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희의 뮤-직썰] 박경이 쏘아 올린 공, 음원 사재기 실체 드러날까
▲ 박경, 마미손, 성시경 (사진=제니스뉴스 DB)
▲ 박경, 마미손, 성시경 (사진=제니스뉴스 DB)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가수 ‘음원 사재기’를 지적하는 박경의 작지만 당당한 외침이 꽤나 큰 울림이 됐다.

지난달 박경은 자신의 SNS를 통해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올려 이슈가 됐다. 논란이 커지자, 박경은 곧바로 글을 삭제하고 공식입장을 통해 사과했다.

박경 측은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의도는 없었으며, 현 가요계 음원 차트의 상황에 대해 발언을 한 것이다. 직접적이고 거친 표현으로 관계자분들께 불편을 드렸다면 너른 양해를 구하는 바다”라고 사과하면서도, “본 건을 계기로 모두가 서로를 의심하게 되고,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현 가요계 음원 차트 상황에 대한 루머가 명확히 밝혀지길 바란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대한 건강한 논의가 있길 바란다”라는 소신을 드러냈다.

반면 박경이 박경이 언급한 가수들은 “사재기는 사실무근이다”라며 명예 훼손에 따른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알렸다. 특히 바이브 윤민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서도 사재기를 하지 않았음을 강력히 주장하기도 했다.

음원 사재기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또 다른 가수들도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마미손은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곡을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는데, 여기에는 “별거 없더라 유튜브 조회 수 페북으로 가서 돈 써야지. 천 개의 핸드폰이 있다면 별의 노래만 틀고 싶어”, “기계를 어떻게 이기라는 말이냐. 내가 이세돌도 아니고”라는 현 음원 시장을 비판하는 가사가 담겼다.

그룹 술탄 오브 더 디스코는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사재기 제안을 받은 적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멤버 김간지는 “’'10년 정도 했는데 이쯤 되면 뜰 때까 되지 않았냐’라고 제안이 왔다. 수익을 8:2로 나누자는 제안도 했다. 브로커가 8이다”라면서 “'소름 돋는 라이브' 같은 페이스북 페이지에 음원을 노출시키며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자고 했다. 이로 인해 순위가 폭등하는 것처럼 꾸미자고 하더라”라고 밝히며, 음원 사재기가 실제로 이뤄지고 있음을 알렸다.

두터운 팬덤을 지닌 아이돌도 수많은 팬들이 스트리밍에 힘을 보태야 1위가 가능하다. 대중에 노출이 없었던, 어떤 큰 화제성이 없었던 가수가 어느 날 갑자기 역주행을 하며 차트 1위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 현상은 지난해부터 꽤 빈번해지고 있다.

▲ 임재현, 바이브, 송하예 (사진=제니스뉴스 DB)
▲ 임재현, 바이브, 송하예 (사진=제니스뉴스 DB)

다만 의심이 쏟아질 때마다 가수들은 SNS를 통한 홍보 덕분에 입소문을 타고 차트 1위에 오른 것이라 해명했다. 지난해 숀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이 노래를 소개한 것이 전부고, 그 폭발적인 반응들이 차트로 유입되어 빠른 시간 안에 상위권까지 가는 현상이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닐로, 오반, 장덕철 등 또한 사재기가 아닌 SNS 마케팅을 음원 상승의 이유라 말했다.

최근에는 오랜 기간 음원 시장에 몸을 담고 있는 가수들도 음원 사재기 의혹에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성시경은 한 라디오를 통해 “최근 들어 음원 사재기 이야기가 많은데 내가 실제로 들은 게 있다. 그런 일을 하는 회사에서 작품에도 관여한다더라”라고 말했다. 또 이승환은 MBC ‘섹션TV 연예통신’에서 “브로커의 사재기 제안을 받았었다. 순위를 올려줄 수 있다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사재기 논란, 하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증거는 드러나지 않은 상황이다. 사재기와 관련해 지난 2월 문화체육관광부는 “데이터 분석만으로는 사재기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사재기 의혹, 하지만 이제 대중은 해당 문제가 하루빨리 근절되길 바라고 있다. 이에 지난달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콘텐츠협회,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등은 '건전한 음원·음반 유통 캠페인 윤리 강령 선포식'을 열고 음악 시장에 대한 질서 확립을 약속했다.

각 단체들은 입을 모아 “최근 대중음악 시장과 음원 차트에서 사재기 의혹이 발생하면서 선량한 창작자와 실연자, 제작자가 의심받고 대중들의 외면을 받으며 나아가 음악 산업계 내 불신을 가중시키는 사태가 됐다”면서 “불신과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음반 제작자, 저작권자, 실연자, 유통사, 가수 등 모두가 함께하는 건전한 음악 유통 환경 조성을 위해 윤리 강령을 선포하며, 이를 자율적으로 실천하고 그 결과에 대한 책임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음원 순위만으로 아티스트의 음악성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특정된 누군가만 누릴 수 있는 음원 성과라면 분명 문제가 된다. 이제는 문제의 뿌리를 뽑기 위한 수사가 진행돼야 할 때, 박경이 언급한 것처럼 건강한 논의가 이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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