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SNS] 윤지혜 "'호흡'은 불행 포르노 그 자체... 가혹한 상처만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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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지혜 (사진=윤지혜 SNS)

[제니스뉴스=이혜린 기자] 배우 윤지혜가 영화 '호흡' 촬영 당시 겪은 고통을 호소했다. 

윤지혜는 15일 자신의 SNS에 "유감의 말씀을 전하게 됐다. 아직까지도 회복되지 않는 끔찍한 경험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 털어놓으려 한다. 제 신작을 기대하고 기다린다는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는 말을 시작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어 "끝나자마자 최대한 빨리 잊으려 했고 '나는 할 만큼 했으니 보는 분들이 어떻게 보는지에 이 영화는 갈 길을 갈 것이다'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비정상적인 구조로 진행된 이 작업에 대해 내 스스로가 왜 이런 바보 같은 선택을 하게 됐는가는 끊임없이 저를 힘들게 하고 있다"며 "제가 스스로 선택했고 돈을 떠나 본질에 가까워지는 미니멀한 작업이 하고 싶었다. 이 정도로 초저예산으로 된 작업은 처음이었으며 '힘들겠지만 그래도 초심자들에게 뭔가를 느끼고 오히려 열정적으로 작업할 수 있지 않을까?' 큰 착각을 했다"고 밝혔다.

영화 '호흡'에 대해 "이 작품은 보통의 영화처럼 제작된 게 아니라 한국영화 아카데미, kafa라는 감독, 촬영감독 교육기관에서 만든 일종의 선정된 졸업작품 형식이며 제작비는 7000만 원대였다. 교육할 뿐 나머지 또한 다 감독이 알아서 해야 하는 구조로 소위 도와준다는 개념의 나머지 외부 스태프들이 붙는다. PD 또한 그런 개념으로 붙었고 몇 명은 알바 아닌 알바로 오고 싶을 때 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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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호흡' 포스터 (사진=영화사 그램)

윤지혜는 당시의 문제에 대해 "'나만 잘하면 문제없을 거야'라며 이 기관에서 만들어 낸 작품들 중 저도 꽤 좋게 본 영화가 있었기에 연기 자체에만 몰두해서 열심히 하고 싶었다. 감독에게 이런 대본 써줘서 고맙다고 큰절도 했다. 그래서인지 감독은 상당히 뿌듯했나 보다. 하지만 제가 선택한 연기 욕심은 경솔했던 후회가 돼버렸다"면서 "어떤 문제들은 그 당시엔 모르고 한참이 지나 점점 선명하게 알게 되는 것들이 있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한 달간 밤낮으로 찍었다. 촬영 3회차쯤 되던 때 진행이 너무 이상하다고 느꼈고 상식밖의 문제들을 서서히 체험하게 됐다. 초반에는 서로 합을 맞추느라 좀 삐걱거리기도 하니 그런가 보다 했다. 게다가 제가 맡은 캐릭터는 끊임없이 그놈의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을 강요받는 캐릭터였고 무겁게 짖눌려 있어야 했기에 최대한 감정을 유지해야만 했다. 캐릭터의 스트레스는 어쩌면 연기를 하는 배우에게 행복한 스트레스 일지도 모릅니다만 점점 현장 자체가 고통이 돼갔고 제 연기 인생 중 겪어보지 못한, 겪어서는  안될 각종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지는 현장에서는 저는 극도의 예민함에 극도의 미칠 것 같음을 연기하게 됐다. 사실 연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극단적인 연기를 해야 하는 장면이라도 배우는 가장 편안한 상태에서 현장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가장 좋은 연기가 나온다. 저는 온갖 상황들이 다 엉망진창으로 느껴지는 현장에서 하필 그런 감정을 연기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현장과 관련해 "컷을 안 하고 모니터 감상만 하던 감독 때문에 안전이 전혀 확보되지 않은 주행 중인 차에서 도로로 하차해야 했다. 지하철에서 도둑 촬영하다 쫓겨났을 때 학생 영화라고 변명 후 정처 없이 여기저기 도망 다녔고 이것 또한 재미있는 추억이 될 듯 머쓱하게 서로 눈치만 보며 멀뚱거리던 그들의 모습을 기억한다. 한 번은 '감독님은 그럼 이게 장편 입봉작이네요?'라는 제 질문에 '이런 학생영화를 누가 입봉으로 보냐'고 말했던 권만기 감독의 자조적 시니컬도 기억한다"면서 "날 왜 캐스팅하고 싶어 했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행인 하나 통제하지 못해서, 아니 안 해서 카메라 앞으로 지나고 NG가 빤히 날 상황들은 제 눈에만 보였나 보다. 감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고문인데 촬영 도중 무전기,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돈이 없다며 지인들로 섭외된 단역들은 나름 연기한다고 잡음을 내며 열연하고, 클라이맥스를 힘들게 찍을 땐 대놓고 문소리를 크게 내며 편안하게 출입했다. 되는대로 찍어대던 그런 현장이었다. 맡은 대로 자신들의 본분을 다했겠지만, 보석 같은 훌륭한 스텝도 있었지만, 전체로는 전혀 방향성도 컨트롤도 없는 연기하기가 민망해지는 주인 없는 현장이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그 속에서도 레디 액션은 계속 외쳤다. 액션만 외치면 뿅 하고 배우가 나와 장면이 만들어지는 게 연출이라고 kafa에서 가르쳤는지 모르겠다. 여러 번 폭발했고, 참을 수 없었다. 이런 캐릭터 연기를 그 속에서 해야 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짓인지,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 뼈저리게 느꼈고 마지막 촬영 날엔 어떠한 보람도 추억도 남아있지 않았다. 이런 작업조차 간절히 원하는 많은 배우분들이 있다는 것을 안다. 같이 한 배우분들께도 제가 이렇게 되어버려 죄송하다. 저는 이렇게나 황폐해져버렸고 2년 몇 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그 기억이 괜찮지 않다"며 "개봉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도 동요하지 않으려 스스로 '더 좋은 작품 하면 돼'라고 다잡으며 버티고 있는 저는 어제 마케팅에 사용된 영화와 전혀 무관한 사진들을 보고 다시 한번 뒤통수를 맞았다. 대체 누구 눈에 밝은 현장 분위기였는지 되묻고 싶다. 걸작이라는 문구는 대체 누구의 생각이고 상을 몇 개 받으면 걸작인가. 이 영화는 불행 포르노 그 자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이런 표현 쓸 자격조차 없다. 알량한 마케팅에 2차 농락도 당하기 싫다. 애정을 가지고 참여한 작품에 너무 가혹한 상처들이 남았고 제가 느낀 실체를 호소하고 싶고 다른 배우들에게도 kafa와의 작업의 문제점을 경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됐다. 이런 식으로 진행되는 작업에 있어서 최악의 경우 호흡에서 '정주'를 연기했던 저 윤지혜라는 경우가 된다는 것을 말이다"라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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