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동백꽃 필 무렵' 손담비 ① 인생 캐릭터 '향미', 10년 만에 찾아온 봄날
▲ 손담비 (사진=키이스트)
▲ 손담비 (사진=키이스트)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명대사를 남기고 떠난 '향미'는, 배우 손담비의 재발견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남았다. 

KBS2 수목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세상의 편견에 갇혀 살아온 '동백'(공효진 분)과 그를 무조건 응원하고 좋아하는 촌므파탈 '황용식'(강하늘 분)의 로맨스와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다. '동백꽃 필 무렵'은 지난 21일 40회를 끝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 23.8%(닐슨코리아 기준)라는 큰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탄탄한 스토리, 주옥같은 대사, 살아 숨 쉬는 캐릭터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 충분했다. 그리고 의외의 캐릭터, '향미'(손담비 분)의 활약은 사건의 중심에서 시청자들을 울리고 웃기며 몰입도를 높였다. 이는 손담비가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한지 10년 만에 이뤄낸 결과였다. 

제니스뉴스와 손담비가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동백꽃 필 무렵' 종영 인터뷰로 만났다. "제게도 봄날이 온 거 같다"며 향미에 대한 애정과 연기에 대한 열정을 드러낸 손담비와의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 손담비 (사진=키이스트)
▲ 손담비 (사진=키이스트)

Q. '동백꽃 필 무렵'으로 인생 캐릭터를 만난 거 같다. 
기분이 너무 좋다. 이런 기회가 드디어 왔다. 초반에는 인생 캐릭터에 대해 잘 몰랐고, 저와 싱크로율이 맞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했다. 중반부터 댓글로 확 느끼게 됐다. 드디어 제게도 봄날이 찾아온 거 같다.

Q. 작품도 굉장히 잘 됐다.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작가님의 힘이 컸다. 이대로만 찍으면 대박이라고 했는데, 이렇게 대박날 줄은 몰랐다. 다들 얼떨떨하면서도 기분 좋아했다. 하하.

Q. 단순한 것 같았던 향미는 사연이 깊은 인물이라는 것이 드러나며 안방극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처음 대본을 받고 느낀 향미는 어땠는가?
향미는 사랑받지 못한 캐릭터다. 어렸을 때도 결손가정에서 자라면서 행복을 느끼지 못했다. 극중 동백이도 똑같이 자랐기 때문에 그런 가정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제가 희로애락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은 작가님 덕분이다. 12부에는 향미가 왜 그랬는지에 대한 내용이 나왔고, 그 내용을 제가 잘 표현하면 좋은 시너지가 일어날 것 같았다. 

Q. 향미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캐릭터가 좋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고, 하고 싶었던 사람이 많았다고 알고 있다. 처음엔 효진 언니의 권유가 있었다. 제작진분들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셔서 제게 대본이 왔다. 그리고 전 무조건 한다고 했다. 보기만 해도 정말 괜찮았고, 좋다는 생각이 들어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날 밤에 바로 대답했다.

Q. 자신감 있게 도전한 향미가 버겁게 느껴지진 않았는지?
맞다. 향미는 달랐다. 모든 분들이 "어려운 캐릭터는 향미다"라고 말씀하셨다.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 들어가서 고생할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철저한 준비 아래 시작했고, 연기 연습도 많이 했다. 캐릭터를 표현함에 있어서 향미는 맹하면서도 느릿느릿하고,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거 같으면서 바라보고 있지 않는다. 오묘한 게 많은 인물이다. 그런 걸 어떻게 표현하는지에 대한 싸움이었기 때문에 딕션 연습, 템포 조절, 표정 연기를 중점적으로 연습을 했고, 감독님과 의논도 많이 했다. 

▲ 손담비 (사진=키이스트)
▲ 손담비 (사진=키이스트)

Q. 작품 속 인물들 각각의 사연이 안타까웠지만, 저마다의 행복이 있었다. 하지만 향미는 아니었다. 특히 동생과의 사연은 참 마음 아팠다. 
12부는 감정의 싸움이었다. 슬픈 장면도 너무 많았고, 향미의 모든 걸 다 표현해야 했다. 그리고 향미가 작품 속 인물들을 1명씩 찾아가서 이야기한다. '제시카'(지이수 분), '종렬'(김지석 분), '규태'(오정세 분), '필구'(김강훈 분), 마지막이 동백이다. 여기서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향미가 죽어 시청자분들도 무너졌던 거 같다. 의미심장한 부분이 많았고, 아쉽기도 했다. 저도 '안 죽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새로운 향미가 돼서 동백이처럼 살 수 있지 않았을지 상상도 해봤다. 가슴 아픈 신이었다.

Q. '동백꽃 필 무렵'은 작품 속 대사에 공감하고, 좋아하는 시청자가 많았다.
줄다리기를 잘하는 드라마 같다. 자칫하면 우습게 넘어갈 수 있는 걸 그렇게 넘어가지 않고, 무게감도 잡는다. 웃음 포인트도 있고, 사랑 이야기도 있다. 종합선물세트처럼 만든 걸 보면서 너무 신기했다. 연습하면서 대사가 좋다 보니 감정은 저절로 이입할 수 있었다. 저희끼리도 대본을 보면서 "어떻게 글이 이렇게 좋지?"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감정이 안 될 수 없었다. 작가님의 힘이었다. 내뱉었을 때 너무 와닿으니까 자연스럽게 시너지 효과가 일어났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고, 먹먹했다. 화풀이했다가 화내기도 하고, 웃기도 했다. 작가님이 잘 써주셔서 따먹을 수 있었다.  

Q. 향미의 외적인 디테일도 화제를 모았다. 생각하고 설정한 부분인가?
이왕 망가질 거 확실하게 망가지려고 했다. 외적인 부분은 뿌리 염색, 손톱, 옷 등이었다. 특히 옷은 웬만하면 색이 화려한 옷을 입으려고 했고, 트레이닝 복을 고집했다. 그런 부분을 디테일하게 살리려고 노력했다. 

Q. 함께 촬영한 배우들과의 케미스트리는 어땠는가?
효진 언니한테 배운 게 많았다. 디테일한 부분,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언니가 끄집어내주기도 했다. 스타일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언니에게 작품 하며 제일 고마웠다. 

하늘 씨는 연기를 잘한다. 인성도 괜찮고, 빠지는 게 없다. 연기를 하며 자유롭게 놀 줄 아는 거 같았다. 미담 제조기로 유명한데, 사실이었다. 가면을 벗겨보려고 했지만, 벗겨지지 않았다. 하하. 너무 잘했다. 그러니 인기가 있는 거 같다. 

필구도 연기를 정말 잘한다. 실제 필구는 그 또래의 아이 같다. 장난기 많은 아이인데, 연기는 기가 막히게 한다. 먹는 것도 정말 좋아한다. 

규태 오빠와는 웃다가 끝났다. 애드리브도 많고, 재미있다 보니까 웃음을 참느라 NG가 많이 났다. 규태 오빠가 받쳐주니까 케미스트리가 그 정도로 나올 수 있었다. 도움을 많이 받았다.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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