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니스뉴스=오지은 기자] 7살의 어린 나이에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로 데뷔한 배우 탕준상은 남다른 재능으로 연극-뮤지컬 팬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이후 대학로의 기대주로 주목받은 탕준상이 최근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을 만나 대중에게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16일 종영한 tvN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패러글라이딩 사고로 북한에 불시착한 재벌 상속녀 윤세리(손예진 분)와 그를 숨기고 지키다 사랑하게 되는 특급 장교 리정혁(현빈 분)의 절대 극비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다. 극중 탕준상은 5중대 초급 병사 금은동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근무 중 어머니 편지를 읽으며 눈물을 흘릴 정도로 마음 여린 소년이며, 5중대의 막내로 다른 병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은 인물이다.
탕준상은 극중 5중대를 이끄는 리정혁을 비롯해 표치수(양경원 분), 박광범(이신영 분), 김주먹(유수빈 분)과 함께 드라마의 감초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특히 순박한 미소와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매력, 여기에 흠잡을 곳 없는 자연스러운 연기가 더해지면서 누나 팬들은 물론, 대중들의 마음에 스며 들었다.
작품 종영과 동시에 차기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 캐스팅 소식을 전한 탕준상. ‘열일’ 행보를 예고한 그를 제니스뉴스가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랑의 불시착’ 5중대의 막내, 귀여우면서도 때로는 어른스러운 금은동을 연기한 탕준상과 함께한 시간을 이 자리에 전한다.

Q. 호평 속에 작품을 마무리했어요.
잘 돼서 너무 좋아요. 예전에 어린이 드라마를 한 적은 있지만, 이렇게 배역을 받아서 쭉 나오는 드라마는 처음이에요. 그래서 시청률의 개념을 잘 몰랐는데, 현장에 가니까 스태프분들, 배우분들이 잘 되고 있는 거라고 좋아했어요. 덕분에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했어요.
Q. 결말은 마음에 들어요?
슬픔부터 행복까지 모든 감정이 마지막 회에 드러난 것 같아요. 결말이 마음에 들지만, ‘구단커플(구승준-서단)’이 아쉬워요. 구승준(김정현 분)이 어디에 살아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에요. 나중에 깜짝 나타나서 서단(서지혜 분)과 사랑이 이뤄졌으면 좋겠어요.
Q. 따로 생각했던 결말은 있었는지 궁금해요.
전 개인적으로 ‘저희가 과연 남한에 남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특히 ‘남한에 남는다면 어떤 직업을 가질까?’에 대해 5중대와 이야기했던 적도 있어요. 하하. 치수 형은 치킨집 사장이 됐을 것 같고, 김주먹 형은 방송국에서 일할 것 같아요. 또 만복 형은 북한에서 이미 됐지만 오디오 감독을 했을 것 같고, 광범 형은 모델, 저는 학교에 들어갔을 것 같아요.
Q. ‘사랑의 불시착’은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
먼저 오디션을 봤어요. 한 2번 정도 봤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금은동 캐릭터를 받았고, 저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Q.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땐 어땠어요?
감독님께서 오디션 자리에서 캐스팅을 하실 것처럼 말씀해주시더라고요. 하하. 그때 “사투리를 잘한다”고 칭찬해주셨어요. 북한 사투리를 지금까지 해볼 일이 없었는데, 영화 ‘공조’ 속 현빈 선배를 많이 참고했었죠. 오디션 때는 대사가 한 마디씩 밖에 없어서 잘하는 것처럼 들렸을 수도 있는데, 막상 되고 나니까 막막하더라고요. 다행히 촬영 때 북한 말을 가르쳐주시는 선생님이 따로 계셨어요. 북한 말뿐 아니라 각 캐릭터에 맞게 인물의 심리, 생각까지 분석하고 말씀해주셔서 이해가 잘 됐고, 덕분에 더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Q. 다른 역을 맡았더라면 어땠을까요?
전혀 생각은 안 해봤어요. 그런데 제가 성대모사하는 걸 좋아해서 형들의 캐릭터를 따라 하는 건 자주 해봤어요. 하하. 현장에서 치수 형이나 주먹 형, 리정혁 동지, 북벤져스, 조철강(오만석 분) 성대모사를 주로 했어요. 다들 ‘똑같다’고 했고, 반응이 폭발적이었어요. 하하.

Q. 극중 역할처럼 현장에서도 막내였겠어요. 형들과 호흡은 어땠나요?
정말 ‘이 정도로 친해질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였어요. 앞으로 살면서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인간적으로 본받고 싶고 존경하는 형들인데, 이렇게 믿고 의지하기 때문에 현장에서도 말하지 않아도 서로 이뤄지는 것들이 있어요. 연기할 때도 호흡이 안 맞을 수가 없더라고요. 지금 촬영이 끝난지 일주일 정도 됐는데, 보고 싶어요. 계속 매일매일 전화하고 문자하고 있어요. 하하.
Q. 현장 분위기 메이커는 누구였어요?
모두요.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전체가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분위기 메이커를 한 명으로 꼽을 것 없이 분위기 자체가 좋았어요. 특히 작품 반응도 좋았고, 시청률도 잘 나오니까 으샤으샤하는 분위기였고요. 행복하게 촬영 마무리할 수 있어 기뻐요.
Q. 히트메이커 박지은 작가와의 작업은 어땠는지 궁금해요.
영광이었어요. 이전 작품들의 팬이었고, 특히 ‘별에서 온 그대’는 방송 시간마다 챙겨서 봤던 애청자였어요. 작가님이 쓰신 작품 속 캐릭터를 제가 감히 연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었죠. 대본을 읽으면서도 재미있는 작품이라는 게 느껴지고, 지루한 부분이 없어요. 이런 아이디어들이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해요. 하하.
Q. 현빈, 손예진 씨와 호흡은 어땠나요?
현빈 선배는 대본을 손에서 놓지 않아요. 보면 항상 대본을 끼고 연습하고 있어요. 촬영할 때도 사소한 거, 행동, 말투 하나하나 다 신경 쓰면서 자연스럽게 연기하세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항상 연기를 생각하시는구나’라는 게 느껴져요. 그렇게 열심히 하시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거라 생각해요. 배울 점이 정말 많은 선배라고 생각하고, 본받고 싶어요. 특히 외모는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하하. 현장에서 매일 보는데도 ‘정말 잘생겼다’고 감탄해요. 남자가 봐도 멋있는 남자고, 진짜 최고예요.
손예진 선배는 윤세리가 금은동을 대해준 것처럼, 저를 그렇게 대해주세요. 정말 친절하고 저희와 장난을 자주 치는데, 놀다가고 슛 들어가면 바로 감정을 잡고 눈물을 흘려요. 순간 몰입도 대단하신 것 같아요. 프로페셔널한 배우란 무엇인지를 알게 됐고, 또 정말 예쁘세요. 하하. 볼 때마다 놀라요.

Q. 금은동을 연기하면서 어떤 부분에 중점을 줬나요?
처음에는 고민을 많이 했어요. 첫 촬영이 제주도였는데, 캐릭터 잡는 게 힘들더라고요. 감독님께서도 직접 캐릭터에 대한 설명도 해주셨지만, 방황을 많이 했어요. 제가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치수 형, 주먹 형, 광범 형은 이미 각자 캐릭터의 옷을 입고 있더라고요. 초반엔 많이 힘들었는데, 형들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어요. 형들이 저를 은동처럼 대해줬고, 덕분에 저도 자연스럽게 은동이 됐어요. 형들이 바라봐주는 시선만으로도 은동이 될 수 있었고, 자연스럽게 형들 사이에 녹아들면서 5중대가 됐죠.
Q. 금은동의 신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조철강에게 조사받는 장면요. 은동이 조사받으면서 “내가 몇 번째입니까?”라고 말하는데, 그 대사에서 5중대의 의리를 찾을 수 있었어요. 또 은동이 나이가 가장 어리지만, 똑똑하게 대처한 것 같아요. 항상 귀엽고 어린 모습만 보여드렸는데, 유일하게 은동의 멋짐이 잘 담긴 장면이라고 생각해요.
Q. 만약 시즌2가 나온다면,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요?
우선 은동이 막내에서 탈출하지 않았을까요? 하하. 그때면 중급 병사가 될 거고, 초급 병사가 왔을 거예요. 고향 동생들처럼 잘 챙겨주고 싶어요. 설마 못되게 굴진 않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