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해치지않아’ 강소라 ① “촬영 현장? 음식으로 치면 콩나물국 같은 느낌”
▲ ‘해치지않아’ 강소라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디자인=강예슬 디자이너)
▲ ‘해치지않아’ 강소라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디자인=강예슬 디자이너)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지금은 즐기고 도전하는 것에 초점을 뒀어요. 어차피 완벽할 수 없는데 왜 그렇게 완벽에 집착했는지 모르겠어요. 이제는 제 마음을 따라가고 싶어요”

배우 강소라가 본격적인 코미디 영화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영화 ‘해치지않아’에서 그는 동산파크의 터줏대감이자 외길인생 수의사 소원으로 분해 위기의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직접 사자를 연기하는 1인 2역을 선보인다. 그간 다양한 작품에서 강단 있고 똑 부러지는 캐릭터를 소화했던 강소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강점을 살리면서 예측 못 한 웃음까지 선사하는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어느새 데뷔 11년 차, 30대로 접어든 강소라는 한 뼘 더 성장한 모습으로 작품과 만나고 있다. 잘하려는 욕심을 덜고 마음 가는 대로 연기를 즐기기 시작한 것이다. 새로운 도전의 일환으로 선택한 ‘해치지않아’에서 코미디 연기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소화한 강소라의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이유다.

색다른 코미디로 스크린을 찾아온 강소라를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영화 ‘해치지않아’를 향한 남다른 애정, 새롭게 정립한 강소라의 연기와 일상에 관한 이야기까지 유쾌하게 털어놓은 인터뷰 현장을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

▲ ‘해치지않아’ 강소라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해치지않아’ 강소라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Q. ‘해치지않아’ 출연을 결정한 이유가 궁금해요.
일단 손재곤 감독님이 너무 좋았어요. 대본을 볼 때는 큰 확신이 없었는데 감독님을 뵙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거든요. 같이 나오는 배우들도 재홍 씨, 여빈 언니, 성오 오빠라서요. 고민할 여지가 없겠다고 생각했죠. 코미디 영화는 싫어하는 사람도 없잖아요. 하하. 

직접 해보니까 더 재미있었어요. 감독님 코미디 코드가 일반적인 것과 다른 부분이 조금 있는데, 저와 잘 맞는 거 같아요. 대놓고 코미디는 아니지만 조금씩 웃기는 요소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정말 좋았어요. 손재곤 감독님 자체가 코미디 정서를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말씀도 워낙 재미있게 잘하시고, 짠내 나는 개그도 잘하세요. 감독님은 조용히 웃기는 스타일이에요.

Q. 수의사 소원과 사자까지 1인 2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연기할 때는 어땠나요?
다른 작품도 많이 했지만 이번 영화처럼 ‘지금 연기를 하고 있나?’, ‘일하고 온 건가?’라는 느낌이 드는 작품은 처음이었어요. 힘을 빼고 연기해서요. 정말 편안하게 촬영했어요. 동물 슈트는 촬영할 때 감독님이 중간중간 텀을 주셔서 괜찮았는데, 사자가 앞을 보려면 몸을 숙이고 있어야 해서 목이 아프더라고요. 거기에 그 안에 바디 슈트를 하나 더 입거든요. 그게 모래주머니를 찬 것처럼 꽤 무게가 나가요. 그래서 동작보다는 탈이 주는 무게감이 컸어요. 겨울인 게 다행이었죠. 하하. 한겨울인데도 땀이 흥건하게 날 정도였거든요.

감독님께서는 ‘너희 자체로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어요. 대본 작업을 하실 때부터 배우를 염두에 두고 계셨던 거 같더라고요. 저희에게 뭔가를 많이 하지 말아 달라고 하셨어요. 자연스럽게, 억지로 뭔가 하거나 무리하지 말고 그 상황에 몰입해 담백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하셨어요.

Q.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는 경험이 수의사 연기에도 도움이 됐나요?
반려견과 야생동물은 너무 달라서요. 하하. 반려견은 목숨을 걱정하지는 않잖아요. 야생동물은 교감을 나누기는 힘들고요. 야생성을 가지게 하는 게 동물원의 목표라서요. 사육사와 있더라도 빠르게 동물들 무리로 보내려고 하고요. 반려견을 길렀을 때의 공감과는 다른 거 같아요.

Q. 소원과 강소라 씨의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인가요?
처음보다 후반으로 갈수록 올라가기는 했는데, 50% 정도 되는 거 같아요. 소원은 제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뚜렷하게 뭔가를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 소신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소원이 저보다는 사회성이 없는 거 같긴 하지만요. 하하.

Q. 사자 연기를 위해 따로 준비한 점이 있다면요?
처음에는 다큐멘터리 같은 걸 많이 찾아봤는데, 정작 대본을 보니까 사자는 일어서면 들키는 역할인 거예요. 하하. 전 고릴라 역할을 한 김성오 선배에 비하면 양호했죠. 저와 나무늘보(전여빈 분)는 편하지 않았나 생각해요. 그리고 동물들이 정말 그 자세를 하더라고요. 제가 사자를 보러 갔을 때도 동작이 많지는 않았어요.

Q. 극중 북극곰 까만코와의 호흡도 인상적이었어요.
까만코는 스크린을 깔고 모션 하시는 분들이 옷을 입고 연기해 주셨거든요. 정말 잘해주셔서 몰입하기에는 좋았던 거 같아요. 원래도 소원과 까만코의 서사는 많지 않았어요. 그 부분이 아쉽지 않아요. 오히려 너무 강조됐으면 영화의 밸런스가 무너졌을 거로 생각해서요. 태수가 가장 변화가 많은 인물이니까 소원의 이야기나 해경(전여빈 분), 건욱(김성오 분)의 러브라인 분량이 많았으면 그게 드러나지 않았을 거 같아요.

Q. 제작보고회 당시 촬영 현장을 ‘영화계의 유니세프’라고 했어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현장이 정말 좋았어요.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어서,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편하게 촬영했어요. 콘티가 워낙 정확해서 추가 촬영도 없었고요. 리허설이나 리딩을 사전에 많이 해서 현장에서 트러블이 없었어요. 배우들이나 스태프 중에 예민한 분도 없고, 큰소리 난 적도 없고, 문제가 생긴 적도 없어요. 'NO MSG'라고 할까요. 음식으로 치면 정말 맑은 콩나물국 같은 느낌이었어요. 모든 재료가 자기주장이 강하지 않고 비빔밥처럼 잘 어울렸죠. 재홍 오빠가 “나중에 이 멤버로 가족극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더라고요. 그래도 좋을 거 같단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할 때는 다 같이 붙는 신들이 많지는 않았거든요. 

Q. 안재홍 씨가 스스로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는데, 강소라 씨도 동의하나요?
재홍 오빠는 정말 재미있고 귀여운 사람이에요. 하하. 외모도 그렇지만 순수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데뷔한 지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그런 순수함을 가지고 있다는 게 좋아요. 사람이 정말 밝고 맑아요. 신인 같은 에너지도 있고요. 배우를 오래 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도 있는데 현장에 항상 설레면서 나오는 거 같은 느낌이 있어요. 

▲ ‘해치지않아’ 강소라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해치지않아’ 강소라 (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Q. 배우들이 정극 연기보다 코믹 연기가 더 힘들다고 하는데, 직접 연기한 소감이 궁금해요.
저는 이번 영화에서 코미디 부분을 담당하지는 않은 거 같아요. 하지만 코믹 연기 특유의 호흡이 정말 힘들다고 생각해요. ‘해치지않아’는 과장된 코미디보다는 리얼한 느낌으로 가잖아요. 웃긴다고 강요하지 않으면서 웃겨야 하는 게 힘들고요. 상황 자체가 원래 웃기는 것도 있지만 편집으로 상황을 만들어가는 것도 있잖아요. 저희 영화는 억지로 웃기려는 부분이 없어서 요즘 코드에 맞지 않나 싶어요.

Q. 코미디 영화는 애드리브나 아이디어도 중요한데, 강소라 씨가 직접 아이디어를 낸 장면이 있다면요?
아이디어를 냈다가 채택이 안 됐던 건 있어요. 감독님이 그런 걸 별로 안 좋아하셔서요. 제가 뭔가 무리했던 걸 내서 반영이 안 된 거겠죠? 하하. 실제로 동물들과 같이할 수 있는 요소가 있으면 어떨지도 생각했는데, 그러면 동물이 고생하잖아요. 감독님이 그런 걸 많이 생각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미어캣 잠깐 나오는 것 외에는 촬영할 때 실제 동물들을 거의 안 쓰셨어요.

Q. 강소라 씨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전 마지막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잔상처럼 남는 거 같아요. 그곳에 까만코라는 존재가 있어서 마침내 소원이 했던 후회가 벗어지고요. 부모가 자식 보내는 느낌이 드는 거 같아요. 까만코가 마지막까지 소원에게 다가오지 않는 거리감이 아름다운 거 같아요. 동물은 동물 자체로 있는 게 까만코 다운 거니까요.

Q. 평소에도 동물권에 관심을 두고 있었나요?
이전까지는 없다가 이번 영화를 통해 알게 된 부분이 있어요. 다큐멘터리를 찾아보기도 했고요. 그래서 영화가 끝나고 나서 조금이나마 기부를 하고 있어요. SNS를 팔로우하고 소식지도 보고요. 계속 관심을 가지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Q. ‘해치지않아’가 관객들에게 어떤 영화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극장 나오면서 웃으면서 나오시길 바라요. ‘인생작’이 되길 바라는 큰 기대보다는 소풍처럼 보고 나오면 영화면 좋겠어요. 동물에 대해 주는 메시지가 있으니까 영화를 보신 관객들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Q.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요?
아이나 어른들이 다 같이 와서 볼 수 있는 영화예요. 최근에 그런 코미디가 없었어요. 저희 영화는 나이에 상관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인 거 같아서요. 곧 명절이니까요. 아이들과 애니메이션만 보지 마시고 ‘해치지않아’는 어떨까요? 하하. 애니메이션 같은 실사 영화도 좋잖아요.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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