는 천만 영화’ 향한 반독과점영대위의 외침, 법제화로 이어져야 할 때(종합)
▲ 반독과점영대위 위원 (사진=마수연)
▲ 반독과점영대위 위원 (사진=마수연)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반독과점영대위가 다시 한번 스크린 독과점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해 국내외에서 기록할 만한 성적을 낸 현재, 그 이면에 놓인 스크린 독과점사태의 문제점은 여전히 진행형인 상태다.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이하 반독과점영대위)가 22일 서울 종로구 소공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겨울왕국 2’ 개봉에 따른 스크린 독과점사태에 대한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부산영화협동조합 황의완 대표, 독립영화협의회 낭희섭 대표, CCK 픽쳐스 최순식 대표, 한국영화산업노동조합 안병호 위원장, 정지영 감독,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이은 대표, 권영락 대표, 배장수 위원장이 참석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영화법 개정 및 규제와 지원 정책을 병행하라는 구호 선창으로 시작됐다. 이후 영상을 통해 “수직계열화된 대기업은 상영관과 배급관의 내부거리를 통해 관객들이 내는 입장료를 상영관에 유리하게 배분한다. 상영을 겸하지 않는 배급사는 극심한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현재 영화계 상황을 보여줬다.

배장수 대표는 “반독과점영대위는 지난 2017년 12월, 더 이상 영화 다양성이 말살돼가고 독과점이 극심해지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어서 발족했다”며 “이후 국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등에서 꾸준히 독과점 반대 촉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크린 독과점 현상은 되풀이됐고 지난 21일 개봉한 ‘겨울왕국 2’에서 다시 독과점 현상이 발생해서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후 기자회견 입장문 낭독이 이어졌다. 권영락 대표는 “‘겨울왕국 2’가 ‘어벤져스: 엔드게임’ 등에 이어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또 일으키고 있다”며 “올해 기준으로 두 번째로 높은 상영점유율(63.0%)과 좌석점유율(70.0%)을 기록했다. 이처럼 스크린 독과점 논란을 빚은 올해의 작품은 ‘어벤져스: 엔드게임’, ‘겨울왕국 2’, ‘캡틴 마블’, ‘극한직업’, ‘기생충’ 등이 대표적”이라고 지적했다.

안병호 위원장은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해소는 법과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 특정 영화의 배급사와 극장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며 “‘겨울왕국 2’ 등 관객들의 기대가 큰 작품의 제작, 배급사와 극장은 공격적 마케팅을 구사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영화 향유권과 다양성이 심각하게 침해받는 것은 지양돼야 한다. 따라서 영화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최순식 대표는 “프랑스의 경우 한국 영화진흥위원회에 해당하는 CNC(국립영화센터)가 영화법과 협약에 의거, 강력한 규제와 지원 정책을 영화산업 제 분야에 걸쳐 병행하고 있다”고 해외 사례를 예로 들었다.

황의완 대표 역시 “시장이 건강한 기능을 상실해갈 때 국회와 정부는 마땅히 개입해야만 한다. 영화 다양성 증진과 독과점해소는 프랑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한시라도 빨리 영화법을 개정하고, 실질적 정책을 수립 및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반독과점영대위 위원 (사진=마수연)
▲ 반독과점영대위 위원 (사진=마수연)

지난 14일 개봉한 영화 ‘블랙머니’의 감독이자 반독과점영대위의 고문인 정지영 감독은 “‘블랙머니’ 제작진은 오늘 이 자리에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기자회견을 한다는 것 자체가 비난 역풍을 맞는다는 게 그 이유였다”라며 “우리가 억울하고, 시장의 공정성을 회복하자고 말하는 건데, 역풍을 맞았다면 잘못이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블랙머니’를 극장에 걸어주지 않아서 기자회견 하는 게 아니라고 해명하고 싶다”면서 “현재 시장이 불공정하다는 것을 모르면 비난할 수 있다. 그런 분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이런 자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영화가 손해를 보더라도, 이 기회에 우리의 불공정한 시장을 확실히 알린다면 그게 보람이라 생각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더불어 정지영 감독은 “대기업에 하소연하고 싶다. 이런 시장에서는 길게 봤을 때 영화인과 대기업이 함께 죽는다”면서 “‘겨울왕국 2’가 물론 좋은 영화인데, 오래 길게 볼 수 있지 않으냐. 한 기간에 짧게 봐야 하느냐. 다른 영화에 피해 주지 않고 공정하게 할 수 있지 않나”라고 호소했다.

또한, 정 감독은 “‘기생충’이 ‘칸 영화제’ 수상 당시 대박일 것을 짐작했으나, 동시에 스크린 독과점을 우려하기도 했다”며 “당시 봉준호 감독에게 “축하한다. 하지만 이번 상영에 스크린 점유율이 3분의 1이 넘지 않게 해줄 수 있겠냐”고 부탁했다. 그때 봉 감독은 “배급사에 관여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 죄송하다. 하지만 50% 이상이 넘지 않게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 아마 봉 감독도 애를 썼겠지만 잘 안 됐을 것이다. 감독이 지적해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문제점을 짚었다.

배장수 위원장은 “전편 ‘겨울왕국’ 59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올해 개봉한 ‘기생충’은 독과점을 했지만, 53일 만에 천만 관객에 돌파했다”며 “독과점을 전혀 하지 않았던 ‘알라딘’도 5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독과점하지 않아도 천만 관객을 돌파할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을 위해 수립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런 일이 오랜 시간 동안 반복됐는데,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에 계속 요청했는데, 새 정부가 반이 지나가는 동안 아무런 조치도 이뤄지지 않아 굉장히 아쉽다. 심각한 유감을 표하고 싶다”며 “지금 이후라도 영화진흥위원회장과 문화체육부 장관은 시장의 혼란한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즉각 시정 조처해주길 바란다. 이 현실에 대한 답을 촉구하고 싶다”고 정부의 응답을 촉구했다.

한편 반독과점영대위는 지난 2017년 12월 발족, 영화 다양성 확보와 독과점 해소를 위한 법률 개정 및 정책 수립과 시행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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