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수연의 오프필름] 라미란, 단역으로 두드린 문, 원톱 주연으로 열리다
▲ 라미란 (사진=문찬희 기자)
▲ 라미란 (사진=문찬희 기자)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올해로 데뷔 15년을 맞이한 라미란은 말 그대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2005년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짧지만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그는 15년 후인 2020년 첫 원톱 주연 영화로 관객들과 만난다. 

대중이 라미란이라는 이름을 기억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13년 방영된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2’부터였다. 인쇄소의 실세이자 진상의 정수였던 라미란 과장, 통칭 ‘라 과장’으로 등장한 그는 얄밉지만 쉽게 미워하기 어려운 캐릭터로 눈도장을 찍었다. “못된 역할인데 웃기니까 미워하기가 어렵지 않으냐”라는 라미란의 말처럼 그가 연기한 라 과장은 웃픈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후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뛰어난 예능감으로 화제를 모은 라미란은 기세를 몰아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을 통해 코미디와 카리스마를 오가는 반전 매력까지 선보였다. 이 시기에 출연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속 치타 여사는 지금까지도 라미란의 대표 캐릭터로 손꼽힐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 라미란 (사진=tvN)
▲ 라미란 (사진=tvN)

라미란의 활약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꾸준했다.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걸그룹 도전기를 펼쳤고, tvN ‘주말 사용 설명서’를 통해 남다른 요리 실력과 친근한 매력으로 대중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갔다. 

예능에서의 두드러지는 활동 덕인지 라미란 하면 '코미디'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의 대표작 역시 영화 ‘내 안의 그놈’, ‘걸캅스’,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 ‘응답하라 1988’,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등 코믹한 이미지가 강한 캐릭터를 연기한 것들이다. 

그러나 라미란의 연기력은 코믹뿐만 아니라 정극에서도 빛을 발했다. 영화 ‘덕혜옹주’에서는 덕혜옹주(손예진 분)의 곁을 지키는 궁녀이자, 유일한 동무 복순으로 분해 웃음과 더불어 폭발적인 감정으로 관객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블랙독’에서 라미란은 진학부 베테랑 교사 박성순으로 변신해 고하늘(서현진 분)의 멘토이자 든든한 선생님으로 진한 울림을 남겼다.

▲ 라미란 (사진=NEW)
▲ 라미란 (사진=NEW)

사실 가장 힘주어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은 라미란의 행보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영화 ‘걸캅스’부터 ‘정직한 후보’, 드라마 ‘블랙독’까지 여성 배우 투톱, 혹은 원톱 주연 작품에 캐스팅돼 작품을 이끌어 가고 있다. 대중은 라미란의 이러한 선택에 환호 혹은 우려를 보내며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대중의 시선과 관련, 라미란은 최근 제니스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부담감을 느끼지 않으려 한다”고 말하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여성 캐릭터가 전면으로 나서는, 여성 주연 작품이 더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선봉장에 선 라미란이 책임을 질 수는 없다. 라미란 역시 “제가 책임질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이런 분위기가 자꾸 생기는 게 좋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더불어 라미란은 “제가 잘 돼야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기회가 더 많아질 것 같다. 그래서 더 잘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스스로도 걸어가는 길이 쉽지 않은 것을 알지만, 매 작품 최선을 다하며 두 번째, 세 번째 작품을 염원하고 있다고. 라미란은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허투루 보내지 않고, 꾸준히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15년 전 인상 깊은 단역으로 시작했던 그 배우는 어느새 충무로를 대표하는 독보적 캐릭터의 여성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아주 작은 역할부터 차근차근 한 계단씩 걸어온 라미란의 현재가 더욱 빛나는 건, 그간 연기한 인물들에 이 시간이 고스란히 담겼기 때문일 것이다.

라미란은 나이 마흔다섯에 첫 영화 주연으로, 데뷔 15년 만에 첫 원톱 주연으로 올라섰다. 오랜 시간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라미란이 또 한 번 만들어낼 ‘처음’은 어떤 모습일지, 그의 다음을 계속해서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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