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시동’ 정해인 “힘든 삶 버티는 건 멋진 일, 걱정 잊고 영화 즐겼으면”
▲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디자인=강예슬 디자이너)
▲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디자인=강예슬 디자이너)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2019년 다들 열심히 사셨잖아요. 영화 ‘시동’으로 스트레스 확 풀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정해인의 새로운 변신에 성공했다. 반항아 캐릭를 만난 그가 껄렁거리는 행동, 거친 말투로 제 옷을 입은 듯 탁월한 연기를 선보인다. 드라마 ‘밥 잘 사주는 누나’, ‘봄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만난 ‘로코 장인’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마동석 분)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팔(정해인 분)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정해인은 올해 유독 바쁜 나날을 보냈다. 드라마 ‘봄밤’으로 시청자들과 만났고, 다큐멘터리 ‘곰’의 내레이션에도 참여했으며, 최근에는 리얼리티 ‘걸어보고서’로 자신의 여행기를 공개하고 있다. 또 영화 ‘유열의 앨범’으로 관객과 만났으며, 오는 18일 ‘시동’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곧바로 내년 방영 예정인 tvN 드라마 ‘반의 반’ 촬영에도 돌입할 예정이란다.

이번 ‘시동’의 제목처럼 2019년 다양한 도전을 통해 자신의 삶에 시동을 건 정해인과 제니스뉴스가 서울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함께 나눈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Q. 영화는 어떻게 봤나요?
기술 시사회 때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일부러 아꼈다가 안 보고 언론시사 때 같이 봤어요.낮에 보고, 저녁에 또 봤어요. 처음에는 긴장도 되고 ‘내가 잘한 걸까’라는 불안감도 있어서 제대로 영화를 못 즐겼어요. 아쉬운 연기가 있더라고요. 그래도 두 번째 볼 때는 저의 연기만 보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그림과 이야기의 흐름을 봤어요. 관객의 입장에서 즐기면서 볼 수 있었죠.

Q. 어떤 점이 아쉬웠나요?
그냥 제 연기요. 물론 자신의 연기에 100% 만족하는 배우는 거의 없을 텐데, 저 역시 ‘저 신에서 저렇게 말고 이렇게 했으면 어떨까?’라는 식의 생각들을 많이 했어요. 그랬으면 신이 더 풍성해지고 조화롭게 보였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죠. 영화를 몇 번 더 보고 조금 더 제대로 캐치해서, 다음 작품에서 보완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죠.

Q. 웃음 포인트들이 많았어요. 두 번째 볼 때, 가장 재밌게 봤던 포인트는 뭔가요?
마동석 선배님과 정민 형이 주고받는 호흡들이 너무 웃겼어요. 마동석 선배님이 눈을 뜨고 주무시거나, 특유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저도 같이 웃게 되더라고요. 아무래도 그 신을 찍을 때 직접 보지 못해서 더 웃겼던 것 같아요. VIP 시사회 때 ‘봄밤’ 작가님도 오셨고, ‘반의 반’ 작가님, 감독님, 그 외 여러 관계자분들이 오셨거든요. 내심 걱정도 됐는데, 다들 배꼽 빠지게 웃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러고 훅훅 들어오는 감정신들이 있어서 좋았다고 해주셨고요.

Q. 반항아 캐릭터로,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많이 보여줬어요.
그동안 하지 않았던 걸 보여드릴 수 있어서 기뻤어요. 작품도 워낙 좋았고, 10대 청소년을 연기한 것도 좋았어요. 마지막 10대 연기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절실하게 연기했어요(웃음). 욕을 하는 장면은, 사실 조금은 어색하게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어요. 담배를 핀다거나, 욕을 할 때 자연스러운 것보다는 그냥 취기 어린 어설픈 10대처럼 보였으면 했거든요. 감독님께서 철없는 아이처럼 보였으면 좋겠다고 하셨거든요. 걸음걸이를 촐싹거린다거나, 오토바이 뒤에 타고 발장구를 치는 등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Q. 해보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 걱정은 없었나요?
당연히 있었죠. 저는 캐릭터를 밉지 않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속된 말로 양아치라고는 하지만, 사실 상필도 택일도 나쁜 아이는 아니거든요. 어린 마음에 표현이 서툴렀던 거고, 철부지 같은 면이 있었던 거죠. 저는 철없는 모습을 보여주는 거에 포인트를 뒀어요. 또 사람이라면 조금씩 있는 지질한 모습을 극대화해서 캐릭터에 입혔고요.

Q. 영화를 다 찍은 후에 웹툰을 봤다고 했어요. 원작과 영화를 비교했을 때, 어떤 점이 다른가요?
저는 웹툰을 즐겨보는 편은 아니라 캐스팅 전에 보진 않았고요. 출연이 확정된 후에 감독님께 “웹툰을 볼까요?”라고 여쭤봤는데, 연기에 한계가 생길 수 있으니 촬영을 끝나고 봤으면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어차피 감독님의 가이드에 따라 연기를 하면 되니까, 촬영을 마친 후에 웹툰을 봤어요. 아무래도 원작이 조금 더 어두운 면이 있더라고요. 또 웹툰에 있는 방대한 이야기를 다 보여줄 수 없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연말에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잘 편집을 해주신 것 같았어요.

Q. 쟁쟁한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어요. 어땠나요?
특히 저의 할머니로 만난 고두심 선생님과의 장면을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선생님과 연기한 잠깐의 시간이 정말 값졌어요. 선생님과 둘만 카메라 앞에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흔치 않잖아요. 사실 긴장이 많이 됐는데, 선생님께서 엄격하고 근엄한 분이실 줄만 알았는데 아니더라고요. 후배들이 연기를 편하게 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어요. 허물없이 편하게 대해주셨고, 엄마의 마음으로 음식도 직접 싸오셔서 나눠주셨어요. 큰 솥에 국, 밥, 반찬을 해서 가져와서 나눠주셨거든요. 정말 인상 깊었어요. 선배님 덕분에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요.

Q. 실제로 할머니와의 관계도 상필과 비슷했나요?
어렸을 때 할머니, 할아버지와 시간을 많이 보냈어요. 부모님이 워낙 바쁘셨기 때문에 갓난아기 때부터 8살까지 할머니, 할아버지와 살았어요.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있을 때 너무 편하고 좋았어요. 할머니 곁에서 잠들 때 듣던 자장가도 아직 생각나고요. 지금 이 세상에는 안 계시지만, 연기하면서 생각이 많이 났어요. 울컥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절제하면서 연기해야 했죠.

▲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 정해인 (사진=FNC엔터테인먼트)

Q. 마동석 씨와 붙는 신이 없어서 아쉬웠겠어요.
많이 아쉽죠. 제가 더 열심히 해서, 언젠가는 선배님과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함께 했던 신은, 무인도를 콘셉트로 찍을 때 원탁 식탁 앞에 다같이 앉아서 자장면을 먹는 게 있어요. 그때 뵌 것 외에는 한 번도 뵌 적이 없어요. 장풍반점 식구분들을 다 못 봤죠. 리딩 때랑, 쫑파티 봤고요.

Q. 박정민의 오랜 팬이라고 들었어요. 성덕(성공한 덕후)가 된 기분이 어땠나요?
좋죠. 같이 작품을 또 하고 싶어요. 한 번 더 친구로 만나고 싶거든요. 이번에는 조금 떨어져서 지냈는데, 계속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작품에서 친구로 만나고 싶어요. 정민 형을 보면, 청춘을 저렇게 날 것 그대로 표현하는 배우가 있을까 싶어요. 제가 누군가의 연기를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지만, 관객으로서 정민 형을 보고 있으면 즐거워요.

Q. 작품을 하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요? 조언을 구하고 들은 게 있나요?
사실 그런 이야기를 하진 않았어요. 형이 민망해할 수 있으니까, 편하게 친구처럼 대화를 나눴어요. 이 신은 어떤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고요. 워낙 형이 제 이야기를 잘 들어줘서 편안한 연기가 나온 게 아닌가 싶어요. 처음에는 팬의 입장으로 만났고, 다음으로는 동료의 입장이 된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저보다 훨씬 선배라 어렵게 느껴졌던 부분도 있는데, 저에게 허물없이 먼저 다가와 주신 덕분에 무장 해제를 할 수 있었어요.

Q. 정말 ‘열일’하는 배우로 손꼽혀요.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는 없나요?
우선 모든 일은 저와 회사가 함께 상의해서 선택해요. 제가 기본적으로 일을 사랑하고, 열심히 하고 싶고, 즐기고 있어요. 쉬고 싶을 때도 당연히 있죠. 저는 제가 철인인 줄 알았거든요(웃음). 좋아서 하는 일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열심히 달리면 피로가 누적되더라고요. 그래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피로를 어떻게 풀고, 스트레스를 어떻게 관리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요즘에는 일 없이 쉴 때는 집에 가만히 있어요. 저를 위해서 취미 생활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어요.

Q. 요즘 유쾌한 영화에 대한 대중의 선호도가 높은데요. 그래서 정해인 씨도 이번 ‘시동’에 거는 기대가 높을 것 같아요.
흥행은 하늘의 뜻인 것 같아요. 여러 배우, 스태프분들, 감독님이 최선을 다해서 했거든요. 이제는 하늘에 맡겨야죠. 무대인사를 하면서 “2019년에 애쓰셨고 열심히 사시느라 고생하셨어요. 저희 영화가 연말에 작은 선물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했거든요. 요즘에는 힘들어도 버티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버티는 것 자체가 멋진 일이잖아요. 그런 분들이 영화를 볼 때만큼은 걱정은 잊고, 시원하게 즐겼으면 좋겠어요. 스트레스 풀고 가셨으면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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