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크러쉬 ② 인간 신효섭의 청춘, 음악 인생 12시 5분
▲ 크러쉬 (사진=피네이션, 디자인=엄윤지 디자이너)
▲ 크러쉬 (사진=피네이션, 디자인=엄윤지 디자이너)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크러쉬가 무려 3년을 준비한, 지난 2014년 발매한 정규 1집 이후 5년 반 만에 정규 2집이 드디어 베일을 벗는다. 그간 싱글 단위의 곡들을 꾸준히 선보여왔으나, 하나의 스토리를 가진 앨범은 매우 오랜만이라 반갑다.

그의 정규 2집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From Midnight To Sunrise)’는 더블 타이틀곡 ‘얼론(Alone)’과 ‘With You(위드 유)’를 포함해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From Midnight To Sunrise)’, ‘웨이크 업(Wake Up)’, ‘원더러스트(Wonderlust)’, ‘티격태격’, ‘선셋(Sunset)’, ‘버터플라이(Butterfly)’, ‘이비자(Ibiza)’, ‘클로스(Cloth)’, ‘슬립 노 모어(Sleep No More)’, ‘잘자’까지 총 12 트랙으로 구성됐다.

제니스뉴스와 크러쉬(CRUSH)가 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한 카페에서 정규 2집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 발매 기념 인터뷰로 만났다.

▶ 1편에 이어

“드디어 정규 2집을 발매하는 날인데요. 굉장히 만감이 교차해요. 설레고 긴장도 많이 되네요. 복합적인 감정들이 머릿속을 계속 지배하고 있어요. 앨범에 담긴 스토리, 음악을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면 감사할 것 같아요”

앨범명 ‘프롬 미드나잇 투 선라이즈’는 새벽 시간을 의미한다. 크러쉬는 앨범의 가장 큰 테마를 ‘위로’로 잡고, 3년 동안 정규 2집을 준비하며 느낀 감정을 시간적 흐름에 맞춰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단편적으로 말씀드리면, 새벽부터 아침까지 작업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큰 틀로 놓고 보면 저의 일화가 담긴 제목이고요. ‘어떻게 지내’가 있는 EP를 발매했을 당시에, 아침에 한강에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갔었어요. 동쪽은 해가 떠 있었고, 서쪽은 깜깜한 밤이었죠. 가운데 경계에 서서 ‘내 인생은 어디쯤 와 있는가?’라는 자아성찰을 했었고, 그때부터 이 앨범을 구상하기 시작했어요”

▲ 크러쉬 (사진=피네이션)
▲ 크러쉬 (사진=피네이션)

빠르게 흘러가는 현 음악시장에서 정규앨범을 내놓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곡을 준비해야 하고, 앨범의 스토리도 생각해야 할뿐더러, 타이틀곡이 아닌 수록곡들은 대중에게 묻히는 경우가 많기 때문. 하지만 크러쉬는 무려 12개의 신곡을 담은 신보를 선보이기로 결정했다.

“순환이 빠른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음악과 앨범이 세상에 기록된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많은 의미를 두고 싶었어요. 어떻게 보면 저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수록곡들이 사랑을 받지 못하더라도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굉장히 많은 보람이 있었고, 소중한 경험을 배웠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굉장히 큰 의미로 다가와요. 준비 과정은 힘들긴 했어요. 곡들의 톤 앤 매너를 맞추는 것부터 시작해서 작사, 작곡, 편곡 등 많은 부분에서 우여곡절을 겪었어요”

앨범을 관통하는 메시지는 위로다. 자신이 음악을 통해 위로를 얻었던 것처럼, 본인도 음악을 통해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은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앨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얼론’이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로 선정됐다.

“제가 느끼는 외로움과 슬픔 등이 있는데, 저를 포함해 누군가를 위로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자신을 가장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타이틀곡 ‘얼론’이 가장 그랬는데, 온전하게 작업하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작업을 하긴 했지만, 곡이 하나씩 완성될 때마다 뿌듯함을 느끼고 위로를 받았어요. 이 노래가 듣는 이들에게 따뜻한 음악이 됐으면 좋겠어요”

‘얼론’에는 또 다른 크러쉬의 음악적 시도가 담겼다. 90년대 R&B를 기반으로 한 만큼, 90년대 황금기 시절의 아카펠라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포인트다. 이에 대해 크러쉬는 “이제 유행과 트렌드가 무의미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원래 90년대 음악들에 대한 관심이 깊었어요. 그러면서 아날로그한 형태의 음반을 모으기 시작했어요. LP를 모으는 게 취미가 되면서, 70년대 음악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요. 거기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특히 90년대 힙합 알앤비 황금기 음악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타이틀곡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정하는 2곡으로 정했거든요. 그래서 ‘얼론’이 선택됐고, 가장 대중성이 있어서 타이틀곡이 된 건 아니에요”

매번 트렌디한 음악들로 리스너들의 사랑을 받은, 음원 차트에서도 높은 성적을 기록해온 크러쉬가 이번에는 조금은 다른 스타일의 노래를 선보인다. 화려한 사운드 대신, 자신이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와 본인의 강점인 목소리를 부각시키는 데 초점을 뒀다. 이러한 음악적인 변화를 두고 크러쉬는 “음악 인생의 2막을 시작하는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1집 앨범과 전작들을 비교했을 때, 힘이 많이 빠진 듯한 뉘앙스를 받을 수 있어요. 꼭 뭔가를 가득 채워야만 음악에 집중되는 게 아니라고 생각했고, 이번에는 곡마다 드라마를 만드는 부분을 집중했어요.

2014년의 정규앨범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이내믹의 퍼센트가 100%였어요. 모든 곡이 그랬죠. 그때는 열정, 패기, 음악적인 욕심이 앨범을 지배했었거든요. ‘어떻게 지내’를 발표하면서 본연의 저를 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메시지에 집중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편곡에서 악기 구성이 많이 빠지게 됐어요. 제 멜로디와 가사에 청자들을 집중시키고 싶어서 힘을 뺀 거죠. 3년간 나름대로 실험들을 했었는데, 이번에 번지수를 찾은 것 같아요”

▲ 크러쉬 (사진=피네이션)
▲ 크러쉬 (사진=피네이션)

크러쉬는 귀를 매료시키는 매력적인 음색을 지니고 있다. 때로는 리드미컬하게, 때로는 잔잔하게 곡을 표현해낼 수도 있다. 크러쉬는 곡을 표현함에 있어 보컬이 가장 중요한 악기라고 생각하고,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을 고심하며 발전시키고 있다고 했다.

“목소리가 다른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등의 악기와 좋은 하모니를 이뤘을 때 좋은 음악이 탄생한다고 생각해요. 목소리가 가장 기본적인 거죠. 제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도 많이 하고 있고요. 제가 강점이라고 이야기하기에는 거만해 보일 수 있을 것 같은데,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사랑해 주시는 포인트는 목소리인 것 같아요. 저의 노래로 많은 분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게 큰 축복이고 영광이죠”

크러쉬는 진정성 있게 이번 앨범을 만들었고, 인간 신효섭(크러쉬 본명)의 청춘을 담았다고 자부했다. 현재 음악 인생 24시간 중, 오후 12시 5분쯤 온 것 같다고 표현한 크러쉬가 앞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이야기했다.

“순수한 동기로 이 앨범을 만들었거든요. 우리나라에 있는 실용음악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여러 곳에서 음악을 하고 있는 분들이 이 앨범을 듣고 용기를 냈으면 좋겠어요.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적 시도를 담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음악이 듣는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줬으면 좋겠어요. 저는 힘이 닿는 한 죽을 때까지 음악을 하는 게 근본적인 목표예요. 앞으로 더 성장하고 싶고, 깨어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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