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쉼 없이 활동하는 원동력이요? 잘하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계속 연기하면서 잘 느끼고 깨우쳐서, 더 잘하고 싶어서요. 잘하는 모습으로 많은 분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서인 거 같아요”
대중에게 안재홍은 귀엽고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배우로 각인돼 있다. 안재홍이라는 이름을 알린 영화 ‘족구왕’과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그가 선보인 생활 연기는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쉽게 웃음을 자아내며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여러 작품을 거치며 안재홍은 대중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코미디 장르에 강세를 보이는 안재홍이 또 하나의 웃음 가득한 영화로 관객들을 만난다.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그는 동물 없는 동물원의 새 원장 자리를 맡게 된 수습 변호사 태수 역을 맡아 동물원장 태수와 북극곰이라는 전례가 없는 1인 2역을 펼친다. 안재홍 특유의 짠내 나는 코미디 연기는 이번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하며 관객들에게 웃음과 잔잔한 공감을 선사한다.
새해 첫 코미디 영화로 스크린을 찾아온 안재홍을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해치지않아’를 통해 도전한 색다른 코미디 연기에 대한 감상, 배우 안재홍이 앞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까지 진솔하게 털어놓은 인터뷰 현장을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

Q. ‘해치지않아’는 코미디를 앞세우고 있지만 현실적인 이야기도 함께 다루고 있어요.
저는 그래서 더 좋았던 거 같아요. 이 이야기가 가진 힘이 있어서 코미디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손재곤 감독님 스타일인 거 같아요. 코미디를 위해 달려가는 게 아니라 진지하고 심각할수록 코미디가 유발되는 거죠. 개인적으로도 그런 영화를 더 선호하고 좋아하는 편이에요. 진지할수록 웃긴 무드의 영화들이요.
Q. 안재홍 씨는 코믹 연기에 특화된 배우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코미디 연기를 잘하는 비결이 있다면요?
전혀 없어요. 그냥 제가 재미있는 대본을 좋아하는 거 같아요. 대본에 충실히 하려고 하는 편이고요. 저는 애드리브나 즉흥 연기를 잘하는 편은 못 되거든요. 대신 대본이 가진 맛을 최대한 잘 살리고 생생하게 전달하는 게 제 역할이죠. 그게 제가 가장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요. 실제 성격이요? 조용할 때도 있고, 시끄러울 때도 있어요. 하하.
Q. 반대로 강렬한 이미지의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나요?
해보고 싶어요. 누군가 제안을 주셨으면 좋겠어요. 하하. 기다리고 있습니다. 제가 어떤 작품을 만날지 저도 궁금해요. 이제는 다양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거든요. 이번 영화로 2, 3년 만에 인터뷰를 하는데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은지를 여쭤보시더라고요. 여러 번 질문을 받으면서 ‘다른 결의 모습을 보여드릴 때가 됐구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제가 좋아하면서도 재미있는 역할을 많이 하고 싶은 생각이 커서,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작품을 선택할 때 기준이 있다면요?
전 대본을 먼저 봐요. 제가 재미있는 영화를 좋아해서 그러는 거 같아요. 재미있고 의미 있는 영화에 어떤 역할을 맡아서 그 인물 자체가 되고 싶은 마음으로 참여하거든요.
Q. 이번 작품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어요. 평소에 도전하는 것에 두려움이 없는 편인가요?
적당히 두려워하고 적당히 도전하는 거 같아요. 뭔가 새로운 걸 해보는 건 굉장히 좋아하는 거 같아요. 여행한다거나, 새로운 무언가를 하는 걸 좋아해요. 이번 영화도 정말 새로웠고 새로운 도전들이 많이 요구된 작품이라서요. 정말 신나게 했어요.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세상에 없던 영화를 만든다는 자부심이 가득한 현장이었어요.

Q. 지난해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서 이전과는 다른 매력을 선보였어요. 드라마 이후 대중들의 시선이 달라졌다고 느끼나요?
그렇게 크게 바뀌었다고 느끼지는 않아요. 저는 다양한 역할과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 해요. 어떤 작품이든 제가 연기하는 인물 그대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임하죠. ‘해치지않아’에서도 강태수라는 인물 그 자체로 보여서 관객들이 이 인물을 빨리 믿게 하고, 그래서 영화 속 이야기로 함께 오길 바라고 있어요. 저희 영화는 동물들이 주로 나오지만 결국엔 사람의 이야기니까요.
Q. ‘해치지않아’ 개봉 시기에 동물을 소재로 한 영화 여러 편이 함께 개봉해요. 흥행 부담은 없나요?
부담을 느끼지는 않지만, 저희 영화가 잘 됐으면 좋겠어요. 하하. ‘해치지않아’의 강점이요? 저희는 동물원에 동물이 없어요. 사람이 동물을 연기하는, 아주 새롭고 재미있는 이야기예요. 그리고 명절에 최적화된, 누구와 봐도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예요.
Q. 드라마와 영화, 예능까지 쉼 없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처럼 활동할 수 있는 원동력이 있다면요?
더 잘하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계속 연기하면서 잘 느끼고 깨우쳐서, 잘하고 싶어서요. 잘하는 모습으로 많은 분에게 즐거움을 드리고 싶어서인 거 같아요. 예능 ‘트레블러’ 촬영으로 아르헨티나에 갔을 때, 한인 숙소 사장님께서 여행이 끝날 즈음 인사를 하시면서 “한국에 돌아가서 많은 분을 기쁘게 해달라”고 하셨어요. 거기서 받은 마음을 많은 분에게 드리고 싶어요.
Q. 2020년을 맞이했는데 새해 계획이 궁금해요.
우선 ‘해치지않아’가 정말 잘 됐으면 좋겠고요. 하하. 멋진 작품으로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가장 솔직한 올해의 마음가짐이에요.
Q. ‘해치지않아’가 관객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길 바라나요?
정말 새로운 영화가 왔다고 생각하시길 바라요. 영화의 새로운 이야기가 많은 분을 즐겁게 해드리고, 기분 좋게 했으면 좋겠어요. 저희 영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도 기분 좋게 와 닿았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무엇보다도 영화를 보는 두 시간 동안 행복하셨으면 해요. 흥행 예상이요? 전 그런 걸 전혀 못 하는 편이에요. 하하. 많은 분에게 사랑받았으면 좋겠다는 게 가장 진솔한 답변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