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웃는 남자’ 규현 “회전문 도는 분들의 칭찬, 계속 유지될 수 있길”
▲ '웃는 남자' 규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웃는 남자' 규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뮤지컬 배우로 어느덧 11년 차가 된 베테랑 규현이 4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섰다. 그룹, 솔로 가수, 예능 등 다방면에서 활약한 그가 이번에는 ‘웃는 남자’로 만능 엔터테이너의 면모를 뽐낸다.

규현은 그간 ‘모차르트!’, ‘베르테르’, ‘그날들’, ‘로빈훗’, ‘삼총사’, ‘캐치 미 이프 유 캔’ 등 다수의 뮤지컬에 출연하며 역량을 뽐내왔다. 부드럽지만 강한 가창력과 섬세한 표현력으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은 그가 소집해제 이후 첫 뮤지컬로 ‘웃는 남자’를 택하며 복귀를 알렸다.

지난 2018년 초연 당시 뛰어난 작품성으로 ‘예그린뮤지컬어워드’, ‘한국뮤지컬어워즈’, ‘이데일리 문화대상’, ‘골든티켓어워즈’ 등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인기를 모은 ‘웃는 남자’의 재연 소식은 일찍이 화제가 된 터. 규현은 극의 중심을 이끌어가는, 기이하게 찢긴 입을 가진 주인공 그윈플렌으로 분했다.

제니스뉴스와 규현이 지난 5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웃는 남자’ 인터뷰로 만났다. 사회복무요원 당시 ‘웃는 남자’를 2회 관람할 정도로 흥미를 느꼈다는 규현이 밝힌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이 자리에 전한다.

▲ '웃는 남자' 규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 '웃는 남자' 규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Q. 소집해제 후 ‘웃는 남자’를 뮤지컬 복귀 작품으로 선택한 이유는요?
지난해 몇 개의 작품 제안이 들어왔어요. ‘웃는 남자’는 초연을 재밌게 봤었던 작품이거든요. 당시에 뮤지컬 관계자분께서 “규현 씨 다음에 ‘웃는 남자’ 같이 하셔야죠”라고 했었는데, 그땐 그냥 웃어넘겼어요. 근데 계속 생각이 나는 거예요. 나중에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 하게 됐어요. 너무 재밌게 하고 있고, 하면서도 나중에도 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작품이에요.

Q. 오랜만의 뮤지컬 무대라 부담감도 있었을 것 같아요.
2016년에 하고 3년 반을 안 했죠. 갑자기 하는 거라 조금 겁이 나더라고요. 노래보다는 연기를 안 한지 오래돼서 감이 떨어졌을까 걱정됐어요. 그래서 더 연습을 많이 했죠. 관계자분들이 “규현 씨 또 왔어요?”라고 물을 정도로, 시간이 날 때마다 연습에 참여했어요. 다른 분들께도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는 거라, 많이 도와달라고도 얘기했었어요. 연습을 계속 하면서 다시 자신감이 생겼어요.

Q. 관객으로 작품을 봤을 때와 배우로서 봤을 때, 어떻게 다른가요?
연출님이 의도하는 숨은 것들이 있잖아요. 관객으로서는 바로 보이지 않아서 아쉬웠죠. 배우로서는 연출님과 충분한 이야기를 하고, 그걸 최대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객석에서 보는 분들은 모든 걸 다 이해하지 못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저도 처음 봤을 땐 그랬으니까요. 두 번째 봤을 때는 그윈플렌의 마음이 조금 더 이해가 되더라고요. 수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내가 사랑하는 가족에게 돌아가서 함께하고 싶어 하는 게 큰 용기라 생각했어요. 저는 그런 메시지를 관객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싶어요.

Q. 나만의 그윈플렌은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요?
저는 다른 배우분들과 비슷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다른 점이 있다고들 말씀해주시더라고요. 연출님께서는 해맑은 그윈플렌이 상처를 받고 무너져내리는 모습이 많이 와닿았다고 하셨어요. 그 말을 듣고 그 부분을 더 잘 살려내려고 노력했죠. 그리고 상처는 있지만 극복해내는 모습도 잘 표현하려고 했고요.

Q. 다른 그윈플렌(박강현, 이석훈, 수호)의 연기는 봤나요? 어떤가요?
연습하면서는 늘 봤지만, 실제 공연은 서로 아무도 못 봤어요. 강현은 예전부터 잘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실제로 보고 확실히 느꼈죠. 또 진짜 싹싹하고 착한 동생인데, 무대에서는 확 돌변해서 연기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더라고요. 동생이지만 강현에게 배우는 게 많아요. 석훈 형은 가수로서 이전부터 친분이 있었는데, 뮤지컬하는 모습은 이번에 처음 봤어요. 원래 형이 노래하는 걸 좋아하기도 하고, 형이 넘버를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새로운 걸 느꼈죠. 수호는 초연 때 이미 봤죠. 워낙 어릴 때부터 친하고 편한 사이인데, 그간 자주 보지 못하다가 이번에 자주 봐서 좋았어요. 아무래도 그윈플렌끼리 가장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느끼는 감정, 대사 등을 공유했어요. 서로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Q. 연습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고 들었어요. 거기서 에너지도 많이 받았겠어요.
다른 배우분들이 에너지를 굉장히 많이 줘요. 그 에너지 덕분에 더 최선을 다해서 하게 되고요. 가수 리허설을 할 때는 힘을 빼고 할 때도 많은데, 뮤지컬 연습 때는 에너지를 많이 써서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Q. 찢어진 입, 분장을 하고 지우는 데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아요.
여성분들이 립스틱을 많이 쓰잖아요. 이번에 느꼈어요. 진짜 불편할 것 같아요. 뭐 먹으려고 하면 다 묻고 난리가 나더라고요. 뭐 마실 때도 빨대를 써야 하고요. 그래서 입술만 빼고 분장했다가, 그 부분을 나중에 하거나 했어요. 양치도 못하겠더라고요(웃음). 분장 시간은 한 30분 정도, 지우는 시간은 10분 정도예요. 머리는 가발을 안 쓰려고 기르고 있어요. 가발을 하면 답답하더라고요. ‘모차르트!’ 때도 머리를 6개월 정도 길렀는데, 가발을 쓰게 돼서 허무했던 기억이 나요.

Q. 규현 씨가 생각하는 ‘웃는 남자’의 재미 포인트는요?
공연을 본 사람들이 무대에 돈을 많이 쓴 것 같다고 하셔요. 그 말이 좋더라고요. 대작 같잖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조시아나랑 붙었을 때 재밌는 걸 많이 표현하려고 해요. 엉성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그윈플렌이 귀족들을 대할 때 하는 몸짓, 제스처를 재밌게 하려고 했죠.

▲ '웃는 남자' 규현 (사진=SM엔터테인먼트)
▲ '웃는 남자' 규현 (사진=SM엔터테인먼트)

Q. 그룹, 방송, 뮤지컬 등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어요. 자기 관리가 중요할 것 같아요.
퇴근길에서 팬분들의 편지, 선물을 받는데요. 편지를 읽어보면 제 스케줄 걱정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편지 내용이 다 제 걱정이에요. 그런데 제가 선택한 거잖아요. 제 선택이니 투정을 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잘 관리하려고 해요. 공연 전날엔 최대한 말을 적게 하려고 하고, 가습기도 틀어놓고요. 술도 많이 줄였어요. 그 외에 에너지 충전은 편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해요.

Q. 일본 관객도 많이 오던데요.
일본 팬분들도 편지를 주셔요. “무슨 말인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어서 힘들었지만, 너무 좋았어요”라는 말을 적어주셔요. 아무래도 한국말로만 된 뮤지컬을 해외 팬분들이 다 이해하긴 어렵잖아요. 그런데도 여러 번 봐주시니 너무 감사하죠. “몇 번 보니까 이제 알 것 같아요”라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Q. 관객들에게 듣고 싶은 평가는요?
제가 처음 등장하는 천막 뒤에 10분 전부터 들어가 있어요. 그때 기도를 해요. ‘웃는 남자’를 사랑하고, 뮤지컬을 사랑하고, 예술의전당을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시간이 많아서 여기에 와 있는 사람들, 모든 사람들이 3시간이 지난 후에 가슴속에 뜨거운 뭔가를 가지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기도해요. 그게 제 바람이에요.

Q. 본인에게는 어떤 작품으로 기억에 남았으면 하나요?
일단 제가 만족했으면 좋겠고, 보는 분들도 만족할 수 있는 뮤지컬이 됐으면 해요. 사실 여러 번 회전문을 도는 분들이 만족하는 게 가장 중요하거든요. 많은 분들이 “규현의 인생작이다”라고 말씀해주시는데, 그 말이 끝까지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Q. 팬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깊네요.
제가 엄청 인기가 많아서 좌석이 다 매진되고, 그래서 티켓을 구할 수 없다면 공연을 못 보잖아요. 그런데 그 정도는 또 아니거든요(웃음). 보려면 다 볼 수 있단 말이에요. 그래서 너무 죄송한 거예요. 팬분들은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은데, 요즘 뮤지컬 티켓이 워낙 비싸잖아요. 제가 인기가 더 많아져야 하나 싶고… 그래서 저는 팬분들께 선물은 안 줘도 된다고 말해요. 그 돈으로 공연을 한 번 더 보시라고요.

Q. 그 외에 꾸준히 뮤지컬을 하게 되는 원동력도 궁금해요.
하면서 제가 즐거워요. 그래서 선택할 때도 후회하지 않을 작품을 하려고 하고요. 저의 장점이 연기보다는 넘버 소화력일 텐데, 그걸 잘했을 때 느끼는 만족감도 있어요. 저를 좋아하는 연출님께서는 제가 디렉팅을 잘 이해한다고 고맙다고 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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