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믿고 보는 뮤지컬 ‘레베카’가 다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배우 장은아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지닌 댄버스 부인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레베카’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막심 드 윈터(엄기준 분)가 몬테카를로 여행 중 우연히 ‘나(이지혜 분)’를 만나 사랑에 빠지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미래를 약속한 두 사람은 막심의 저택인 맨덜리로 향하고, 그곳에서 막심의 전 부인 레베카와 일생을 함께 했던 집사 댄버스 부인을 만난다.
뮤지컬은 지난 1938년 출간된 영국 소설 ‘레베카’를 원작으로 재탄생한 작품이며, 지난 2006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전 세계 12개국에 총 10개 언어로 번역됐다. 현재까지 전 세계에 동원된 관람객 수는 무려 1천 900만 명에 달하며, 공연 횟수만 2000회를 넘긴 스테디셀러다.
국내에서는 2013년 초연된 이후 꾸준히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귓가를 사로잡는 음악, 화려한 무대 연출, 빠른 전개 속 탄탄한 서사가 잘 어우러져 호평을 받고 있다. 더욱이 원작자인 미하엘 쿤체가 “한국 무대가 세계 최고다”라고 평가할 만큼, 국내에서 펼쳐지는 ‘레베카’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170분의 러닝타임, ‘레베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관람하게 되는 흡입력 있는 이야기 전개가 강점이다. 확실한 캐릭터와 공간 설정, 조금씩 밝혀지는 사건의 비밀,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반전 스토리까지 완벽하다.

‘레베카’의 가장 핵심적인 인물을 꼽으라면, 스산한 맨덜리 저택의 집사 댄버스 부인일 것이다. 그간 신영숙과 옥주현으로 대표된 캐릭터지만, 지난 2016년 처음 댄버스 부인을 만난 장은아는 자신만의 카리스마로 무대를 압도하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그리고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그는 깊은 눈빛, 남다른 포스,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무장해 자신만의 댄버스 부인을 그려낸다.
조연들의 활약도 대단하다. 극 초반부 등장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는 반 호퍼 부인 역의 최혁주는 호탕한 말투, 능청스러운 몸짓, 시원한 보컬로 눈길을 끈다. 감미로운 발라더로 기억되던 이창민이 잭 파벨 역을 맡아 얄미운 악역으로 캐릭터 변신을 선보이기도 한다.
넘버도 빼놓을 수 없다. 댄버스 부인이 애절하게 부르짖는 ‘레베카’를 비롯해 막심과 ‘나’가 사랑을 노래하는 ‘놀라운 평범함’, 막심의 깊은 고뇌가 드러나는 ‘신이여’ 등 다채로운 넘버들이 귓가를 사로잡는다.
연말에 보기 좋은 뮤지컬을 추천해달라고 묻는다면 주저 없이 ‘레베카’를 꼽을 것이다. 흠잡을 데 없는 연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레베카’는 오는 2020년 3월 15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