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리뷰] '드라큘라' 김준수X조정은, 기대 이상의 서사+넘버+연기력 
▲ '드라큘라' 공연 모습 (사진=오디컴퍼니)
▲ '드라큘라' 공연 모습 (사진=오디컴퍼니)

[제니스뉴스=변진희 기자] '드라큘라'가 4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 드라큘라 그 자체의 김준수를 비롯해 조정은, 손준호, 진태화, 김수연, 김도현 등이 제 옷을 입은 캐릭터로 관객들과 만난다.

'드라큘라'는 아일랜드 소설가 브램 스토커의 동명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천 년의 세월 동안 한 여인만을 사랑한 드라큘라 백작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 지난 2014년 초연을 올린 '드라큘라'는 드라큘라와 미나의 죽음을 초월한 세기의 러브스토리를 입체적인 무대와 아름다운 넘버로 그려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김준수는 지난 2014년, 2016년 '드라큘라' 무대에 올랐고, 치열한 예매 전쟁을 자랑하며 티켓 파워를 입증해왔다. 다시 돌아온 김준수는 명성에 걸맞게 드라큘라 그 자체로 완벽 분해 보다 강렬한 무대 장악력으로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붉은 헤어만큼이나 강한 인상을 남기는 그는 사랑, 절망, 분노, 슬픔 등 복잡한 감정 변화를 겪은 캐릭터를 약 170분가량 자신만의 표정, 몸짓, 목소리로 표현해낸다. 

▲ '드라큘라' 공연 모습 (사진=오디컴퍼니)
▲ '드라큘라' 공연 모습 (사진=오디컴퍼니)

넘버 '쉬(She)'를 부를 때의 김준수는 그야말로 연기력과 가창력의 절정을 모여준다. 차분히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던 드라큘라는 상실의 아픔을 겪고 돌변한 모습으로,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신이시여. 나의 모든 것을 바쳤잖아!"라고 소리친다. 이후 쉴 틈 없이 이어지는 '엣 레스트(At Last)'와 ‘러빙 유 킵스 미 어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 김준수의 호소력 깊은 목소리에 관객은 숨죽여 무대에 몰입한다. 400년을 그리워하던 미나에게 "그댄 내 삶의 이유. 나를 살게 한 첫사랑"이라고 말하는 드라큘라의 애절한 고백은 관객들의 마음까지 울린다. 

애틋하고 슬픈 운명적인 사랑을 지닌 미나 역의 조정은은 넘버 소화력은 물론이고, 풍부한 표정으로 인물의 감정을 관객에 고스란히 전달한다. 운명을 받아들이며 부르는 '피날레(Finale)'에서는 가창력을 폭발시키고, 끝내 관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린 드라큘라를 향해 "눈을 떠요 제발. 할 말이 많아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쏟아낸다. 고요한 정적 속 미나가 관을 두드리는 둔탁한 소리는 마지막까지 짙은 여운을 선사한다.

▲ '드라큘라' 공연 모습 (사진=오디컴퍼니)
▲ '드라큘라' 공연 모습 (사진=오디컴퍼니)

함께한 배우들의 호연도 눈여겨볼 만하다. 반헬싱 역의 손준호는 땅땅한 보컬과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드라큘라를 반드시 없애겠다는 결의를 확실히 보여준다. 드라큘라와 대적하며 부르는 '잇츠 오버(It's Over)' 또한 인상적이다. 루시 역의 김수연은 1막 초반 청아한 목소리에 유쾌한 면모로 관객을 웃음 짓게 만들다, 드라큘라의 피를 마시고 뱀파이어가 된 후에는 180도 달라진 표정과 매혹적인 자태로 반전 매력을 드러낸다. 

렌필드 역의 김도현은 많지 않은 분량에도 꽤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간 뮤지컬 '레베카', '지킬 앤 하이드', '스위니토드'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한 그는 정신병원에 갇혀 드라큘라와 영혼의 소통을 하는 렌필드를 뛰어난 연기로 또 한 번 존재감을 발휘한다. 그가 내뱉는 "언제나 감사하며 언제나 순종하며"라는 대사로, '드라큘라' 팬덤 사이에서는 '언감언순'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반응이 좋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들어진 공연계, 이 가운데 '드라큘라'는 탄탄한 서사, 귓가를 사로잡는 넘버로 관객들을 공연장으로 이끈다. 확실한 매력을 지닌 '드라큘라'는 오는 6월 7일까지 서울 샤롯데시어터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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