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리의 1열중앙석] ‘영웅본색’ 원작의 향수+최첨단 기술, 영화팬도 만족할 명작의 무대화
▲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장면 (사진=빅픽쳐 프로덕션)
▲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장면 (사진=빅픽쳐 프로덕션)

[제니스뉴스=임유리 기자] 무대 가득 홍콩의 야경이 펼쳐진다. 화려한 불빛을 뽐내는 크고 작은 빌딩들 사이 한 건물의 스크린에서는 장국영의 영상이 흘러나온다. 장국영에 대한 오마주인 걸까. 막이 오르기 전부터 영화 ‘영웅본색’이 과연 무대 위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감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80년대 누아르의 전설과도 같은 영화 ‘영웅본색’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영웅본색’이 지난해 12월 개막했다. 장국영, 주연발 주연의 이 영화는 가히 누아르의 표본이라 불리울 만 하다.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무수히 많은 명장면, 명대사를 탄생시킨 작품이다.

휘황찬란한 홍콩의 밤거리는 물론이고, 긴 트렌치코트에 선글라스, 위조지폐에 불을 붙여 담배를 피우는 모습, 입에 문 성냥까지. ‘영웅본색’ 하면 떠오르는 요소들이 고스란히 뮤지컬에도 등장해 그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스토리 또한 원작에 충실하다. 뮤지컬은 ‘영웅본색1’과 ‘영웅본색2’의 이야기를 적절하게 배합했다. 송자호, 송자걸, 마크라는 세 명의 인물의 삶을 통해 진정한 우정, 가족애와 같은 삶의 본질적인 가치를 담아냈다.

▲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장면 (사진=빅픽쳐 프로덕션)
▲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장면 (사진=빅픽쳐 프로덕션)

쌍권총 휘두르며 죽고 죽이는 피비린내 나는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보니 뮤지컬의 주 관객층인 여성 관객은 공감하기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배우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액션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짜릿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자호와 마크가 보여주는 진한 우정의 브로맨스, 자호와 자걸의 눈물 나는 형제애는 성별을 떠나 깊은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하다. 원작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에게도 그 자체로 훌륭한 작품임은 물론이고, 말 그대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 실제로 공연장에서는 원작을 전혀 모르는 젊은 세대부터 영화를 기억하는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을 만나볼 수 있었다. ‘영웅본색’을 통해 뮤지컬 관객층의 저변 확대를 기대해볼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최첨단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뮤지컬에서 LED를 사용하는 경우는 이미 적지 않다. 하지만 뮤지컬 ‘영웅본색’의 LED를 통한 영상 사용은 그 중에서도 손꼽을 만 하다. 무대 삼면에 입체적으로 1000여 장의 LED 패널을 배치한 것. 이 스크린을 통한 생동감 넘치는 무대 연출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자유자재로 관객을 홍콩의 이곳 저곳으로 옮겨놓는다.

▲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장면 (사진=빅픽쳐 프로덕션)
▲ 뮤지컬 '영웅본색' 공연 장면 (사진=빅픽쳐 프로덕션)

이제는 고인이 된 전설적인 배우 장국영의 향수가 느껴지는 영화 속 곡들도 고스란히 넘버에 녹아 들었다. ‘당년정’과 ‘분향미래일자’를 비롯한 장국영의 명곡들이 원곡의 느낌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작품에 어울리는 편곡으로 다시 태어났다. 거친 액션부터 달달한 로맨스를 넘나드는 극 속에서 매끄럽게 이어지는 다채로운 안무 또한 눈을 사로잡는다.

우수한 성적으로 경찰대를 졸업하고 형사가 됐지만 조직생활에 몸 담은 형 송자호를 경멸하는 송자걸 역을 맡은 이장우의 첫 뮤지컬 도전은 성공적이다. 흠 잡을 데 없는 가창력과 연기력으로 자걸 역을 연기한다. 주로 브라운관을 통해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이장우가 무대에 선 모습은 꽤나 신선하기까지 하다.

원작 영화로 이미 검증된 스토리를 2시간 남짓한 무대 위에 함축해 탄탄하게 풀어냈다. 공연 시작 전부터 마지막 커튼콜까지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 오는 3월 22일까지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한전아트센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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