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스토브리그’ 조한선 ① “현장에선 배우 아닌 임동규, 과몰입 될 수밖에 없었죠”
▲ ‘스토브리그’ 조한선 ① “현장에선 배우 아닌 임동규, 과몰입 될 수밖에 없었죠” (사진=SBS, 디자인=엄윤지 디자이너)
▲ ‘스토브리그’ 조한선 (사진=SBS, 디자인=엄윤지 디자이너)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매회 극이 끝난 뒤 배우들과 제작진 등 드라마를 위해 기여한 사람들의 이름이 적힌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간다. 스포츠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스토브리그’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엔딩 크레디트의 가장 마지막에 등장한 이름, 바로 ‘특별출연 조한선’이다. ‘스토브리그’의 악동 4번 타자 임동규로 오랜만에 인생 캐릭터를 경신하며 시청자들을 환호케 한, 특별출연이지만 그 누구보다 특별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극을 이끌어간 배우 조한선이다.

지난 14일 종영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 백승수(남궁민 분)가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돌직구 오피스 드라마. 극중 조한선은 드림즈의 4번 타자 임동규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동기들 가운데서 가장 마지막 순서로 입단했지만, ‘드림즈는 임동규만 피하면 된다’는 말이 생길 정도로 드림즈의 간판스타가 된 인물이다.

조한선은 임동규 그 자체였다. 극 초반 백승수와 치열한 대립으로 이야기의 텐션을 순식간에 끌어올렸고, 후반에는 잘못된 행동을 반성하고 야구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며 시청자들로 하여금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진짜 야구 선수라고 해도 믿을 만큼 완벽한 연기와 임동규의 서사에 생명을 불어 넣은 조한선.

최근 시청자들을 과몰입시키며 드림즈의 팬으로 만들어버린 조한선과 제니스뉴스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안녕하세요. 임동규입니다”라고 말문을 연 조한선은 인터뷰 중에도 자주 임동규로 빙의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함께한 유쾌한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 '스토브리그' 조한선 (사진=SBS)
▲ '스토브리그' 조한선 (사진=SBS)

Q. 특별출연으로 작품에 함께 했어요.
저도 제가 특별출연인 줄 몰랐어요. 그런 이야기를 못 들었는데, 방송 보고 알게 됐어요. 하하. 특별출연을 보고 회사에 물어보지도 않았고, 감독님께도 안 여쭤봤어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지극히 저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마 전략적으로 특별출연에 넣으시지 않았을까 싶어요. 대본은 4회까지 나와있었고, 임동규라는 역할은 2회까지만 나오더라고요. 임동규가 더 나오는지 궁금했는데, 첫 미팅 때 감독님과 작가님이 믿음을 주셨어요.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지 몰랐지만, 믿고 함께하게 됐어요.

Q. 대본을 처음 봤을 땐 어땠어요?
대본을 보기 전엔 걱정이 됐어요. 스포츠 소재가 드라마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기엔 어렵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대본을 보고 놀랐어요.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드라마가 아닌 한 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였어요. 주제는 크게 벗어나지 않고. 스포츠는 풍미를 높여주는 소스 같은 느낌이었어요. 프런트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굉장히 자극적인 내용도 끄집어 낸다는 게 걱정이 됐어요. 그래도 누군가 해야 한다면 이 드라마였으면 싶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의 감각을 믿었어요.

Q. 이 정도의 히트를 예상했나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어요. 임동규 같은 경우는 2회 이후에 공백기가 있어요. 그래서 2회 동안 최대한 인물을 입체적으로 살려서 임팩트 있는 포인트를 주고 싶었어요. 이렇게까지 반응이 좋을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남궁민 형이 거북이를 봐서 잘된 것 같기도 해요. 하하. 민 형이 정말 저희를 잘 이끌어줬고, 그 외의 배우분들도 열심히 해줬어요. 그래서 잘 된 거라 생각해요.

Q. ‘스토브리그’ 출연진들이 SK 와이번스를 언급할 때 유일하게 한화 이글스 팬임을 밝혀 화제가 됐어요.
그냥 노코멘트할 걸 그랬어요. 하하. 사실 전 한화의 팬이라기보단 빙그레의 팬이었어요. 제가 초등학생 때 아버지의 손을 잡고 야구장을 처음 갔는데, 그때 아버지가 빙그레 이글스의 팬이셨어요. 그래서 저도 자연스럽게 팬이 됐어요. ‘스토브리그’를 하면서 SK 와이번스의 도움을 많이 받았는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해요. 이건 진심이에요. 제가 솔직한 사람이라 그런 상황에서 한화를 말했네요. 하하. 그때 욕을 정말 많이 먹었어요. 저희가 이렇게 현실성 있게 촬영할 수 있었던 건 모두 SK 와이번스의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SK가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예요.

Q. 임동규 캐릭터는 어떻게 준비했나요?
전에는 야구에 대해 전혀 몰랐어요. 그래서 야구화를 신고, 유니폼을 입고 장갑을 끼고, 타석에 들어서는 게 어색할 게 뻔했고, 그러면 영상에서도 어색하게 보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자연스럽게 보이기 위해 자세나 루틴에 대해 공부를 정말 많이 했어요. 특히 국내 구단 4번 타자들의 영상도 많이 봤어요. 처음에는 공을 때리는 것도 어렵더라고요. 자세를 집중적으로 공부했고, 하루에 1시간 반에서 2시간씩 연습했어요. 그러다 보니 배트를 잡는 손 아래쪽이 멍들고 찢어지기도 했어요. 또 체중을 감량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보통 4번 타자들의 몸은 탄탄하고 체격이 커요. 임동규는 그들보다는 마르지만, 피지컬에서 나오는 타격의 힘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서 체중 감량을 많이 했죠.

Q. 임동규 과몰입 인터뷰도 많은 화제가 됐어요.
저 말고 다른 분들도 인터뷰를 했는데, 보니까 다들 웃으면서 재미있게 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정말 웃을 수가 없었어요. 진짜 임동규의 마음가짐으로 진지하게 임했어요. 현장이 정말 하나의 구단 이야기처럼 진행돼서 더 그런 것 같아요. 현장에서 저를 조한선으로 부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서로 극중 이름으로 불렀고, 그러다 보니 몰입이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또 저희도 자연스럽게 그런 분위기를 타다 보니 몰입이 된 것 같아요.

▲ '스토브리그' 조한선 (사진=SBS)
▲ '스토브리그' 조한선 (사진=SBS)

Q. 시청자들이 2회의 백승수와 귓속말신에서 묵음 처리된 대사를 정말 많이 궁금해했어요. 실제로 무슨 말을 했나요?
사실 정확하게 정해진 대사를 한 건 아니에요. 후반부에 제가 재등장했을 때와 같은 장면을 쓴 게 아니라 그 장면은 새로 찍은 거예요. 감독님도 정확한 대사를 말씀 안 해주시고 그냥 ‘이런 뉘앙스로 해라’라고만 말씀하셔서, 2화 촬영 때는 때 임동규와 백승수 사이에 무슨 대화가 오갔는지 몰라요. 그런데 사람들이 무슨 말 했냐고 엄청나게 물어보더라고요. 아마 그땐 욕을 내뱉었던 것 같아요. 하하.

Q. 남궁민 씨와 호흡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2화 귓속말신을 보고 사람들이 “백승수랑 사귀냐”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하하. 민 형과 친분은 있었지만 캐릭터 특성상 쉽게 다가갈 수 없었어요. 임동규는 유일하게 백 단장에게 무력으로 맞설 수 있고 그걸 행동으로 옮기는 캐릭터라, 친해지면 그런 디테일이 떨어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나중에 백승수가 다시 드림즈로 돌아오라고 했을 때, 저도 모르는 감정들이 나오더라고요. 그 신을 찍고 나서 민 형을 업었는데, 그때부터 사이가 좋아졌어요. 형이 작품 내내 고생을 진짜 많이 했어요. 대사도 많고, 거의 모든 장면에서 나와요. 형 없었으면 이렇게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없었을 거예요.

Q. 대립하는 역할인 강두기 역의 하도권 씨와 호흡은 어땠나요?
형과 처음 만났는데 정말 웃겨요. 진짜 재미있어요. 저랑은 정반대 캐릭터인데, 그 형은 춤출 때도 손가락만 움직여요. 하하. 강두기와 칼국수신을 찍을 땐 굉장히 울컥했어요. 드림즈 입단 동기지만, 강두기는 1순위로 지명되고 저는 마지막으로 지명돼요. 신뢰받는 정도도 많이 달랐고, 대우도 달랐고요. 그런데 먼저 손을 내민 게 강두기였어요. 옆에서 길을 잡아준 친구였어요. 그래서 칼국수신에서 굉장히 울컥한 것 같아요.

Q. ‘스토브리그’는 다양한 명대사로 주목받았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하나를 꼽자면요?
제 대사는 아니고 이세영(박은빈 분) 팀장이 “선은 네가 넘었어!”요. 짜릿한 쾌감이 있었어요. 제가 그때는 출연 공백기여서 시청자 입장으로 드라마를 봤는데, 그 장면에서 빵 터졌어요. 유리컵도 멋있게 던졌고, ‘이건 최고다’ 싶었어요. 그러고 나서 촬영 복귀한 뒤에 서영주(차엽 분)를 보자마자 “넌 나보다 더 나빠”라고 했어요. 하하.

Q. 마지막 회 대본에 출연진에 보내는 작가의 편지가 있었다고 들었어요.
19년 동안 연기하면서 작가님이 출연진 전부에게 편지를 쓰는 걸 처음 봤어요. 주연만 챙겨도 힘드셨을 텐데, 일일이 거론하며 편지를 써주신 걸 보고 사실 울컥했어요. 마음이 전달되니까 대본을 못 놓겠더라고요. 참 짠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죄송하기도 했어요.

Q. 방송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드림즈는 시즌 우승을 했나요?
이건 임동규로 말씀드릴게요. 이번 시즌 드림즈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어요. 전력 보강도 있었고 시행착오도 있었어요. 이런 것들이 팀을 한층 성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해요. 한 시즌에 갑자기 우승하기는 힘들어요. 또 아직 우승할 수 있는 전력까지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저희에게는 내년이라는 시즌이 있기 때문에 조금만 더 기다려주셨으면 좋겠어요.

▶ 2편에서 계속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