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연의 오프필름] 시련에도 당당했던 별 구하라, 이제는 편히 잠들기를
▲ 구하라 (사진=제니스뉴스 DB)
▲ 구하라 (사진=제니스뉴스 DB)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사람들은 알까? 그 언니는 내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부터 유명했거든. 친구랑 같이 댄스 학원에 갔을 때, 저기 있는 언니가 그 언니야 라는 말에 봤을 때, 예쁘고 조목하니 마른 언니가 그 작은 체구로 헐렁한 옷 땀을 뻘뻘 흘리며, 그렇게 열심히 춤을 추고 있는 거야. 그 연습실에서 그 언니밖에 안 보일 만큼. 사람들은 알까. 그 어리고 조그맣던 아이가 얼마나 몸이 부서져라 연습하고 있었는지. (가수 장재인 인스타그램에서 발췌)

또 한 명의 빛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났다. 고작 29세라는,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나이에 구하라가 영면에 들었다. 준비할 틈도 없이 맞이한 갑작스러운 이별에 많은 이들이 깊은 슬픔에 잠겼다.

지난 24일 오후 가수 구하라가 서울 강남구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구하라가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파악했다. 주택에서는 그가 직접 쓴, 신변을 비관하는 메시지가 발견됐다. 이에 구하라 측은 유가족 뜻에 따라 팬들을 위한 조문 장소를 마련하고,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구하라는 지난 2008년 그룹 카라에 합류하며 연예계에 데뷔했다. 아기자기한 이목구비와 웃을 때면 시원스레 호선을 그리던 미소가 인상적이었고, 작은 체구로 있는 힘껏 무대에서 안무를 소화하며 아이돌로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무대에서, 예능에서, CF에서, 망가짐도 불사하지 않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대중들에게 구하라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다.

카라가 해체한 2015년 구하라는 디지털 싱글 ‘알로하라(ALOHARA)’를 발매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솔로 구하라로서 무대에 선 그는 ‘아티스트 구하라’를 보여주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춤췄다. 지난 13일 솔로로서 첫 싱글인 ‘미드나잇 퀸(Midnight Queen)’을 발매하며 본격적인 일본 활동에 나서기도 했다.

▲ 구하라 (사진=제니스뉴스 DB)
▲ 구하라 (사진=제니스뉴스 DB)

물론 힘든 시간도 겪었다. 지난해 9월, 헤어아티스트 최종범이 “구하라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며 많은 이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이에 구하라는 최종범과 다투는 과정에서 자신도 다쳤으며, 최종범이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했다고 폭로했다. 여성 연예인의 이미지에 치명적일 수 있는 사건이었으나 구하라는 숨는 것이 아닌 정면돌파를 택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세상의 눈은 구하라에게 가혹했다. 엄연한 피해자였음에도 구하라를 향한 무차별적인 비난이 쏟아졌고, 재판부는 최종범의 손을 들어줬다. 최종범은 지난 8월 진행된 1심에서 협박, 강요, 상해 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으나, ‘리벤지 포르노’에 대해서는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다는 이유로 무죄를 받았다.

그러는 중에도 구하라를 향한 악플은 끊이지 않았지만, 그는 오히려 악플 앞에 굽히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구하라는 자신의 SNS에 “이제는 저 자신을 위해서라도 당당한 건 당당하다고 말하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어떤 모습이든 한 번이라도 곱게 예쁜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는 글을 올리며 소신을 드러냈다. 

▲ 구하라 (사진=제니스뉴스 DB)
▲ 구하라 (사진=제니스뉴스 DB)

지난 5월 구하라가 자택에서 의식을 잃은 상태로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낸 사건이 있었다.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그는 팬들의 걱정에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더 열심히 극복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게요”라는 말을 지키려는 것처럼 그는 부지런히 음악 활동을 준비하며 팬들과 소통했다.

이처럼 활동에 대한 의지가 높았고, 본인의 소신에 당당한 사람이었기에 구하라의 선택이 더욱 안타깝다. 불과 한 달 전 누구보다 각별했던 친구 설리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는 “네 몫까지 열심히 살겠다”는 말로 사랑하는 동생을 추모했다. 얼마나 많은 고통을 홀로 감내하고 있었을지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그곳에서 누구보다 편하게 웃으며 쉴 수 있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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