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인터뷰] ‘스토브리그’, 야구 미생 유민호로 연기 미생 채종협을 만나다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디자인=강예슬 디자이너)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디자인=강예슬 디자이너)

[제니스뉴스=마수연 기자] 눈에 띄는 새 얼굴이 산뜻한 매력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성공적으로 브라운관에 데뷔한 채종협의 다음이 더욱 기대된다.

지난 14일 종영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19.1%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고, 드라마에 대한 관심만큼 주목받은 배우들로 가득했다. 드림즈의 막내이자 투수 유망주 유민호로 분한 채종협도 그중 하나다. 매사 긍정적인 모습과 천진한 미소, 야구를 향한 열정 뒤로 가지고 있는 사연까지. 유민호와 함께 시청자들은 울고 웃었고, 어린 투수의 성장을 응원하며 드림즈의 여정을 함께했다.

채종협과 유민호는 미생(未生)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이제 막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점 이루고자 하는 것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는 점은 유민호에게서 볼 수 있는 채종협 자신의 모습이다. 이처럼 채종협의 묵묵하고 진솔한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기에, 시청자들이 더욱 유민호를 응원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성공적으로 브라운관 데뷔를 마친 채종협이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제니스뉴스 스튜디오를 찾아왔다. 즐거운 웃음과 진중함으로 풀어낸 ‘스토브리그’ 뒷이야기부터 연기를 향한 열정까지, 아낌없이 털어놓은 채종협의 이야기를 이 자리에서 공개한다.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Q. 엄청난 화제 속에서 드라마가 끝났어요. 종영 소감이 궁금해요.
제게는 데뷔작이었고 처음으로 감독님과 작가님이 믿어주신 작품이어서 굉장히 애틋하고 뜻깊은 작품이었어요. 끝이 나서 많이 아쉽고 씁쓸하기도 해요. 한편으로는 살짝 설레기도 해요. 새로운 작품을 하게 되니까요. ‘어떤 캐릭터와 작품을 만날까’라는 설렘이 있어요. 

Q. 오디션으로 작품에 합류했다고 들었는데, 처음부터 유민호 역으로 도전했나요?
처음에는 유민호와 이창권으로 오디션을 봤어요. 2차 오디션까지 보고 나서 유민호를 하게 됐죠. 둘 중 어느 쪽이 더 하고 싶었냐고요? 저는 처음부터 유민호였어요. 하하. ‘유민호를 했을 때 조금 더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럴 자신도 있었고요.

Q. ‘스토브리그’가 지상파 드라마 데뷔작이에요. 기대와 부담이 공존했을 거 같아요.
부담도 되고 기대도 됐어요. 처음에는 마냥 기대만 했는데 막상 촬영 들어가고 나서는 부담감이 어마어마했어요. 그걸 감독님과 작가님, 선배님들과 스태프분들까지 부담을 못 느끼고 촬영이 재밌을 수 있게 도와주셨어요. 

Q. 선수 역할인 만큼 야구에 대해 잘 알아야 했는데, 원래 야구를 좋아했나요?
야구를 본 적도 없고, 해본 적도 없어요. 하하. 처음에는 너무 어려웠어요. 새로운 걸 배운다는 점에서는 재미있었죠.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섬세하더라고요. 근육의 움직임이라던가요. 너무 섬세하니까 어렵다,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계속 공을 던지다 보니까 열 번 던져서 한번 잘 들어가는 그 느낌 때문에 재미있게 하려고 했어요. 그런 느낌을 찾으려고 더 욕심내서 던지고요.

야구는 작년 10월부터 5개월 정도 준비한 거 같아요. 제가 그런 배경지식 자체가 없어서요. 마운드 위에서 발을 어디에 내디뎌야 하는지, 공을 어떻게 잡는지, 와인드업할 때 다리는 어떻게 하고, 몸이 어떻게 나가고, 팔은 어떻게 휘두르면서 릴리즈 포인트는 어떻게 놔야 하는지 계속 연습했어요. 섀도피칭도 많이 했고, 매니저 형이 야구를 좋아해서 많이 물어보고 캐치볼도 같이 했어요. 주변에 야구를 좋아하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이었죠.

Q. 유민호라는 캐릭터를 만들 때 모티브로 한 선수가 있다면요?
제가 처음 오디션을 보고 나서 소품 촬영을 할 때 작가님에게 들은 이야기가 “유민호는 원래 일본 오타니 쇼헤이 선수에 모티브를 뒀다”는 거였어요. 야구 천재의 모습을 많이 부각하고 싶으셨던 거 같아요. 제가 짧은 시간 동안 프로 선수처럼 공을 던질 수도 없고, 폼을 만들 수도 없지만 최대한 오타니 선수와 비슷하게 만들고 싶어서요. 그래서 몸도 많이 키우려고 했어요. 처음에 캐스팅되고 나서 6-7kg까지 찌웠어요. 지금은 드라마가 끝나서 다이어트를 하는 중이에요.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Q. 극중 민호의 에피소드가 많은 화제가 됐어요. 직접 연기하면서 많이 공감했을 거 같아요.
제가 야구라는 종목에 대해 잘 모르다 보니까 처음부터 확 와 닿거나 공감되지는 않았어요. 계속 읽고 이해하려고 하다 보니까 야구 이야기지만 야구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닌 거 같더라고요. ‘스토브리그’ 안에서는 아픔이나 시련들이 야구를 빗대어 표현되지만요. 제가 생각한 건 ‘유민호가 사회 초년생이었다면 입스(YIPS) 같은 것들이 다른 쪽으로 올 수 있겠구나’ 였어요. 그런 식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하다 보니까 조금은 공감할 수 있던 거 같아요.

민호가 느끼는 감정을 복합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기에는 제가 첫 작품이라서요. 다 보여드리려고 욕심을 부렸다면 유민호라는 캐릭터가 확고하게 보이지 않았을 거 같아요. 그래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는데 그때 감독님과 선배님들이 저를 많이 도와주셨어요. 선배님들 덕분에 조금 더 유민호라는 캐릭터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간결히 정리할 수 있었어요.

Q. 유민호는 결국 역경을 딛고 11승 투수가 돼 드림즈의 한국시리즈에 힘을 보탰어요. 결말은 마음에 들었나요?
저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어요. 강두기 선배가 거짓말처럼 몇 승하고, 유민호가 몇 승을 했다면 오히려 별로였을 수 있는데 작가님이 적절하게 승과 패를 주셔서요. 하하. 오히려 더 현실적이었고 더 기뻤어요. 성장할 수 있다는 여운도 남아서 되게 감사했어요.

Q. 실제 야구단 선수들처럼 배우들의 합이 좋았어요. 현장 분위기는 어땠는지 궁금해요.
저희가 모여서 라커룸에서 함께 촬영할 때 에피소드가 가장 많아요. 뭔가 하나를 골라서 말할 수는 없지만 만나면 시너지가 폭발해서요. 다 같이 만나는 날에는 단체 톡방으로 연락도 하면서 들떠서 현장에 갔어요. 그러면 아니나 다를까 도착하자마자 웃음꽃이 피어나고요. 그 분위기를 가장 이끄는 건 아무래도 홍기준 선배님과 차협 선배였어요. 선배들을 포함해 저희가 다 모이면 너무 웃어서 NG가 날 정도였어요.

Q. 그중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선배는 누구였나요?
선배님마다 각기 성격도, 특색도 다 달랐어요. 그래서 다 같이 모여있을 때 시너지가 폭발하듯이 촬영했던 거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 선배님과 만나는 신, 저 선배님과 만나는 신이 있었을 때 각기 다른 모습으로 저를 이끌어 주시고 편하게 대해주셨어요. 저는 모두 편하게 재미있게 즐기면서, 큰 부담 갖지 않고 했던 거 같아요. 누구 한 명을 고를 수 없어요. 제가 아무래도 막내라서 더 예뻐해 주신 거 같아요. “민호~” 하면서 불러주시고요. 진짜 막내가 된 것처럼 귀여워해 주셨어요.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Q. 드라마는 보는 팬들도 배우들도 과몰입하며 작품을 즐겼어요. 배우들도 실제 야구선수처럼 보일 정도였는데, 이런 과몰입의 비결이 있다면요?
복합적이었던 거 같아요. 일단 촬영장에서 만날 때마다 전부 야구 유니폼을 입고 있었으니까요. 저는 촬영하러 가는 5~6개월 동안 유민호로 생활했어요. 시청자들도 과몰입해서 이야기해 주시니까 그런 게 어우러져서요. 저도 제가 야구선수 같더라고요. 하하.

Q. 방영 전 우려와 달리 야구를 좋아하는 시청자도, 야구를 모르는 시청자도 ‘스토브리그’를 즐겼어요. 모든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저희 드라마에는 정말 야구적인 부분도 있고, 오피스적인 부분도 있어서요. 그런 것이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한 게 아닐까 생각했어요. 제가 유민호 역을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사회 초년생들이 민호와 같은 시간을 겪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애틋한 마음이 들고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됐어요. 이제 막 시작하는 민호를 보면서 ‘예전에 여러 아픔이 있을 때 나는 그랬지’라는 생각에 조금 더 몰입해서 볼 수 있더라고요. 아마도 그런 부분 때문이지 않을까요?

Q. 채종협 씨가 고르는 ‘스토브리그’의 명장면은 무엇인가요?
다 좋았는데 두 장면이 손꼽혀요. 하나는 백승수(남궁민 분) 단장님 아이를 안고 우는 장면이었고, 다른 장면은 12부에서 전지훈련을 다녀와서 다 같이 회식하는 장면이에요. 그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기억에 남아요. 정말 드림즈 같고, 한 팀 같지 않았나 생각해서요. 저도 찍으면서 진짜 회식하는 거 같다는 감정을 느껴서 더 좋았어요.

Q. 드라마를 통해서 야구를 향한 관심도 높아졌을 거 같아요. 이제는 야구를 좀 하는 편인가요?
촬영하면서 배우들끼리 게임을 하지는 않았지만, 중간중간 나가서 캐치볼은 했어요. 몸 풀 때도 캐치볼을 하고요. 일단 어느 정도 감을 찾자는 식으로 연습을 많이 했어요. 누가 가장 야구를 잘하느냐고요?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저 빼고 다 야구를 잘해요. 하하. 사회인 야구 같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저는 정말 감사하죠. 하지만 그러려면 인터뷰할 시간도 없이 바로 공을 던지러 가야 할 거예요. 열심히 연습해야 팀에도 누가 되지 않겠죠? 

Q. 극중 투수로 활약한 만큼 시구 제의도 들어올 텐데, 시구 욕심은 없나요?
시구는 생각만 해도 벅찰 거 같아요. 그러려면 지금부터 야구를 하러 가야 해서요. 하하. 몰입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저버리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어요. 유민호가 11승을 했으니 그만큼 열심히 준비해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 ‘스토브리그’ 채종협 (사진=문찬희 기자)

Q. 채종협 씨와 유민호 씨의 싱크로율은 얼마나 되나요?
40% 정도? 가장 비슷한 점은 노력한다는 점인 거 같아요. 매사에 열심히 하려는 점은 닮았어요. 하고자 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에 열심히 노력한다는 부분이죠. 그 외에는 크게 닮았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요. 정말 닮았다고 생각했다면 있는 그대로 채종협을 보여줬을 거예요. 실제로 저는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어서요. 매사에 신중하고 진지한 면이 있어요. 민호는 항상 밝고 긍정적이잖아요. 저도 밝긴 한데 진지하려는 부분이 있죠.

Q. 지상파 드라마 데뷔작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요. 그 인기를 실감하나요?
생각지도 못하게 반응이 좋아서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어요. 이 정도일 거라고 전혀 생각하지 못했어요. 처음에 저는 데뷔가 목표였고 한 작품만 하자는 거였어요. 그래서 최선을 다해서 이것만을 준비했어요. 그 외의 것들은 생각하지도, 바라보지도 않았죠. 많은 분이 알아봐 주실 때 많이 실감해요. 밖에 나갔는데 “유민호 씨 팔꿈치 괜찮으냐”고 물어봐 주시고요. 하하. “연봉 적게 받은 거 괜찮다”고 위로해 주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럴 때 많이 느껴요. 정말 많은 분에게 사랑받는 작품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하고 싶어져요.

Q. 한편으로는 채종협보다 유민호라는 이름이 더 알려져서 아쉽기도 할 거 같아요.
아쉽죠, 아쉬운데 다른 면에서 보면 제가 쌓였던 이미지가 없어서 그런 거로 생각해요. 지금은 유민호를 잘 소화해서 그런 거로 생각하고 있어요. 많은 분이 유민호로 알아봐 주셔서 뿌듯하기도 해요.

Q. 연기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처음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모델 일을 시작했어요. 제가 중학교 때 태국으로 유학을 1년 다녀왔고, 1년 후에 남아공에서 4~5년 정도 유학 생활을 해서요. 남아공에서 친한 형이 모델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 형이 권유해서 시작하게 됐죠. 번번이 데뷔 문턱에서 미끄러져서 오기로 하다가 한국에서 시작해보자고 마음먹고 돌아왔어요. 한국에서 모델 일을 시작하려는 와중에 미국 드라마 오디션이 들어왔어요. 좋은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준비했는데 굉장히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았나 봐요. 모델 일을 하면서도 심심할 때마다 시나리오나 시놉시스를 읽었거든요. 그러면서 모델보다 연기로 관심이 쏠리게 됐고, 연기에 푹 빠져서 연기만 쭉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여기까지 왔어요. 아직까지 성공은 아니지만 잘 선택했다고 생각해요. 

Q.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가 있다면요?
솔직히 말하자면 모든 장르를 다 하고 싶어요. 아직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이 남아있고 어떤 장르를 하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서요. 하하. 제 위치에서 200%를 보여줄 수 있는 캐릭터라면 누아르나 로맨스 등 다 소화하고 싶어요.

Q. ‘스토브리그’와 유민호는 채종협 씨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굉장히 소중한, 잊지 못한, 잊고 싶지 않은, 계속 간직하고 싶은 기억이에요. ‘스토브리그’를 들어가면서 일차적인 목표는 데뷔였어요. 작품 들어가기 전에는 채종협이라는 이름을 검색했을 때 프로필이 올라가 있고 경력에 하나라도 적혀있는 거였거든요. 이 작품을 하면서 모든 걸 다 이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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