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해치지않아’ 안재홍 ① “명절에 최적화된 영화, 누구랑 봐도 즐거울 것”
▲ ‘해치지않아’ 안재홍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 ‘해치지않아’ 안재홍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쉼 없이 활동하는 원동력이요? 잘하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계속 연기하면서 잘 느끼고 깨우쳐서, 더 잘하고 싶어서요. 잘하는 모습으로 많은 분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서인 거 같아요”

대중에게 안재홍은 귀엽고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배우로 각인돼 있다. 안재홍이라는 이름을 알린 영화 ‘족구왕’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그가 선보인 생활 연기는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쉽게 웃음을 자아내며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여러 작품을 거치며 안재홍은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코미디 장르에 강세를 보이는 안재홍이 또 하나의 웃음 가득한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그는 동물 없는 동물원의 새 원장 자리를 맡게 된 수습 변호사 태수 역을 맡아 동물원장 태수와 북극곰이라는 전례가 없는 1인 2역을 펼친다. 안재홍 특유의 짠내 나는 코미디 연기는 이번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잔잔한 공감을 선사한다.

새해 첫 코미디 영화로 스크린을 찾아온 안재홍을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해치지않아’를 통해 도전한 색다른 코미디 연기에 대한 감상, 배우 안재홍이 앞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까지 진솔하게 털어놓은 인터뷰 현장을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

▲ ‘해치지않아’ 안재홍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 ‘해치지않아’ 안재홍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Q. 영화는 어떻게 봤나요?
저희 영화가 가진 귀엽고, 재미있고, 신박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정말 좋았어요. 정말 유쾌하고.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기분 좋아지는 작품인 거 같아서요. 생각할 거리를 툭 던져주는 것도 좋았어요. 재미있게 하하 웃고 끝나는 코미디도 물론 좋지만 저희 영화가 주는 기분 좋은 잔상이 극장을 나와서도 함께하는 느낌이 들어서요.

Q. 황당하면서도 신선한 설정이 인상적인데, 안재홍 씨가 생각하는 영화의 매력은 뭔가요?
동물 소재의 영화고 동물원이 배경인데 동물이 없다는 게 매력인 거 같아요. 저희 영화는 동물원에 관한 영화지만 사람이 동물의 탈을 쓰고 방사장에 들어가고, 그 인물들의 감정과 상황을 다룬 코미디 영화예요. 그래서 사람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Q. 자칫하면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는 설정이에요. 연기하면서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요?
태수는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하는 인물이라 ‘더 자연스럽고 더 사실적으로 연기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촬영했어요. ‘너무 코믹한 설정이지만 현실로 가져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힘을 빼고 현실적으로 연기하려고 했죠. 태수가 입체적으로 성장하는 인물은 아니지만, 그가 겪는 변화를 관객들이 궁금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영화에서 태수가 다시 로펌으로 돌아갔을 때 누구의 편에 설 것인지가 중요하잖아요. 동물원과 로펌 중 한쪽에 쉽게 발을 들이면 영화가 와 닿지 않을 거 같았거든요. 태수의 선택이 무척이나 중요하기 때문에 그걸 놓치지 않으려고 했어요.

Q. 직접 북극곰 슈트를 입고 동물 연기도 해냈어요. 동물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요?
촬영하기 전에 태수와 북극곰을 따로 떼놓고 연기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동물 안에 있는 인물이 어떤 마음이고 어떤 상태일까’를 자연스럽게 가져가고 싶었죠. 북극곰 슈트를 입고 콜라병을 따서 마실 때 태수는 어떤 절박한 심정일지를 생각했죠. 그 상황이 애잔하고, 절박하기도 한데 재미있기도 하잖아요. 연기하면서 동물과 사람을 굳이 분리해서 표현하지 않았고, 관객들이 두 가지 모습을 따로 놓고 느끼지 않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거 같아요. 영화가 아주 재미있고 신선하니까 인물의 감정을 집중해서 잡아야겠다고 생각하며 임했어요.

Q. 실제로 북극곰 연기를 펼친 소감이 궁금해요.
저희 영화가 잘되면 북극곰 연기를 또 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하. 영화의 드라마화라던가요. 촬영하면서도 ‘언제 다시 해보겠나’라고 생각했어요. 언제 다시 북극곰이 돼서 방사장에 들어가고, 관람객과 호흡을 맞추면서 연기할 수 있겠어요. 저희 영화의 하이라이트 신에서는 200여 분의 보조출연자와 호흡을 맞췄는데 정말 짜릿했어요. 촬영이 끝나고 오케이 사인이 나오고 관람석에서 박수를 보내주셨거든요. 그때 기분이 정말 뭉클하고 행복했어요. 사람이 많으니까 본인은 그 장면에 잘 안 나올 수도 있는데, 소리 내서 기운도 불어넣어 주시고, 저도 그분들의 반응을 받아 연기했죠. 그런 유기적인 게 좋았어요.

방사장 안으로 직접 들어가는 것도 좀 이상하더라고요. 하하. 흔히 ‘동물원의 동물이 된 기분’ 같다는 표현을 쓰는데 직접 북극곰이 돼서 방사장에 들어가니까 낯설었어요. 그만큼 재미있고 신났던 시간이었어요. 언제 제가 북극곰 연기를 해보겠어요. 마임을 하는 게 아니라 진짜 북극곰이 되는 거잖아요. 저뿐만 아니라 배우들이 전부 동물 슈트를 입으면 다들 기분이 좋아졌어요. 하하.

Q. 직접 입었던 동물 슈트는 어땠나요?
슈트 완성도가 저희 영화의 관건이라 할 수 있었어요. 배우들 사이에서도 초미의 관심사였어요. 촬영 시작까지도 완성된 슈트가 현장에 오지 않았어요. 제작 과정이 꽤 길었고, 많은 분이 사실적인 슈트를 만들기 위해 공을 들였죠. 제 기억으로는 고릴라 슈트가 처음 현장에 왔는데, 트럭 뒷문이 열릴 때 모두가 숨죽였던 순간이 기억에 남아요. 하하. 고릴라 슈트를 보고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던 거 같아요. ‘속일 수 있겠다’는 마음이죠. 그러다가도 나무늘보 슈트가 왔을 때는 ‘될까?’라고 생각했죠. 하하. 

실제 고릴라나 사자와 같이 촬영할 수는 없잖아요. 하지만 기린은 방사장에서 기린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때 기린 슈트를 꺼내서 신속하게 촬영할 예정이었어요. 그랬는데 슈트를 보고 기린이 반응하더라고요. ‘새로운 친구인가?’ 하며 궁금해하고요. 그 정도로 슈트가 관람객을 속여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까지 이해하게 할 수 있을 정도로 정교했어요. 지금의 퀄리티보다 더 사실적으로 제작할 수도 있었을 거 같아요. 그렇게 만들었으면 코미디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거 같지만요. 그래서 감독님이 그 선을 잘 만들어주신 거 같아요. 진짜 같은데 웃긴, 그 접점을 감독님이 잡아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요.

▲ ‘해치지않아’ 안재홍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 ‘해치지않아’ 안재홍 (사진=제이와이드컴퍼니)

Q. 북극곰 연기는 어떤 식으로 연구하고 촬영에 들어갔나요?
모션 감독님께서 촬영 들어가기 전에 배우들에게 각 동물의 움직임을 촬영해서 보내주셨어요. 그 영상들을 먼저 익혔죠. 그리고 할 수 있는 한 많은 다큐멘터리를 찾아봤어요. 유튜브나 SNS 계정을 통해서 많이 가까워지려고 했죠. 사실 북극곰이 북극에 있으니까 아주 멀리 있잖아요. 동시에 여러 곳에서 마스코트나 상표로 쓰이고 있더라고요. 밀가루도 있고, 콜라 광고 모델이기도 하고, 욕실 제품도 있고요. 멀지만 멀지 않은 친구였어요. 하하.

무엇보다도 슈트를 입으면서 가졌던 생각은 ‘슈트 안에 있는 태수가 중요하겠다’라는 거였어요. ‘이 방사장으로 나오는 태수의 심정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죠. 그래서 저희 영화에는 ‘아이언맨’ 슈트 내부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모습 같은 장면이 적어요. 그건 감독님이 동물들의 움직임과 모습을 보며 그 안에 있는 인물의 심정을 더 잘 느끼게 하려고, 일부러 분리하지 않으려고 의도하신 거 같아요. 사자 슈트 안에서 간지럽다고 투덜대지만 소원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 때 재미가 생기고, 매달린 나무늘보 슈트를 입은 해경의 모습이 더 재미를 유발한다고 생각하신 거죠.

Q. 태수는 극중 가장 큰 변화를 겪는 인물이에요. 연기하며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캐릭터 디자인을 하는데, 첫 번째로 들었던 생각은 ‘로펌에서의 태수와 동물원의 태수가 다른 감정이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동물원의 태수가 더 신나고 즐거워 보였으면 좋겠고, 오히려 로펌이 동물원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감독님께서도 사람을 철창 속에 갇힌 느낌처럼 촬영하시는 거 같았어요. 영화를 보면서 그런 부분을 의도하셨다는 걸 느꼈죠.

Q. 배우들 간의 합이 무척 좋아 보였는데, 현장에서는 어땠나요?
정말 마음이 잘 맞았어요. 재미있고 행복했어요. 동산파크 식구들끼리 모여 있으면 정말 즐겁고, 유쾌하고, 자꾸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굉장히 의지도 많이 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즐겁게 촬영했어요. 

Q. 강소라 씨와는 ‘해치지않아’로 처음 만났어요. 함께 연기해본 소감이 궁금해요.
소라와는 이번에 처음으로 작품을 함께 했는데, 소원 그 자체 같았어요. 그 캐릭터 그대로 믿게 되더라고요. 함께 연기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소라라는 사람 자체가 가진 건강하고 기분 좋은 에너지가 태수에게 많은 자극을 줬던 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함께 연기하면서 신이 드라마틱해졌다고 생각해요.

Q. 박영규 씨와의 호흡은 어땠나요?
전설과 함께하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선생님과 한 프레임에서 호흡을 맞추는 게 신기하고 영광스러웠어요. 말 그대로 대배우시잖아요. 내공이 어마어마하셔서 ‘선생님 호흡을 잘 느껴야겠다’고 생각했죠. 어떤 걸 계산해서 보여드리는 것보다는 마음을 다 열고 선생님과 잘 호흡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촬영을 준비했어요. 극중 서 원장과 태수가 밤에 동산파크를 걸어오는 투샷이 있는데 그 장면이 뭔가 좋더라고요. 재미있고요. 실제로도 선생님이 정말 멋있으시고 재미있으셔서, 선생님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웠어요.

Q. 손재곤 감독님과의 첫 작업이었는데, 실제 경험한 감독님은 어떤 분이었나요?
제가 감독님 전작들을 워낙 좋아해서요. 이번에 꼭 같이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어요. 저도 감독님이 어떤 분일지 궁금했고요. 실제로도 감독님이 굉장히 차분하고 자상하세요. 한 마디씩 말씀하시는 게 굉장히 재미있고요. 영화와 참 닮아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디렉팅도 명확하시고 잘 이끌어 주셨어요.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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