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99억의 여자’ 정웅인 ① "작품 결말 만족, 인표는 서연을 정말 사랑했다"
▲ '99억의 여자' 정웅인 (사진=)
▲ '99억의 여자' 정웅인 (사진=큐로홀딩스)

[제니스뉴스=김은혜 인턴기자] "이번 작품을 통해서 많은 별명이 생겼어요. 나에게 드라마 '99억의 여자'는 '99역의 남자'로 기억될 거예요. 나의 작은 꿈을 TV 속에서 펼칠 수 있게 해줬어요"

매번 캐릭터의 다채로운 맛을 살리며 시청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배우 정웅인이 또 한 번 자신만의 뚜렷한 존재감으로 인생 캐릭터를 갱신했다.

지난 23일 종영한 KBS2 드라마 '99억의 여자'는 현금 99억을 우연히 손에 쥔 여자가 세상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정웅인은 정서연(조여정 분)의 남편 홍인표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동안 장르를 불문하고 여러 악역 연기를 선보였던 정웅인은 이번 소시오패스 캐릭터를 소화하며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악역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아내 정서연을 향한 집착과 폭행, 광기 어린 행동은 시청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했다.

매회 끈질기게 살아남아 마지막 반격을 준비하는 홍인표의 모습은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이내 마지막 회에서 레온을 죽이고 자신을 희생하며 정서연을 떠나보낸 감동적인 퇴장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기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섬세한 완급조절 연기와 소름 끼치는 연기로 극의 서스펜스를 이끈 정웅인. 등장만으로 위압갑을 선사하며 시청자들의 극중 최애 캐릭터로 자리매김한 홍인표 역의 정웅인이 있다.

'99억의 여자'로 다시 한 번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정웅인과 제니스뉴스가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실제로 만난 정웅인은 '천생 배우' 그리고 '평범한 가장'이었다. 연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물론, 그가 연기를 하는 이유엔 항상 아이들이 있었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당장 눈앞에 있는 작품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배우이자 가장인 모습을 드러낸 정웅인과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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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9억의 여자' 정웅인 (사진=KBS)

Q. 작품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일단 드라마 제작진분들이 너무 수고했다. 드라마 '근초고왕'때부터 인연이 있던 감독님과 함께해 좋았다. 여정, 강우, 나라, 지훈 등 좋은 동생들을 만나 고마웠다. 전작 '동백꽃 필 무렵'의 흥행을 바통 받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

Q. 극중 캐릭터가 화제다. 별명도 많이 생겼다고 들었다.
극중 땅에 파묻혔다가 살아 돌아오고, 폭탄을 직접 제조하는 등 극적인 상황을 소화하는 장면이 많이 나왔다. 이에 능력자, 불사조, 좀비 등 시청자들이 다양한 별명을 지어줬다. 극중 폭탄을 제조하는 나를 보고 윤봉길 의사를 패러디한 '웅봉길'도 있었다. 그게 제일 웃기고 기분 좋았다. 예전에 '감 잡았어~'라는 내 유행어가 있었다. 연기자들도 유행어와 별명으로 먹고사는 것 같다.

Q. 이번 소시오패스 역할 어땠는지?
내가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이후로 사람들에게 정말 악역 캐릭터가 돼버렸다. '원래 소시오패스가 아니냐', '이쯤 되면 저 사람은 진짜 이런 사람일 거다' 이런 말을 종종 듣는데, 그저 재밌고 웃기다. 나는 범죄자, 소시오패스 등 극단적인 캐릭터를 표현하는 게 더 쉽다. 오히려 회사원 같은 일반적인 역할을 표현하기가 더 애매하고 어렵다. 인간이라면 다 이중적인 면이 있다. 내 안에도 그런 것들이 있을 거다. 이번 소시오패스 캐릭터는 그걸 표현했을 뿐이다.

Q. 악역 이미지 고착됐다. 괜찮은가?
늘 두렵다. 미국 같은 경우라면 한 캐릭터와 이미지로 오래갈 수 있으나, 한국은 그렇지 않다. 매번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어도, 원하는 캐릭터만 할 순 없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경제적으로 흔들리지 않아야 하니, 악역이라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은 가끔 슬프기도 하다.

▲ '99억의 여자' 정웅인 (사진=KBS)
▲ '99억의 여자' 정웅인 (사진=KBS)

Q. 착한 역할 제안은 들어오지 않나?
착한 역할도 꽤 했다. 그러나 악역을 맡았던 드라마만 화제가 돼 악역 이미지로 계속되는 것 같다. 요즘 드라마를 보면 모험을 하지 않으려 하는 것 같다. 오히려 나 같은 사람이 멜로를 하고, 배우 장동건같이 잘생긴 사람이 악역을 해야 더 재밌는 거다. 내 나이대의 어른 연애, 멜로 장르를 연기해보고 싶다.

Q. 코믹 연기 다시 도전하고 싶진 않은가?
너무 하고 싶다. 최근 드라마 '순풍산부인과' 함께 했던 분들과 만나 회포를 풀었다. 옛날 얘기하면서 많이 웃었다. 이번에 같이 연기한 배우 이지훈도 '순풍산부인과' 속 장면을 캡처해 나한테 보내주더라. 기분 좋았다. 코믹한 성인 드라마를 시도해도 재밌을 거 같다. 아직 시도되지 않은, 감춰져있는 얘기들을 그린 작품을 하고 싶다.

Q. 이번 작품 결말 만족하나?
극중 인표가 죽은 결말에 만족한다. 나도 인표가 죽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죽지 않고 서연이를 떠나 보낸다는 건 거짓말이었을 거다. 극중 인표가 서연이를 정말 많이 괴롭혔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인표가 서연이를 정말 사랑했다고 생각한다. 극중 총을 맞고 쓰러져있는 서연이를 끌어안고 인표가 정말 처절하게 울었다. 이때 '인표가 꼭 돈 때문만은 아니었구나. 아내를 정말 사랑하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 '99억의 여자' 정웅인 (사진=KBS)
▲ '99억의 여자' 정웅인 (사진=KBS)

Q. 배우 조여정과의 호흡은 어땠는지?
여정이는 나만 보면 깔깔대고 많이 웃었다. 같이 연기에 대한 상의도 많이 했다. 내가 물리적인 힘을 가해야 하는 장면이 많았는데, 불편해하지 않고 너무 잘 받아줬다. 여정이가 너무 작아 조심스러웠는데, 오히려 '드라마 초반을 오빠랑 내가 잡아야 한다', '좀 더 세게 해라'했다. 상대 배우를 너무 잘 만나 큰 행운이었다. 다시 한번 만나고 싶은 배우다.

Q. 함께 출연한 배우 김강우 연기는 어땠나?
워낙 잘하는 친구다. 강우가 이번 작품에서 정말 고생이 많았다. 액션 연기와 멜로 연기를 다 소화해내야 했다. 나이도 있고 심지어 애도 있는 사람이 이번 작품이 마지막인 것처럼 촬영하더라. 나도 많이 배웠다. 다음에는 드라마가 아닌 영화에서 라이벌로 만나보고 싶다.

Q. 때리는 신, 맞는 신, 생매장 신 등 다양한 신을 촬영했다. 제일 힘들었던 장면은 무엇인가?
오히려 때리고 맞는 신보다, 극중 인표가 서연이를 바라보는 감정 신이 제일 힘들었다. 작가님이 써준 인표의 감정과 서연이를 향한 집착을 내가 어떤 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항상 나오지 않은 인표의 과거에 대해 혼자 많이 생각하고 그려봤다.

►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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