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영화가 가장 빨리 공개되는 곳, 언론시사회. 그토록 기다리던 작품이 과연 얼마나 잘 나왔을까? 독자들을 위해 제니스뉴스가 ‘영화별점’과 함께 관전 포인트를 전한다. 오늘의 주인공은 영화 ‘백두산’이다.

<백두산>
영화별점: ★★★ (3.0/5.0)
한줄평: 화려한 CG와 평범한 스토리, 남은 건 이병헌X하정우의 연기합
시놉시스: 대한민국 관측 역사상 최대 규모의 백두산 폭발 발생. 갑작스러운 재난에 한반도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되고, 남과 북 모두를 집어삼킬 추가 폭발이 예측된다. 사상 초유의 재난을 막기 위해 전유경(전혜진 분)은 백두산 폭발을 연구해 온 지질학 교수 강봉래(마동석 분)의 이론에 따른 작전을 계획하고, 전역을 앞둔 특전사 EOD 대위 조인창(하정우 분)이 남과 북의 운명이 걸린 비밀 작전에 투입된다.
작전의 키를 쥔 북한 무력부 소속 일급 자원 리준평(이병헌 분)과 접선에 성공한 인창. 하지만 준평은 속을 알 수 없는 행동으로 인창을 곤란하게 만든다. 한편 인창이 북한에서 펼쳐지는 작전에 투입된 사실도 모른 채 서울에 홀로 남은 최지영(배수지 분)은 재난에 맞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그 사이 백두산 마지막 폭발까지의 시간은 점점 가까워진다.
리뷰: 이병헌과 하정우, 두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 만난 게 무색할 정도로 좋은 호흡을 자랑한다. 생사를 알 수 없는 재난 상황이지만, 조인창과 리준평은 마냥 심각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대신 가벼운 말장난으로 분위기를 이완시킨다. 이는 128분이라는 러닝타임을 함께 달려야 하는 관객들을 향한 작은 배려처럼 느껴진다. 극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변해가는 두 사람의 관계를 지켜보는 건 영화의 재미 중 하나다.
남과 북의 관계 백두산 폭발과 핵무기 등, 정치 및 외교적으로 예민할 수 있는 문제지만 영화는 이와 같은 주제는 최대한 담백하게 다룬다. 인창과 준평은 남과 북을 대표하는 인물이지만, 그들은 정치 성향에 따라 대립하는 대신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맞선다. 남북한 사상 최대의 재난과 핵무기 등이 복잡하게 얽힌 정치 상황은 영화의 주요 스토리에서 한발 물러나 비교적 적은 비중으로 다뤄진다.
‘신과 함께’ 시리즈에서 현실감 넘치는 CG를 선보였던 덱스터 스튜디오의 진가는 ‘백두산’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특히 강남역 일대 지진과 한강 해일, 잠수교 침수 등 서울의 대표적인 장소가 재난에 휩싸이는 모습을 선보이며 몰입을 더욱 높인다. 이야기는 백두산 폭발이라는 재난 상황에 예측할 수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지만, 화려한 CG는 그런 단순함을 잠시 잊게 할 정도로 시선을 빼앗는다.
하지만 영화는 지나칠 정도로 이병헌과 하정우, 두 배우에게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모든 작전을 주도할 것처럼 보였던 민정수석 전유경은 후반부로 갈수록 최지영의 보호자로 전락하고, 최지영은 조인창이 살아 돌아가야 할 이유가 될 뿐, 이외의 역할은 주어지지 않는다. 이 모든 상황을 예측하고 백두산 폭발을 막는 작전을 계획한 지질학자 강봉래 역시 눈에 띄는 특별한 활약상은 없다. 조금 더 매력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캐릭터들이 단편적으로 다뤄지며 아쉬움을 남긴다.
‘백두산’은 실제로 있을 법한 재난 상황과 사실성을 높이는 CG로 ‘실제로 백두산이 폭발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그러나 스토리는 쉽게 예상할 수 있는 흐름으로 가기 때문에 특별한 개성을 찾기는 어렵다.
다만 이병헌과 하정우의 연기 호흡, 실제 재난 상황에 던져진 것 같은 CG를 직접 즐기고 싶다면, 극장에서 이 영화를 만나보는 걸 추천한다.
감독: 이해준, 김병서 / 출연: 이병헌, 하정우, 마동석, 전헤진, 배수지 / 제작: 덱스터픽쳐스 / 배급: CJ엔터테인먼트, 덱스터스튜디오 / 러닝타임: 128분 / 개봉: 12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